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곳에 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누구나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필요로 한다. 지친 몸을 눕힐 수 있는 편안한 곳, 추울 땐 몸을 녹일 따뜻한 곳, 자신의 일을 해나갈 고요한 곳. 보금자리의 소중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바쁜 일상 속 잠시 기댈 나만의 공간이기에 좀 더 편안하고 안락해야 하는 보금자리. 하지만 사람마다 보금자리에 대한 취향은 모두 다른 법! 특히 20대들은 자취, 자택거주, 하숙, 기숙사 등 다양한 보금자리를 전전하기 마련이다. 들그의 보금자리를 지금 방문해보자.

 잠깐, 대학생들의 보금자리에 방문하기 전 그들의 현황부터 낱낱이 살펴보자! 우리신문은 자택 거주, 자취, 하숙, 기숙사 4가지의 주거형태에 관해 설문을 실시했고 그 중 기숙사는 캠퍼스의 학사별로 나눠서 조사했다. 신촌캠 386명, 국제캠 420명, 원주캠 267명에게 설문지를 배분해 총 1천73장의 설문지를 배부했다. 그 결과 자택 거주 217명, 자취 114명, 하숙 30명, 기숙사 712명의 표본을 얻었고 그 중 기숙사는 신촌캠 55명, 국제캠 420명, 원주캠 237명의 표본으로 이뤄져 있었다.

당신의 보금자리에 대한 만족도를 표시해주세요!

 대학생 주거현황 바야흐로 그 첫 번째는 만족도다! ▲실내특성* ▲실내환경** ▲안전성 ▲유지관리*** ▲비용 ▲교통 및 위치의 편리성 ▲생활 자유도 ▲거주환경 등 총 8가지 요소를 고려해 5점을 만점으로 만족도를 평가해봤다.
*실내특성: 각 실의 크기, 수납공간의 규모, 방의 구조 등
**실내환경: 세대 내 소음, 세대 간 소음, 실내 온도와 쾌적성, 실내공기의 질 등
***유지관리: 쓰레기 처리 방식, 하자처리 서비스, 밖으로의 출입 용이성 등

주거계 대망의 1위는?

 어떤 조사건 결과가 나오면 가장 궁금한 것, ‘그래서 1위가 누군데?’ 그래서 기자는 먼저 결과부터 말하고 시작한다!
 우선 만족도 조사 전체 평균에서 영예의 우승을 차지한 주거형태는 3.79점을 얻은 자택 거주다. 역시 집에서 가족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만족감이 가장 높다는 것. 특히 ▲안전성에서 4.16점 ▲유지관리에서 4.11점(어쩌면 이 모든 결과는 가족의 희생 덕분이 아닐까?)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3.08점의 점수로 우리대학교 기숙사는 꼴등을 기록했다. 특히 ▲교통 및 위치의 편리성에서 2.84점이라는 모든 만족도 조사상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기숙사가 통학에서 문제를 겪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학교에서 외부로 가는 교통편이 불편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교통문제로 난관을 겪고 있는 국제캠과 원주캠 학생들을 떠올리게 하는 결과다.

선택과 집중! 항목별 1위는?

 자택 거주가 가장 많은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반면 안타깝게도 우리대학교 기숙사는 그 어느 항목에서도 1위를 받지 못했다.

주거형태들 자아성찰이 필요해

 다른 것들과 비교만 하면 재미없다! 스스로 자아성찰의 시간도 필요한 법. 다음은 각 주거형태 내에서 항목마다 비교해본 순위다. 자택 거주의 경우 ▲안전성 ▲유지관리는 우수한 점수를 받았지만 ▲교통 및 위치 편리성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 간섭도 없는 자취에서는 ▲생활 자유도가 4.32점으로 월등하게 높았지만 역시 ▲비용에 있어서는 낮은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하숙 내에서는 ▲교통 및 위치의 편리성 ▲생활 자유도가 높았던 반면 ▲실내 특성 ▲실내 환경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마지막으로 기숙사는 학교가 관리하는 만큼 ▲안전성은 높게 나타났지만 신촌캠과 원주캠 같은 경우 ▲실내 환경 국제캠의 경우 ▲교통 및 위치의 편리성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학교 안 보금자리, 기숙사에 대한 만족도는?

