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미용실 애플리케이션 ‘글리터’ 공동창업자 방역주씨를 만나다

미용 사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3만 5천 명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대학생이 있다. ‘글리터’ 창업자 방역주(실내건축·12)씨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방역주(실내건축·12)씨와 공동창업자들이 열띤 회의를 하고 있다.

Q. 대학생으로서 창업을 시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본격적으로 창업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대학교 새내기 때 한 달간 작은 사업을 해 본 뒤부터였다. 우연히 다리털 숱을 치는 일본 제품을 사게 됐는데, 대량으로 구매한 터라 물건이 많이 남았다.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았던 제품이기에 이걸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남는 미용 제품들을 직접 포장하고 판매했다. 이때 사업의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이후 창업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자 2학년 말에 우리대학교 창업 동아리 ‘인사이더스’에 가입했다.


Q. ‘인사이더스’는 어떤 동아리인가?

A. ‘인사이더스’는 매학기 다른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배우는 동아리로, 앉아서 연구하기보다는 직접 발로 뛰어가며 창업에 대해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제품을 직접 팔아보게 하는 등 실질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활동을 주로 한다. 이 같은 활동들이 창업을 시도할 때 많은 도움이 됐고,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지금 진행 중인 ‘글리터’는 무엇인가?

A. 손톱 미용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지역별로 선별된 손톱 미용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원하는 손톱 디자인을 손쉽게 찾고, 소비자와 손톱 미용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108개의 손톱 미용실 정보를 담고 있으며, 애플리케이션 오픈 2달 만에 3만 5천여 명이 사용하고 있다.


Q. 창업하며 가장 힘들었던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

A.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하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또, 나를 포함한 3명이 공동으로 창업했기에 각자가 생각하는 것이 달라 의견을 맞추기 힘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보통 다른 창업 팀들은 금전적인 문제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경우 창업 초기 ‘SK 플래닛’에서 주최한 스타트업 관련 대회에 선정돼 사무실을 지원받았고, 마케팅 등에 드는 비용 역시 대회 상금으로 해결해 금전적 문제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웠다.


Q.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A. ‘인사이더스’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인사이더스’를 통해 창업 관련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았고, 사업 계획서를 여러 차례 써 본 경험도 대회에 도움이 됐다. 그런데 우리는 운이 정말 좋은 편이었다는 것을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우리 팀은 운 좋게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고 일이 잘 풀린 경우에 해당하지만, 대부분은 몇 달 버티지 못하고 포기한다.


Q. 창업에서 자신만의 철칙이나 롤모델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우리는 일부러 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으려 했다. 아무래도 학생 대회에서는 학생이라서 봐 주는 면이 있을 수 있는데, 봐 주는 것 없이 제대로 경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는 학생이라는 타이틀 뒤에 숨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타이틀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얻는 것이 있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즈니스에서는 대학생이 아닌 한 명의 성인으로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 철칙이라면 철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창업에서 롤모델을 한 명 뽑기는 어려울 것 같다. 창업을 하는 사람들 중에 워낙 멋있는 분들이 많아서, 한 명, 한 명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도 다른 뷰티 관련 창업을 계속 할 생각인가?

A. 우선 다음 주부터 모 회사와 함께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또 다른 미용 관련 창업을 계속 할지는 아직 확실하게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창업을 계속 할 것이라는 점이다.


Q.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A.  창업을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웃음) 창업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보통 학생들은 ‘창업’하면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건 정말 큰 오해라고 생각한다. 돈 때문에 창업을 생각한다면 다른 안정적인 직업으로 관심을 돌리길 권한다. 창업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성공할 확률도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들이 일종의 허상을 가지고 뛰어들었다가 몇 달 만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이상만을 그리려 하지 말고 창업에 대해 냉철히 생각해 봤으면 한다.
 

Q.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자신이 하고 싶은 창업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창업을 통해 사회에 작은 변화를 주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학생이라면 그 학생의 선택을 응원해주고 싶다. 그리고 처음부터 큰 성공을 이루려 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작은 성공’부터 이루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리털 숱 치는 제품으로 맛보았던 작은 성공의 기쁨이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이런 작은 성공에 맛을 들여야만 자신이 하는 것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 번 발을 내딛었다면, 방역주씨의 말처럼 작은 성공부터 맛들여보는 것이 어떨까. 어느 순간 그가 말한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이 돼 있을 것이다.


  최형우 수습기자
홍란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자료사진 글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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