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다. 130주년을 맞은 지난 2015년의 연세를 돌아보면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로 정리 가 가능할 듯싶다. 우여곡절 끝에 백양로가 완공됐고, 총장 선출 제도와 관련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는 등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과정 속에서 연세는 제 3의 창학을 시작했고, 이제 다시 한 번 날개를 펼쳐 비상할 시점에 이르렀다.

지난 2015년의 연세에서는 제 3의 창학이라는 이름 아래 수강신청제도 변경, 백양로 재창조사업, 총장 선출 제도 변경 등의 대대적인 개혁이 이뤄졌다. 그러나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학본부는 학생과 교직원, 교수의 의견을 모두 수렴치 못했고, 구성원 일부는 거세게 비판했다. 이 논란은 계속해서 가중됐고, 결국 독단적인 결정과 불도저식 단행으로 이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일부 반대하는 측에서도 시행되는 정책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보다는 무차별한 비난을 가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 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말그대로 자기 주장만을 고집했던 연세 구성원 간의 소통은 ‘불통 (不通)’이었다.

그렇다면 연세의 2016년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18대 신임 총장 김용학 교수는 ‘존중하고 존경받는 대학’을 기조로 삼았다. 이는 대학 구성원과 대학의 소통을 강조하는 의미를 지닌다고도 볼 수 있다. 김 교수가 낸 공약을 살펴보면 핵심가치로 융합과 협업 을 제시했다, 또한 거버넌스(governance) 개혁을 통 해 부총장 및 단위기관장의 권한은 강화하는 ‘Middle Up Down’ 정책도 보여줬다. 이는 연세 사회에서 소통의 부재를 주요 화제로 여겨 중간 관리자의 입장에서 위와 아래로 뻗어나가는 동시적 변화를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소통을 강조한 것이다.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이 여러 훌륭한 업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까닭은 선군(先君)인 태종이 조 선의 기틀을 잘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대학교는 정갑영 총장의 대대적인 개혁 아래 제3의 창학을 주도적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이 발판을 딛고 김용학 교수가 한 계단씩 올라가야 할 때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측우기와 같은 과학 기구를 제작하는 등 백성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것처럼, 김 교수 또한 순수과학과 인문학의 함양과 더불어 대학 구성원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사도 바울은 "이제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대 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대 없다 하거나 하지 못하리라."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는다"라고 하셨다.

고린도전서 12장 20절은 공동체 내 사람들이 되새길 만한 중요한 격언이다. 우리는 과거를 뛰어 넘어 미래의 출발점에 다시 서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시점에서 우리대학교는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존중하고 존경받는 대학이라는 기조처럼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소통의 기조 아래 다시 한 번 연세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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