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 때마다 그렇듯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청년들은 선거에 관심을 가지지도, 투표장에 나서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우리신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교 학부생 중 18%만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한 반면, 47%의 학생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관련기사 1770호 5면 ‘4.13총선, 연세인의 선택은?’> 또한,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각각 68.5%와 70.0%였으나 50대와 60대 이상의 투표율은 82.0%, 80.9%였다. 비교적 최근인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50대와 60대의 투표율은 63.2%와 74.4%인 데 비해 20대와 30대는 48.4%와 47.5%를 기록했다. 2·30대는 5·60대보다 투표를 하지 않고, 그만큼 대학생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이 현실이 된 만큼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이들을 정치의 가장자리로 밀어낸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20대 개XX론’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청년들한테 백날 정치 참여하라고 훈계하는 것은 소용없다. 이들의 문제가 정치로 해결되지 않는데 왜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겠는가. 지금의 기성정치가 추구하는 해결방식이 과연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기성정치는 청년들의 표에만 관심 있을 뿐 이들의 문제해결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는 이번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이 청년비례대표를 배정한 것만 보더라도 잘 드러난다. 새누리당 45명의 비례대표 후보 중 30대는 단 한 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명의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각각 16번과 24번으로 밀어내며 2명의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당선 안정권에 배치해야 한다는 당헌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선거철만 되면 여야는 상대 정당이 아닌 자기들끼리 정파싸움하기 바쁜데 친박과 비박이, 친노와 비주류가 싸우는 동안 청년은 철저히 배제됐다.

사실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당선권에 배정한다고 해서 정치가 청년 문제를 제대로 다루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고 청년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청년 대표가 아니면 청년을 대표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청년 문제가 정치공론장의 화두로 등장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기성정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 나아가 아예 정책 자체에 관심이 없다. 연일 매스컴에는 누가 컷오프되고 공천되지 않았다는 이야기, 어느 정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 정파싸움에 기분이 상해 집에서 안 나온다는 이야기만 있을 뿐 어떤 정책에 대해 열띤 토론이 오갔다는 이야기는 없다. 여기서는 정치혐오증을 조장하는 기성언론의 잘못도 분명 지적해야 할 것이다. 결국 정치인들의 밥그릇 싸움만 부각되고 정책이 실종된 선거에서 대중들이, 특히 청년들이 정치에 등 돌리는 것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청년들이 투표장에 나서지 않는 것만큼 정치적인 행위도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기권 또한 엄연한 권리이자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왜 기성정치인들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시민의식이 없다며 청년들을 매도하는가. 기성정치는 정치의 가장자리에서 ‘호모 사케르’가 돼 버린 청년들을 정치의 중심부로 ‘모셔 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정책으로서 청년들의 공감을 얻으려는 기성정치권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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