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영화관에 간 적이 있었다. 팝콘과 콜라를 든든히 준비하고 영화가 시작되려는 찰나, 뒷줄에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법한 학생들이 들어와 앉는 것이었다. 분명히 나이제한이 있어 못 들어오는 건 둘째 치고, 이 학생들의 태도가 영화관람 내내 너무나도 거슬렸다. 영화 상영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남이 들어줬으면 하는 듯이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눴고, 자기들끼리 영화를 토론하기도 했다. 게다가 무리지어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등 영화관이 관람객들로 꽉 차있는 상황이란 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 매너없는 행위들을 일삼았다. 많은 사람들이 눈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동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나와 친구들은 바로 뒷 좌석에 있는 어린 친구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나의 경험담처럼 주변에 어린 아이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피해를 보거나 불편함을 겪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최근 이 문제와 관련된 ‘노키즈존’이 대두되고 있다. ‘노키즈존’이란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유모차나 만 5세 미만의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을 뜻한다. 이는 아이들이 어린 탓에 떠들거나 뛰어다니며 사업의 공간이자 쉼터의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또한 노키즈존으로 위험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에서 아이들의 안전사고 역시 방지하기 위함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의 입장 역시 만만치 않다. ‘모든 아이들과 부모들이 몰지각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그것이다. 물론 모두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요즘 SNS나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음식점에 그대로 두고 나오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자주 볼 수 있다. 덧붙여,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사고가 나자 이에 대한 시시비비가 분분한 가운데 소송으로 번지는 사건도 일어났다.

카페나 음식점은 아이들의 놀이터나 아이를 양육하는 곳이 아니다. 대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에서 비록 소수이더라도 몰지각한 행동을 보인다면 이 피해는 매우 크기 마련이다. 이러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시키기 위해 ‘노키즈존’이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노키즈존 때문에 쉽게 쉼터를 제공받지 못하는 주부들이 아이들과 유모차를 데리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즉 ‘키즈존’ 마련 역시 필요하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윤리의식 확립이다.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자녀들의 공공예절에 대한 의식과 교육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 더 많은 노키즈존이 생기는 불상사를 막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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