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마을 입구의 모습

우리대학교가 위치한 송도는 여러 개발을 거치면서 하루하루 그 모습이 바뀌어 있을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신도시다. 그중에서도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바로 센트럴 파크에 새로 건설되는 송도 한옥마을. 송도 한옥마을은 아직 완공 전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블로그 리뷰들이 올라올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동시에 과도한 상업화와 비리 논란도 있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딛고 한옥마을이 진정한 송도의 명소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자. 

한옥마을 엿보기

송도한옥마을이 자리한 곳은 우리대학교 국제캠퍼스로부터 차로 10분, 도보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센트럴 파크. 우리대학교 국제캠에서는 학교 근처의 캠퍼스타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네 정거장 떨어진 센트럴파크역에서 내리면 된다. 센트럴파크역 4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한옥들이 하나 둘씩 보이는데 이를 따라 가다보면 송도 한옥마을에 입장할 수 있다. 지난 2013년에 공사를 시작한 송도 한옥마을에는 크게 두 가지 시설이 있다. 이름부터 우리 고유의 전통미가 느껴지는 경원재(慶原齋)와 경원루(慶原樓). 먼저 경원재는 한옥의 외양은 물론 온돌과 같은 한옥의 특징 또한 그대로 간직한 한국 전통 호텔이고, 경원루는 각종 비즈니스 행사나 연회를 위한 공간이다. 인천 경제청에 따르면 남은 시설의 완공은 다가오는 5월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 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송도 한옥마을에서 지금 이용객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은 한옥 마을에 위치한 외식문화 공간이다. 한옥마을엔 다양한 식당과 카페가 있는데 이들은 아직 공사 중인 경원재와 경원루 오른편에 위치해 있다. 한옥마을 안에서 운영되고 있는 음식점들은 숯불갈비코스요리 전문점 ‘경복궁’, 커피 체인점 ‘할리스 커피’, 일식 전문점 ‘어담’ 등이다.
송도 한옥마을엔 한옥마을의 분위기를 살리려는 노력이 구석구석에서 느껴진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느낌의 오솔길부터가 그 예다. 아울러 한옥마을에선 특성에 맞게 전통 음악이 흐르고 주변에 소나무가 있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우리나라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마을에 서서 음악을 듣다 보면 마치 조선시대 선비가 된 듯한 느낌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한옥 마을 뒤엔 센트럴 파크의 호수, 사슴공원, 정자 등이 있어 주변 경관과의 조화도 아름답다. 이 날 송도 한옥마을을 찾은 우리대학교 조하영(TAD·14)씨는 “한옥마을이 우리나라 전통 고유의 느낌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것 같아서 색다르다”며 “완공되지 않았을 때 방문해서 조금 아쉽지만 완공 이후의 한옥마을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송도 주민 조명운(33)씨는 “음식점도 많고 정원이 잘 조성돼있어 밥을 먹은 후 산책하기 좋다”며 “흔한 쇼핑몰과 달리 한옥마을만의 분위기에서 가족들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직 공사 중인 한옥마을


한옥마을과 국제도시 송도

한옥마을은 ‘국제도시’라는 송도의 정체성과 맞물려 있다. 한옥마을은 송도가 또하나의 서양식 최첨단 도시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이 있듯 송도가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결국 한국의 뿌리를 확인 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옥 마을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전통미를 가진 동시에 센트럴 파크의 자연 경관과도 잘 어우러지고 있다. 하지만 한옥마을이 이렇게 송도에 자리를 잡기까지는 그리 쉽지 않았다. 몇몇 이들은 빌딩 숲 사이의 한옥 마을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옥 마을의 일부 시설이 자리를 잡은 지금, 실제 관광객들은 미래도시인 송도 한복판에 위치한 한옥마을이 오히려 그 주변의 시설들과 대비를 이뤄 전통미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인천 경제청 관계자는 “국제도시로서 위상과 품격을 전할 수 있는 전통문화 자원을 조성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제도시 특성상 송도에 유치하는 다양한 국제적 행사들이 있어 이곳에 참석하는 외국인들에게 송도 한옥마을은 좋은 관광지 및 숙박 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한옥 마을이 끌어 모으고 있는 이들은 외국인뿐만이 아니다. 송도 한옥마을에는 국내 타 지역의 다양한 관광객들 또한 방문하고 있다. 송도 한옥마을에서 도보 15분 거리엔 대형 쇼핑 거리인 커낼워크가 위치해 있는데 송도 한옥 마을이 생기면서 커낼워크, 한옥마을, 센트럴공원으로 이어지는 관광 코스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송도 한옥마을은 그 위치상 주변의 더샵 하버뷰 아파트, 자이 하버뷰 아파트 등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 완공이 되면 송도의 주민들에겐 좋은 산책로와 문화 체험 시설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개장을 한 일부 시설에는 이미 주민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송도에 거주하고 있는 박강희(31)씨는 한옥마을에 대해 “이 곳에 오면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색다름을 느낄 수 있어 기분전환을 할 겸 산책 겸 자주 들린다”라고 말했다.

