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정보통신기술의 결합, 스마트농업에 대해 알아보다

‘식물공장’ 여기서는 농사를 지을 땅도, 햇빛도 필요 없다. 식물에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배양액이 토양을 대신하고, LED 조명이 햇빛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에 계절에 상관없이 작물 생산이 가능하며, 센서 카메라를 통해 작물을 관찰하고 배양액과 LED 빛의 양을 조절해 작물이 적절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스마트농업의 일부분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농업경쟁력과 식량자급률 등 농촌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제 농업은 노동집약적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첨단기술을 통해 탈바꿈해나가고자 한다. 이에 스마트농업이란 무엇이며, 어떤 기술들을 통해 실현 가능한지 알아봤다.

스마트농업이란

스마트농업이란 농업이 정보통신기술(아래 IT), 생명공학기술,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환경오염의 최소화를 비롯한 농촌생활의 편리성을 증대하는 산업이다. 이에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농장을 관측하고 필요한 제어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인공위성으로부터 받은 위치정보를 이용해 밭을 가는 무인트랙터로 농장을 원격 관리한다. 지금까지 농업은 노동집약적인 1차 산업, 즉 직접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이라고만 여겨졌지만, 스마트농업은 이에 더 나아가 유통과 소비까지도 손을 뻗는다. 이에 농촌진흥청 김상철 박사는 “스마트농업은 생산단계뿐만 아니라 유통과 소비단계에까지 결합돼 생산성과 효율성을 올려 농민들이 편하고 안전한 상태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 또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마트농업은 농업의 효율성 증대와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농림어업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 경영주의 평균연령은 66.5세로 유엔 고령자 기준인 65세를 돌파했다. 또한, 농가의 고령화율*은 39.1%로 전년보다 1.8% 증가했고 이는 전체 고령화율인 12.7%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현재 농촌은 심각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전통농업이 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민재홍 책임연구원은 “국내 농업은 고령화뿐 아니라 노동력 부족과 기상이변에 따른 각종 재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중국 등과의 FTA 체결로 인해 값싼 농산물 수입이 불가피한 환경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해 우리나라 정부는 스마트농업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과 경제성장의 주요 정책 기조로 삼고 있다. 현재 농촌이 겪고 있는 어려움 속에서 스마트농업 기술은 해결의 실마리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농업의 현주소

미래 농업의 주요한 성장 발판으로 여겨지는 스마트농업은 우리나라에선 아직 충분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IT의 농업 분야 적용은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는 농지가 적기 때문에 자본과 기술이 집약되는 농업을 통해 외국 농업과 경쟁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기술자본 집약적인 농업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농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우리나라 안에서 농업 기술의 발전을 위해 IT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농업이 농촌에 도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농업으로는 세종시와 ㈜SK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창조마을 조성사업이 있다. 창조마을이란 ㈜SK의 IT와 에너지기술을 세종시 지역 특성에 맞게 접목해 농가에 다양한 장비와 기술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다. 이에 세종시 농민들에게 스마트농업의 일부분인 농장을 모바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팜(Smart Farm)’이 보급됐다. 이를 추진하는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농민들은 농사를 위해 하루일과의 대부분을 비닐하우스 안에서 보낸다”며 “농민들의 문화생활과 여가생활, 그리고 겸업이 가능하도록 스마트 팜을 공급해 농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비와 인건비를 절감시키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농작물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서 밤새며 대기했던 농민들이 이제는 더 이상 계속 그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무선으로 온도와 습도 등 비닐하우스 내부 환경을 제어하며, 자동으로 문의 개폐 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IT의 접목은 농업에서 시작해 축·수산업과 임업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8월 경북 구미에서 구미시 농업기술센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론(Drone)을 이용해서 벼 병해충 방제 농약을 살포했다. 드론을 이용한 벼 재배농법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농민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구미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촌은 인구의 고령화와 여성화로 현재 사람 인력의 한계를 마주해 기계 이용을 통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생산력을 늘리기 위해 도입했다”며 “아직은 시험단계라서 미흡한 점이 있지만, 앞으로 보완하면 2~3년 이내에 상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 바람을 탄 농촌과 우리 삶의 변화

그렇다면 이러한 농업의 변화는 농촌과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실제로 스마트농업의 일부인 양액재배로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희수농장 임헌구 대표는 “노동력이 절감되고 상품의 질이 향상돼 삶이 여유로워졌다”고 전했다. 양액재배란 토양을 이용하지 않고 작물을 키우는 데에 필요한 성분들을 흡수시킨 배양액을 이용하는 재배방식으로, 실시간으로 배양액의 성분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더불어 스마트농업에 대해 김 박사는 “국가 경제적으로 봤을 때는 대외적으로 농업이 경쟁력을 갖게 돼 우리나라의 식량 생산기반과 안정적인 먹거리 제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스마트농업은 우리 식탁의 농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왔는지 알 수 있어 우리의 식생활과 삶의 질에도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민 연구원은 “농산물의 이력관리를 통한 소비안전 관리 체계가 마련될 수 있어 소비자의 만족도가 증가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생산과 유통 이력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신뢰도가 향상되며, 소비자의 의견이 생산자에게 전달돼 품질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스마트농업 기술은 농업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가공해 정책과 연구의 신뢰성을 향상시켜 우리나라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농촌의 변화에 대해 한국농수산대 조창훈(식량작물·14)씨는 “갈수록 일손이 부족해지는 농촌 현실을 바라봤을 때 앞으로 스마트농업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며 “훗날 농업에 종사할 사람으로서 이에 발맞춰 농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비단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4%로 OECD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에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식량 주권을 잃고 훗날엔 비싼 수입 농산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실이 변화하고 있는 농촌에 더욱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의 스마트농업 기술은 아직까지 시작단계”라며 “사회적으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종합적으로 구축돼야 스마트농업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농업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농업혁명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고령화율 : 65세 이상의 고령자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글  문세린 기자
peace.maker@yonsei.ac.kr
그림  이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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