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퇴사는 큰 충격과 아쉬움을 안겨주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주개발은 후퇴할 수 없는 국가적 사명으로, 오늘날 우리나라의 우주정책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주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우주인 없는 나라’라는 사실보다 우주기술이 왜 중요한가를 알고, 우리나라의 우주정책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며 향후 진행방향을 가늠하는 일이다.

먼저, 인공위성은 방송통신, 위치추적, 해양 및 기상예측, 지구환경, 도시개발, 자원탐사, 우주탐구, 군사첩보 등 수많은 분야에 활용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열정을 쏟아 붓는 분야다. 실용적인 면에서 볼 때 우주기술은 초정밀 가공 및 조립의 첨단기술확보, 고급인력 양성 및 고용창출 등으로 고부가 가치 미래산업을 육성하기에 알맞다. 우주기술을 개발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바로 국가안보 및 국방력이다. 인공위성을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발사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대륙간 탄도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우주기술은 우리를 먹여 살릴 기술이며 국가 안보를 증진시키는 기술이다. 따라서 각국은 어떠한 실패와 역경에도 불구하고 부단히 우주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우리별’ 1호라는 초보 위성을 만들어 발사하면서 우주개발을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실용위성은 1999년에 만들어진 ‘다목적실용위성’ 1호이며, 이 위성은 광학카메라로 지상을 6.6m 해상도로 관측한 흑백사진을 제공했다. 2003년에는 ‘과학기술위성’ 1호를 띄워 우주과학 분야의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2006년부터는 ‘다목적실용위성’ 2호가 흑백 1m와 칼라 4m 해상도의 사진을 보내오고 있으며, 이로써 선진국 수준의 저궤도 지구관측위성 기술을 확보하게 되었다. 2010년에 정지궤도에 올려진 ‘통신해양기상위성’은 통신과 해양관측과 기상관측의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지상에 있는 항공기의 식별이 가능한 0.7m 해상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3호가 2012년에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이 위성은 국토관리에 필요한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및 환경, 농업, 해양 관련분야 활용을 위한 정밀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다목적위성 1호, 2호와 3호는 광학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밤이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레이다영상 탑재체를 가진 ‘다목적실용위성’ 5호가 2013년에 지구궤도에 올려졌다. 1m 해상도를 가진 이 위성은 일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지상 및 해양을 관측할 수 있다. 또한 2013년에 띄워진 ‘과학기술위성’ 3호는 우주 및 지구의 적외선 영상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과학연구와 대기 관측, 산불 탐지를 수행하고 있다. 2009년, 2010년에 있었던 두 차례의 실패를 딛고, 2013년에 ‘나로호’라는 이름을 가진 우주발사체가 우리나라 땅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비록 1단 엔진은 우리기술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나로호’ 3차 발사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자신감을 갖고 세계와 경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성취를 바탕으로 ‘다목적실용위성’6호(해상도 0.5m, 2019년 발사예정), 7호(해상도 0.5m, 2020년 이후 발사예정)와 정지궤도복합위성 2A(2017년 발사예정)와 2B(2018년 발사예정)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2020년까지 한국형발사체 (KSLV-2)를 우리기술로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0년 한국형 달 탐사를 위한 궤도선과 착륙선 개발하는 등 야심찬 우주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우주개발을 하면서 나로호의 1차, 2차 발사처럼 실패도 하고, 우주인 사업처럼 지속성이 단절된 사업도 있었다. 이제 이러한 아쉬운 부분을 보강하고 길게 내다보는 우주개발 계획을 수립하였으니, 계획을 올바르게 실천하여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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