바람직한 축제 문화 위해 암표 매매 근절해야

지난 23~24일 이틀간, 우리대학교의 대표적 연례행사인 정기연고전(아래 정기전)이 열렸다. ▲야구 ▲농구 ▲빙구 ▲럭비 ▲축구 5개의 구기 종목 중 농구와 빙구 경기는 공간이 협소한 실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단과대 학생회와 총학생회(아래 총학) 차원에서 이뤄지는 입장권 티켓팅에 성공한 학생들만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입장권 티켓팅 경쟁이 매우 치열해 일부 학생들이 암표를 매매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기전 암표 매매는 해마다 불거지는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 2015학년도 정기전 당시 암표를 판매했었던 A씨는 “입장권 매매는 해마다 중고 거래 사이트나 대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진다”며 “가격은 보통 입장권 한 장당 1만 원 선에서 형성되나 경기일이 임박해오면 7만 원까지 오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정기전 암표 매매가 입장권 티켓팅 경쟁을 더 과열시킨다는 것이다. 총학 체육부장 김성재(체교·12)씨는 “암표 수익을 목적으로 티켓팅에 참여하는 학생들 때문에 티켓팅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며 “암표 매매 때문에 정작 순수하게 경기를 관람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암표 매매는 현행법에 저촉되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2항에 따르면, 암표를 구매하거나 판매한 사람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암표 거래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암표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B씨는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암표 매매에 대해 큰 문제의식이 없었다”며 “정상적인 티켓팅 방법을 통해 입장권을 구한 학생들과 형평성은 어긋나겠지만, 경기를 보러 가고 싶어 암표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럼에도 뾰족한 단속 방안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총학은 암표 매매가 적발될 시 해당 입장권을 무효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15학번’ 등 일부 학내 커뮤니티 또한 입장권 매매에 관련한 모든 게시물을 자체적으로 삭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암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김씨는 “전자 입장권이나 학생증 인증 방식 등을 도입한다면 좋겠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어 학우들의 양심에 맡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지방법원 이성용 판사는 “암표 매매는 현행법상 불법이므로 학생들이 이를 인지하고 암표를 절대 구매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바람직한 정기전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경기 과정뿐 아니라 티켓팅 과정에서도 ‘페어플레이’가 이뤄져야 한다. 입장권 암표 매매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은지 기자
_120@yonsei.ac.kr
이예지 기자
angie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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