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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고되도, 월급이 적어도20대 시민사회단체 청년활동가들의 이야기
  • 이승학 기자
  • 승인 2015.11.29 00:00
  • 호수 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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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란 단어가 주어졌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누군가에겐 낯선 단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상이며 생계 수단인 직업이다. 활동가에 대해 뚜렷한 정의를 내리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활동가란 시민사회단체에서 유급으로 상근하는 직업인을 지칭한다. 개중에는 서울시와 같은 공공영역에서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단체에 소속된 이들도 있다. 활동가는 정치, 환경, 교육, 여성, 청소년 문제 등 사회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거나, 그런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들을 대변하는 역을 맡는다. 대부분 대학생 시절, 혹은 그 이전부터 사회 변화에 뜻을 둔 이들이 이 직업을 선택하기에 기자는 20대 청년 활동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대 청년활동가, 그들이 하는 일

한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A(29)씨는 활동가로서의 일이 ‘종합 예술인’과 같다고 표현했다. 활동가들이 하는 일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비유다. 활동가의 주된 업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기획안을 짜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사안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 대안언론에 기사를 쓰기도 하고, 억울한 일에 대해 제보 전화가 오면 상담가가 돼 사연을 듣는 일을 하기도 한다. 이에 A씨는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성격이 다른 다양한 일이 피로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구로마을 공동체생태계 조성지원사업단(아래 지원사업단)에서 서울시청년활동가로 일했던 이보리(21)씨도 활동가로 일하며 다양한 일을 했다. 이씨는 중학교 재학 당시부터 마을 공동체에 관심을 두고 서울시청년활동가로 활동했다. 지원사업단에서 이씨는 지역 안의 청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과 지역 안의 청년단체를 지원하는 일을 주로 맡았다. 이와 더불어 단체 내부의 업무와 서울시에서 내려오는 일까지 이씨의 몫이었다. 이씨는 “처음에는 예상하고 간 업무였지만 생각했던 비중과는 차이가 있었다”며 “단체 내부의 잡무를 돕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 사회 변혁에 앞장 서 있는 20대 청년활동가들

잦은 야근과 적은 급여, 청년활동가의 고민

활동가들은 활동 지속이 어려운 이유로 많은 노동시간과 적은 급여를 꼽는다. A씨는 “내가 근무한 시민단체의 경우 아침 9시 반부터 저녁 6시까지가 근무시간이지만 이것이 지켜지는 경우가 드물다”며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한 달 동안 매일 자정까지 야근을 해본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업무시간이 너무 길어 활동하는 데 중요한 창의력을 기를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씨 역시 비슷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씨가 근무한 지원사업단에서는 서류상으로 하루 9시간 근무와 주 5일제 근무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씨는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한 경우가 많았다. 무리한 연장근무 때문이었을까. 이씨는 “야근을 하면서도 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으려 했지만 ‘내가 근무를 더 한 만큼 사회가 변할까?’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업무량에 비해 낮은 급여 또한 활동가들 사이의 고민이다. A씨는 “돈을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최저시급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생활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도 있다”며 “시민단체 형편상 야근수당 등의 추가수당을 주기도 어려우므로 실제로는 최저시급보다 적은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부양할 가족이 있는 활동가들이 낮은 급여로 더욱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시민단체 활동가를 장래희망으로 생각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낮은 임금은 결정의 장애 요소가 되기도 한다. 목포대학교 전영진(독어독문학·14)씨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이 활동가라는 진로를 확정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가정을 꾸리게 될 나이가 되면 이런 요소들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활동가가 되고자 하는 20대는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바꾸려 활동가라는 직업을 선택한다. 그러나 막상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의 20대 대학생들이 갖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활동가 중에서는 ‘열정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자조적으로 자신들의 상황을 묘사하는 이들도 있다. 다른 젊은이들이 ‘열정페이’를 하도록 종용받는다면, 이들은 ‘사회 부조리 개선’이라는 뜻을 갖고 변화를 위해 급여 대신 자신의 열정으로 삶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열악한 재정 상황에 비춰봤을 때 더 많은 급여를 주긴 어려워 보인다. 물론 활동가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에 A씨는 창의력이 활동가에게 있어 중요한 덕목이지만 현재 시민단체의 근무조건은 창의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이 제공되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길 기대해본다.

글 이승학 기자
minor158@yonsei.ac.kr
사진 전준호 기자
jeonjh1212@yonsei.ac.kr

이승학 기자  minor15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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