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면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태어나기 전에는 검사를 위해 엄마 뱃속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엄마 뱃속을 떠난 이후에는 각종 예방접종을 받으며, 이후 각종 질병으로 인해 의원, 병원, 종합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을 병원에서 맞이하게 된다.
 진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어느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우선적으로 하게 될 것이다. 가벼운 증상의 감기의 경우에는 동네 의원을 방문하여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할 것이며, 의원 선택의 고민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에, 중증의 질병이라면 어떠할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의원 선택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고, 주위의 지인을 동원하여 알아보거나, 인터넷에 올려진 각종 명의(名醫)나 의료기관 광고를 통해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들이 좋은 의료기관을 선택하기는 의사결정에서의 활용성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많은 보건학 관련 서적에서 기술하는 의료서비스의 특성들 중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보(예: 비용, 의료의 질 등)는 제한적이며, 의료기관 간에 존재하는 서비스의 수준 및 가격 차이를 일반인들이 구별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소비자인 환자의 선택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안 중의 하나로 의료기관 및 의사에 의해 제공된 서비스의 수준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정보 공개를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비용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의료기관 선택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진료서비스 수준을 상시키려는 노력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진료서비스에 대한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으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www.hira.or.kr)이 있다. 이 기관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크게 진료비와 진료서비스의 질 평가 정보로 구분할 수 있다. 진료비는 세부적으로 건강보험 대상에 해당하는 서비스에서 발생한 급여 관련 진료비 정보(예: 수술건당 진료비, 평균 입원일수)와 건강보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서비스에서 발생한 비급여 관련 진료비 정보(예: 상급 병실료, 치과 임플란트료)로 구분된다. 진료 서비스의 질 평가 정보로는 의료서비스의 제공 과정을 나타내는 정보(예: 항생제 처방률, 주사제 처방률), 시술건수 관련 정보(많은 시술건수는 양질의 진료서비스와 관련이 있다는 가정) 및 진료 후 결과 관련 정보(예: 사망률)를 제공한다. 다만, 의료기관에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를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주요 수술 및 질병에 대해서만 제공하는 것이 제한점으로 있다.
 좋은 의료기관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각종 인터넷 후기나 지인을 통한 방법도 있겠지만, 객관적 방법을 통해 평가된 정보를 활용하여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의료서비스의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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