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캠에 입학하는 1학년 남학생은 매지학사와 청연학사 중 한 학기를 지낼 기숙사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매지학사가 입사 경쟁률이 높아, 경제적 부담에도 청연학사에 배정되는 학생들이 있다. 이 학생들에겐 기숙사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청연학사에 입사한 신입생 김모씨는 “등록금이 상당한 부담인 것처럼 100만 원이 넘어가는 기숙사비도 부담으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기숙사비 부담은 재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신모씨는 “통학이나 자취 생활이 기숙사 생활보다 드는 비용이 훨씬 많아 기숙사에 매학기 입사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학기 초마다 기숙사비 납부에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 기숙사비 분할납부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과학부에 입학한 정모씨는 “등록금도 분할납부가 가능한 만큼 기숙사비 또한 분할납부가 가능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대학교는 세 캠퍼스 모두 기숙사비 분할납부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원주캠 생활관은 분할납부제도를 도입하기엔 현실적으로 인력과 재정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원주캠 생활관 홍혜련 팀장은 “기숙사비 납부는 가상계좌를 통해 이뤄진다”며 “가상계좌를 은행에서 받아오는 방식으로 분할납부제도를 시행했을 때 가상계좌 유지비나 인건비 등 소요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홍 팀장은 “분할납부를 담당할 직원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정난으로 인해 지난 2015학년도보다 기숙사 직원의 수를 더 줄여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생활관 측은 등록금 분할납부제도와는 달리 기숙사비 분할납부는 우리대학교 학칙 중 강제력을 가진 조항이 없어 분할납부제도 운영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학칙 제12조 1항에는 ‘지정된 등록 기간 내에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은 학생은 제적함’이라고 명시돼있으나, 기숙사비에 대한 학칙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홍 팀장은 “학생이 분할납부하기로 약속하고 입사한 후 납부하지 않더라도 이를 처리할 수 있는 학칙이 없다”며 “사실상 분할납부제도 도입은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5년 7월 교육부는 대학 기숙사비 분할납부가 가능하도록 기숙사비 납부방식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는 ‘대학 기숙사 확충 및 기숙사비 인하’의 일환으로, 교육부는 순천대를 시범운영대학으로 선정해 올해부터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순천대 학생생활관 정운필 팀장은 “기숙사비를 분할납부 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분할납부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순천대에 재학중인 박소연(웰빙자원·13)씨는 “기숙사비를 2회에 걸쳐 분할납부할 수 있어 가정에 미치는 경제적 부담이 적다”며 “분할납부제도가 도입된 이후 기숙사 입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더욱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분할납부제도의 빠른 확대시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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