 전체 평균을 보았을 때 3개의 캠퍼스 기숙사 중 신촌캠과 간발의 차로 원주캠이 가장 만족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가장 혹평을 받은 것은 국제캠이다. 물론 원주캠도 매지학사, 청연학사, 세연학사마다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원주캠은 ▲안전성 면에서 기숙사 중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국제캠은 ▲교통 및 위치의 편리성 면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선택의 기회가 온다면…. 현 주거지 유지 비율 순위

 그렇다면 다른 주거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응답자들이 과연 ‘현 주거지 유지’를 선택할 순위는 어떻게 될까? 기숙사를 제외하고 설문 결과를 확인해보면 자취가 64.03%로 1등, 자택 거주가 50.23%로 2등, 하숙은 33.33%으로 3등으로 나타났다. 기숙사만으로 비교해보면 원주캠 기숙사 65.82%, 신촌캠 기숙사 38.36%, 국제캠 기숙사 36.90%로 기숙사 중에서는 ‘원주캠’이 월등하게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외에도 학생들이 주거형태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요소는 ▲교통 및 위치의 편리성(22.99%) ▲비용(19.11%) 등이었다. 또 주거를 위해 매월 지불하는 비용은 자취의 경우 40~50만 원대가 가장 많았고 하숙은 50만 원 이상, 자택 거주는 10만 원 미만이 든다고 답했다. 한편 기숙사는 국제캠과 신촌캠의 경우 20~30만 원 대였지만 원주캠은 각 학사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그래도 무엇보다 그곳에서 사는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는 법!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숙! 응답하라

 『응답하라 1994』가 방영된 후로 대학생들의 하숙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늘어갔다. 여기서 잠깐! 하숙도 2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 식사를 제공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자취와 다를 바 없는 ‘자취형 하숙’이 있는 반면 『응답하라 1994』의 ‘신촌 하숙’처럼 주인집과 같이 사는 형태인 일명 ‘동거형 하숙’도 있다. 주인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하숙집에 살며 동거형 하숙을 하고 있다는 정서현(신방·12)씨. 그녀의 하숙집은 4층과 5층이 복층인 구조로 5층에 자신의 방이 있다고. 정씨는 “하숙집에서 어린 편이라 주인할머니께 예쁨을 많이 받는다”며 하숙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인할머니와 자주 식사도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는 정씨는 “하숙집 내의 다른 사람들과도 친하고 특히 과 동기들이 함께 살고 있어 더욱 재밌다”며 “주인집 식구들과 친하다보니 불편한 점도 금방 개선돼 편리하다”고 뿌듯해 했다.
 하지만 하숙집이라고 모두 『응답하라 1994』처럼 꽁냥꽁냥 사랑이 피어나고 진한 우정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 현실이 드라마처럼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서대문 우체국 근처에서 하숙을 하고 있는 이동규(경영·13)씨는 “들어가는 입구 자체가 주인집과 분리돼 있어 집주인의 얼굴도 거의 안보고 산다”며 “방에 있는 사람들과도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화장실도 눈치를 보며 남들이 없을 때를 기다렸다 간다는 웃지 못할 사연을 털어놓았다. 다신 하숙집에 사는 것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심과 함께 말이다.

자택 거주, 통학거리가 결정한다?

 “가족과 사니까 좋겠다”는 부러움을 사는 자택 거주. 하지만 정말 그것이 부러운 일인지는 ‘통학거리’를 알아보고 판단해야 한다. 아무리 내 집이 최고라지만 집과 학교 사이의 거리가 멀다면 ‘통학’은 끔찍한 현실로 다가온다. 수원에 있는 자택에서 통학한다는 신소희(독문·12)씨는 학교까지 오는 데 두시간이 걸린다. 자택 거주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그나마 장점을 뽑자면… 일찍 일어난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항상 오후 수업 위주로 시간표를 짜보지만 막상 수강신청을 하고 나면 오전 수업이 많아진다는 그녀. 하지만 그녀가 가장 괴로울 때는 바로 ‘학교 주변에서의 약속’이 있을 때다. 남들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 출발하는 것이 왕복 네시간 거리에 사는 그녀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반면 학교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자택에 사는 전정환(경영·13)씨는 “전에 살던 집에 사정이 생겨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왕 가는 김에 학교 주변으로 옮겼다”며 “학교가 가까워 엄청 편하다”고 자랑했다. 안락한 집과 부모님의 손길, 그리고 편한 통학까지. 그는 그야말로 ‘주거계의 위너’인 듯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으니! 전씨는 “부모님께 막차 끊겨 집에 못 간다는 핑계를 댈 수도 없다”며 “심지어 통금시간에 대한 제약이 꽤 있는 편”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기숙사 그 안에서 싹트는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