▲ 한옥마을의 경관

특혜 의혹과 해결과제

잊고 있던 우리나라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송도 한옥마을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송도 한옥마을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초창기 건설 의도와는 다르게 변질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혹에 쌓여있기도 하다. 최근 송도 한옥마을은 임대료와 관련해 특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상업 시설로 변질됐다는 점에서 송도 지역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첫 번째 논란은 한옥마을에 들어선 외식 전문업체인 주식회사 엔타스에 대한 임대료 특혜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유제홍 의원은 “원칙적으로 한옥마을에 있는 국내기업은 5%, 외투법인은 1%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 주식회사 엔타스에(아래 엔타스)는 국내기업임에도 불구하고 1%의 임대료를 납부했다”며 “이는 특정 기업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표준보다 적은 임대료는 결국 시예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인천시 전체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엔타스 관계자는 “인천시와 합의한 정도의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논란에 대해 유의원은 “인천을 기반으로 시작한 기업인 엔타스가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임대료 논란과 관련해 기업 윤리 측면에서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과도한 상업화로 인해 한옥마을의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처음 한옥마을은 송도 지역 주민은 물론, 송도를 방문하는 외국인과 타지역 사람들에게 한옥의 우수성을 알리며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원이 되기 위해 조성됐다. 이런 의도에 맞게 본래 한옥마을 내부에는 ‘경원별서(慶原別墅)’라는 이름의 전통문화를 체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송도 한옥마을의 실상은 전통문화 체험 공간은 찾을 수 없고 늘어선 식당은 푸드코트를 연상케 한다. 심지어 한옥마을에 가운데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는 일식당이라니!
이러한 현황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 A씨는 “한옥마을이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대형 식당들이 들어선 상업 공간으로 변질됐다”며 “현재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복원하기 위해 인천 경제청은 물론 한옥마을 영업주와의 합의를 통해 인천시 차원에서 노력중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한 주민들 중 일부도 지나친 상업화 때문에 한옥마을의 취지를 벗어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명운씨는 “상점들이 이보다 적었다면 자연경관을 더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나친 상업화를 묘사했고, 우리대학교 한상윤(QRM·14)씨 또한 “송도한옥마을이 상점들만 가득한 공간이 아닌 문화체험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한 해결로 인천 시의회는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음식점들의 철수를 제시하고 있다. 유 의원은 “한옥마을의 본래 목적을 살리기 위해 인천시의회와 인천경제청, 그리고 엔타스 측은 한옥마을 내의 음식점 철수를 합의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엔타스 측에 의하면 이러한 합의는 아직 불투명하다. 엔타스 측에서 음식점들의 철수에 대해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엔타스 관계자는 “철수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며 한옥마을의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선 “음식점들 사이에 위치한 인조 잔디 공터에 전통놀이 체험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옥 구조로 돼있는 카페의 내부 모습

다가오는 6월, 한옥마을은 완전한 모습으로 인천 시민들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예정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먼 송도 한옥마을이지만 그 끝에는 송도를 넘어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한국적인 장소가 완성되길 기대해본다. 하루하루가 힘든 당신이라면 봄이 찾아오고 있는 지금, 송도 한옥마을에서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는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김예린 기자
yerinee@yonsei.ac.kr
최재현 기자
choiguitar@yonsei.ac.kr
남유진 기자
yujin22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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