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2월 1일부터 4일까지 진행됐던 53대 총학생회(아래 총학)선거에서는 유세과정부터 투표까지 ‘공정성’을 둘러싼 여러 논란들이 있었다. 하지만 2016학년도 1학기가 시작된 지금까지 선거기간 동안 있었던 문제들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3일, 26대 총여학생회장 정혜윤(철학·12)씨와 52대 총학생회장직을 사퇴한 송준석(정외·12)씨가 각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선관위)의 위원직과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며 선거가 잠정 중단됐다. 같은 날, 총학생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된 공과대 비상대책위원장 정우민(도시·13)씨의 주도로 긴급 중앙운영위원회(아래 긴급 중운위)가 공식적으로 개회됐다. 긴급 중운위에서는 18시간가량의 논의 끝에 연장투표와 개표를 의결했다. <관련기사 1765호 2면 ‘53대 총학생회 선거, 파행으로 치닫다> 이후 긴급 중운위는 ‘연세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52대 중운위는 새롭게 구성된 중선관위와 함께 ▲선본 색 중복 ▲총학 선본 제재 조치의 불공정성 ▲중선관위원장 사퇴로 인한 선거 공정성 침해 논란 등 선거 과정 상 문제들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선거가 끝난 지난 2015년 12월 10일, 정우민씨는 ‘12월 3일에 진행됐던 긴급 중운위의 의결사항 이행을 위한 긴급 중운위’를 소집했고, 송씨의 참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족수 미달로 긴급 중운위 회의는 개회되지 못했다.

이에 참석한 중운위원들 사이에서 52대 중운위 임기 이후, 중운위 TFT를 구성해 진상규명을 이어가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중운위 TFT가 정식 중운위의 인준을 받지 못해 정당성의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사퇴한 전 중선관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기존 중선관위 주최로 진행하면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까지 겹쳐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52대 중운위는 전 중선관위원장에게 추후 재출석을 요청하기로 하고, 진상규명을 잠정 유보했다. 정우민씨는 “전 중선관위원장에 대한 질문이 중운위원 사이에서도 합의돼있지 않았고 시험기간이 겹쳐 논의가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려웠다”며 “임기 내에 논의를 끝내지 못하더라도 52대 중운위가 진상규명을 마무리하자며 회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이후 52대 중운위는 언론출판협의회(아래 언협)에 진상규명 활동을 제안했으나 언협에서 불참 의사를 밝혔고, 현재 진상규명에 대한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정혜윤씨는 “52대 중운위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으나 시간이 많이 지나 진상규명이 이뤄지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3자가 진상규명 문제를 다루는 것이 더 정확하게 사건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53대 총학선거와 관련한 진상규명의 필요성은 현재까지 꾸준히 요구되고 있다. 정혜윤씨는 “지난 선거에서 발생한 공정성 문제는 진보의 요람인 대학에서 마저 민주주의의 가치가 붕괴되고 있음을 드러낸 단면”이라며 “한계가 있더라도 문제의 원인과 과정을 제대로 파악함으로써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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