 우리대학교에는 캠퍼스 수만큼이나 다양한 기숙사들이 있다. 신촌캠의 무악학사와 국제학사, 원주캠의 매지와 청연과 세연학사, 국제캠 송도학사까지. 학교 친구들과 하루 온종일 같이 지내다 보니 기숙사 생활은 우정과 사랑이 꽃피기 마련이다. 특히 원주캠과 국제캠 기숙사는 일정기간 모든 학생들이 거주해 이런 낭만이 싹트기엔 더 좋은 환경이다. 현재 국제캠 기숙사에 거주하는 김민석(정외·14)씨는 “좁은 곳에서 같이 살다보니 친구들과 쉽게 친해졌다”며 “룸메이트와 같이 지내는 재미 또한 크다”고 말했다. 그리고 역시 기숙사생들에게 치킨은 빠질 수 없었으니… 기숙사 커뮤니티룸에서 사람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먹는 치킨은 국제캠 기숙사 생활의 낙이라고.
 하지만 신촌캠 기숙사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송도나 원주 내 기숙사처럼 노래방, 탁구장과 같은 다양한 재밋거리들이 없기 때문! 무악학사에 거주하는 김재우(경영·13)씨는 “딱히 불편한 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송도와 같은 기숙사 내의 커뮤니티가 강한 것은 아니다”며 “24시간 편의점도 없고 밤늦게까지 할 것도 없다보니 잠을 자는 곳의 역할을 더 크다”고 푸념했다. 한편 때때로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는 친구를 몰래 방에 초대해 함께 노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냥 재밌어 보이는 기숙사 생활에도 문제점은 있다. 기숙사 내 울려 퍼지는 기타소리와 고성방가의 소음, 그리고 공용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을 야금야금 훔쳐 먹는 도둑들 같은 골칫거리가 존재한다.

독립하고픈 대학생의 로망, 자취

 ‘독립’의 기분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자취! 어찌 보면 대학생에게 자취는 로망의 대상이다. 2년 넘게 마포구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는 허문단(국문·12)씨는 “부모님의 간섭도 없고 사생활도 지킬 수 있어서 좋다”며 “친구들을 불러 놀 수도 있고 통학도 편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같은 방법을 이용해 자취 비용도 낮췄다고 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물론 만족스러운 자취생활을 즐기는 허씨에게도 당황스러울 때는 있었다. 바로 벌레가 등장한 순간! 허씨는 “가끔 크고 빠른 벌레가 나온다”며 벌레를 잡지 못해 난감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 중인 김아무개씨는 자취의 또 다른 폐해를 전해왔다. 김씨가 자취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구들은 그의 집을 매일 같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특히 집이 먼 친구들은 막차가 끊기면 수시로 그의 집에 잠을 청하는 ‘자취방 공공재화’ 현상이 발생. 김씨는 “때론 술 먹고 너네 집으로 갈테니 데리러 나오라는 친구들도 있다”며 “가끔 와서 잠을 자는 것은 봐주지만 이런 친구들은 정말 얄밉다”고 폭로했다. 밥을 제때 챙겨먹기가 힘들어 건강 문제에 대한 걱정도 늘어난 김씨. 그는 “자취에 성공하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라고 자취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충고했다.

주거 공간 같이 사용하고 싶은 사람 1위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룸메이트는 누구일까? 원빈, 손연재, 김태희 등 스타들도 나오고 박근혜, 이명박 등 유명 인사들도 많이 나왔다. 그러나 그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투표를 받은 한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은 바로 수다쟁이 개그맨 노홍철!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화려한 입담? 개그? 노홍철이 1위를 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청소’였다. 노홍철을 꼽은 열에 아홉은 그를 선택한 이유를 그의 깔끔한 정돈 습관이라고 밝혔고 그 외에 ‘재밌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밖에 초능력을 쓰는 도민준, 항상 자신을 긴장하게 해줄 것 같은 홍석천, 우리대학교 정갑영 총장과 같이 살고 싶다는 재치 있는 답변도 있었다.

주거 공간에 가장 추가하고 싶거나 바라는 점

 당신의 주거 공간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면?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바로 자동청소 서비스로 특히 자취생들에게서 많이 나온 응답이다. 층간소음이 없었으면 하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고 이 외에도 수납공간 증가, 정원 추가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또 담배냄새 좀 안 났으면 한다는 답변과 흡연공간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같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참! 뜬금없이 이성 친구를 바란다는 답변도 꽤 많이 등장했다.
또 놀이공원과 수영장이 학생들이 주거 공간 주변에 가장 두고 싶어하는 시설인 것으로 밝혀졌고 영화관이나 헬스장이 필요하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 외에는 지하 마트와 헬스장, 과자자판기 설치를 원한다는 답변들도 있었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테리어 1위

 보금자리는 단순히 ‘기능’적인 역할만 하지 않는다. 보금자리에 애정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꼭 드는 인테리어도 필수! 그렇다면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은 무엇일까? 설문조사 결과가 압도적으로 ‘단순하고 세련된 모던’ 스타일이 1위를 차지했다. 총 1천6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무려 565명이 이를 선택했고 이것은 2위인 ‘자연스럽고 편안한 컨트리’ 스타일과는 무려 250표 차이다. 단순하고 세련된 모던 스타일에 대한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사랑의 이유는 모르겠지만 모던 스타일 너란 놈, 매력 있나보다.

 

각양각색인 그들의 보금자리. 각 보금자리마다 나름의 매력은 있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과 선호에 맞는 보금자리를 선택하는 것. 자! 이제 당신이 선택할 차례다. 지금 당신이 사는 곳에 만족하는가? 당신의 몸과 마음이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보금자리는 과연 어디인가?

 

박진형 기자
pjhy92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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