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문사는 ‘정론직필’이라는 기조 아래에서 단순안 학내 사안 보도를 넘어서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기사들을 다뤄왔다. 또한 학교를 비판하고 감시하면서 학내 구성원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대학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등, 대학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사회상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전반적인 대학언론의 위기 속에서 우리신문 역시 학교 내외의 소식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대학언론의 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 ▲학생사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저하 ▲종이신문 자체의 구독률 저하 ▲대학언론의 변화 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이러한 대학언론의 위기는 우리신문사를 넘어 전체 대학언론가가 직면한 것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종이신문이라는 언론매체에 닥친 근본적인 위기와 맞물려 있다.
특히 우리신문사는 지난 2013년 우리대학교에서 자율경비제를 도입한 이후 심각한 재정난을 맞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연세춘추비’가 매 학기 등록금에 포함돼 있었지만 자율경비제 시행 이후 등록금 납부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연세춘추비 납부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시 우리신문에서는 2013년 3월 11일 자로 1면을 백지로 발행해 위와 같은 문제점을 대외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관련기사 호외호 1면>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언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신문은 다양한 방향으로 노력해왔다. 미디어부는 독자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대학신문의 포맷을 다양화시키는 매거진인 「.zip」을 발간했고 ‘연세춘추’ 웹 사이트를 운영하며 종이 신문이라는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 2013년「.zip」1호를 발간할 당시 미디어부 부장을 역임했던 시나경(언홍영·11)씨는 “구독률이 점차 감소하는 상황에서 독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zip」을 발행했다”며 “기존에 운영하던 웹진인 ‘연두’를 폐지하고 연두의 유쾌한 기조를 계승한 지면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zip」은 대학생들의 우리신문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보와 함께 ‘재미’를 전달하려 노력했다. 동시에 다소 경직돼 있었던 우리매체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바꾸는 데도 일조했다. 당시「.zip」 1호의 기사를 작성했던 장미(언홍영·12)씨는 “독자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도 유익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우리신문은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카드뉴스를 게시했다. 카드뉴스는 주요 기사를 짤막한 슬라이드에 사진과 함께 담아내 텍스트에 익숙하지 않은 대학생들과 스마트폰 뉴스에 익숙한 대학생들의 기호를 동시에 충족시켰다. 실제로 카드뉴스로 보도된 주요 기사에 대한 관심은 학생들이 우리신문을 펼쳐들도록 만들었다. 특히 가장 많은 주목을 끌었던 우리대학교 총장선출 관련 카드뉴스에 대한 도달자수는 무려 1만 618명에 육박했다. <관련기사 1756호 1면 ‘민주적 총장선출제도를 위한 궐기대회 열려’>
카드뉴스 제작을 시작한 전 편집국장 조가은(ASD/경제·13)씨는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카드뉴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SNS는 독자를 대면하는 창구이기 때문에 언어표현과 이미지 사용에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첫 카드뉴스 제작부터 참여해 온 사진부 손준영 부장(영문·14)은 “페이스북에 카드뉴스를 게시해 카드뉴스의 장점을 극대화했으며 이러한 장점은 속보 등을 전할 때 더욱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신문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언론에 불어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신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시씨는 “대학 신문이 정치나 사회에 점점 무관심해지는 대학생을 대변하는 것으로는 위기를 타파할 수 없으며 사회적 대화와 고민을 이끄는 역할을 주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장씨는 우리신문이 취해야 할 자세에 대해 독자들의 관심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먼저 다가가는 자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씨는 “신문사 외부의 독자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니 학생들은 기성언론과 대학언론을 따로 구분 짓지 않는다”며 “독자의 참여를 유도해 독자와 같은 학생의 시선에서 소통할 때 기성언론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상황에서의 해답은 늘 ‘발전적인 변화’ 뿐이다. 기성 언론사들 또한 미디어 산업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에서는 유명한 멀티미디어 서술형 기사를 도입해 새로운 저널리즘의 흐름을 제시했고 그 공헌도를 인정받아 지난 2013년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해외학보사에서도 위와 같은 맥락 속에서 위기극복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킹스칼리지런던(King’s College London) 학보사 「Roar News」에서는 독특한 웹디자인 도입, 런던정치경제대(LSE) 학보사 「The Beaver」에서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기고와 적극적인 피드백 반영을 통해 변화를 맞이했다. 우리신문 역시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는 등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광영 기자
insungbodo@yonsei.ac.kr
홍수민 기자
suuum2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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