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페나 음식점들을 이용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모와 함께 떠들며 세상 걱정 하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 아이들을 보다 보면 눈을 뗄 수가 없을 지경이다. 하지만 흐뭇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참을성 있게 앉아 있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어른의 손길에서 벗어나 뛰어다니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큰소리로 요구하거나 떼를 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모든 시선은 아이와 함께 온 부모에게 향하거나 종업원을 향하며 무언의 압력이 가해짐을 느낀다.

식당이나 카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이며, 손님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어한다. 이런 손님들에게 아이들의 소란스런 행동은 그들의 식사나 휴식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뿐만 아니라 아직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뜨거운 음료나 조리기구, 유리병 등에 다칠 수 있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음식점이나 카페에서는 이른바 ‘노키즈존’이라 하여 어린 아동들과 유모차의 출입을 제한하는 규정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의 이런 움직임과 함께 그 동안 자신의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워도 통제하려 하지 않거나 그냥 내버려두는 일부 ‘뻔뻔한’ 엄마들에게 쌓여있던 불만의 목소리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아이들의 출입을 일방적으로 막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린 아동들은 자신의 행위가 가져올 결과와 주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판단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충동적이며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다. 또한 자신의 아이들을 때때로 타인의 눈치를 보며 억압하고 통제해야 하는 부모는 누구보다도 힘들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노키즈존은 이런 부모와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아이들을 모두 민폐의 대상이며 잠재적 위험요소로 일반화하고 일방적으로 ‘No’를 외치며 거부하고 있다. ‘아이가 있으면 아이들을 위한 전용공간인 ‘키즈카페’와 같은 곳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한계가 존재한다. 특정 장소를 제외하고는 아이들을 전용으로 한 시설이 아직까지 많이 도입되지 않았으며 이는 오히려 아이와 부모의 시설이용에 대한 자유를 제한하고 격리시키려는 차별이 될 수도 있다. 자칫 자신들의 불편함을 아이를 가진 부모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시키는 이기주의적인 발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이 다른 손님들에게 배려와 용인만을 요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다른 손님들에게도 자신의 자유와 욕구가 충족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식을 마련하지 않고 일방적인 거부만을 한다면 더 많은 갈등과 문제점이 야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노키즈존 대신 식당이나 카페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맘껏 놀 수 있는 전용공간을 마련하는 움직임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금지와 부정보다는 함께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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