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의 스포츠 문화, 그리고 응원문화

우리나라 최초의 사학인 우리대학교. 그 명성에 걸맞게 우리대학교는 많은 대학문화들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 발전시켰다. 우리대학교가 130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가 어떤 문화를 꽃피웠으며 현재까지 전해오고 있는지 알아보자.
 

대학 스포츠, 그리고 정기 연고전


우리대학교는 개교 이래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지덕체의 조화로운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교풍에 힘입어 우리대학교는 다른 대학들과는 다르게 체육활동을 증진시켜 나갔으며 연세인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스포츠 문화를 형성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정기연고전(아래 연고전)의 기원은 1927년 치러진 연희전문학교와 보성전문학교가 진행한 제1회 조선 축구대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경기는 1930년엔 농구경기도 포함해 ‘연보전’으로 불리며 두 학교 간의 교류를 이어나가게 해주는 매개체가 됐다.  ‘정기연고전’이라는 단어와 경기 체계는 지난 1965년부터 사용됐다. 축구에서 시작한 연고전은 ▲축구 ▲농구 ▲럭비 ▲야구 ▲아이스하키로 확대돼, 지금 우리가 관람하는 형태의 연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치러진 연고전에서 우리대학교는 18승 9무 17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연고전에 대해 우리대학교 체육위원회 이영섭 팀장은 “연고전은 학생들의 소속감을 증진시키고 화합을 도모하는 좋은 시합”이라며 “우리대학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05년 선포한 ‘연세비전 2020*’을 통해서 글로벌 인재 육성과 글로벌 대학문화 정립에 힘쓰고 있다. 연고전에도 그에 알맞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정갑영 총장은 2014년 연고전에서 “우리대학교는 승부를 내는 시합이 아닌 교류와 화합을 위한 경기와 아마추어 선수들의 참여가 확대된 경기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1739호 1면 ‘정기 연고전 전 경기에서 ‘고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올해는 연고전 50주년을 맞아 연고전 준비 부분에서 지원이 확대된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선수들에 대한 복지가 증진된다는 점이다. 우선적으로 선수들에게 장학금 지급을 확대하고, 훈련 여건에 있어서도 많은 개선을 이뤄낼 예정이다. 또한 실내훈련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이 팀장은 “여러 지원들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본분인 학업에도 열심을 할 수 있도록 교수차원에서의 지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응원하는 독수리들의 날갯짓, 아카라카


아카라카! 아라칭 아라쵸 아라칭칭 쵸쵸쵸!
랄랄라 시스붐바 연세선수 라플라 헤이 연세 야!

우리대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외쳐본 응원구호다. 우리대학교는 앞서 언급한 보성전문학교와의 축구대회부터 응원을 시작했다. 당시의 응원단은 조직적인 체계를 갖추기보다는 응원단장이 홀로 지휘하는 형식이었다. 우리대학교 여자동문회 15, 16대 회장을 역임한 이순희 동문(생물·59)은 “그 시절 응원문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연세였기에 가능했다”며 “모든 학생들이 응원복을 입고 열띠게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자긍심을 가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아카라카’라는 구호도 이때 등장했는데, 응원구호의 뜻은 독수리의 울음소리를 본 땄다고도 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응원구호의 변형, 로마 장군의 승전가라는 등의 설이 존재한다.
우리가 현재 만나볼 수 있는 우리대학교 응원단(아래 응원단)의 모습이 갖춰진 것은 지난 1960년대 말부터였다. 이때부터 단장, 부단장, 총무 3인으로 이뤄진 ‘시스템 응원’ 체제로 발전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응원전이 시작됐던 1982년보다 훨씬 빠른 시작이었다. 응원단이 우리나라의 응원문화의 시초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응원단 조단장 김성민(글융공·14)씨는 응원단의 의의에 대해 “응원단은 우리나라 대학들 중에서 최초로 단결된 모습의 응원 문화를 만들었다”며 “학생들의 응원을 끌어내고 단결을 보여주는 우리대학교만의 고유한 응원문화를 계승하고 이어왔다”고 답했다. 즉, 응원이라는 매개체로 선후배를 망라해 모든 학생들의 애교심을 높이고 하나로 뭉치게끔 한 것이다. 

 

 


대학문화의 중심, 연세


연세를 하나로 뭉치게끔 하는 스포츠와 응원문화 속에서 우리대학교만의 특색을 볼 수 있다. 우리대학교는 남녀합동응원을 최초로 시행했다. 이는 우리대학교가 1946년부터 남녀공학제도를 시행한 최초의 대학이기 때문이었다.  남녀공학제도를 시행한 1946년 당시 여성의 교육권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을 고려해보면 엄청난 혁신을 이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동문은 “우리대학교는 그 시절 여학생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았다”며 “다른 학교에 비해 여학생 비율도 높았고 여학생처와 논지당을 만드는 등 여학생들을 위한 배려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들은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주로 여가를 즐기는 학교 앞 연세로가 대학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하는 배경이 됐다. 연세로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부터 우리대학교 정문까지를 잇는 큰 길이다. 이곳은 본래 상점들이 밀집해있지 않았지만, 점차 학생들의 활동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많아졌고 지난 2013년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공사를 착공해 현재의 연세로가 완성됐다. <관련기사 1725호 8면 ‘변화하는 연세로, 그 현장을 포착하다’> 연세로가 대학문화의 중심임을 입증하듯 연세로에서는 4년 전인 2011년부터 ‘신촌대학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신촌대학문화축제를 기획한 청출어람(The Blu-ist)팀은 2011년 봄 우리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의 프로젝트로 시작해, 현재는 독립적인 팀으로 신촌지역의 대학문화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청출어람의 총무를 맡고 있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강석원(방송제작·10)씨는 연세로에 대해 “대학생들이 상업 활동을 하는 곳으로 국한되지 않는 대학문화의 중심지”라며 “다양한 문화와 창작활동, 축제가 진행될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우리대학교는 여전히 대학 스포츠 문화와 응원문화를 앞에서 이끌어 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우리대학교는 대학생 문화의 중심지로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앞으로 우리대학교가 계속해서 이끌어나가고 새로 시작할 대학문화가 기대된다.

*연세비전2020 : 창립 127주년을 기념해 선포한 연세 제3의 창학 비전. 모든 연세인이 목표를 공유하고 역량과 지혜를 모아 21세기 세계를 선도하는 연세의 새로운 역사 창조를 위해 선포한 것.

 

 


오지혜 기자
dolmengemai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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