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발생한 재정난, 해결방안은?

지난 3월 교육부의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권고조치에 따라 우리대학교는 자율경비를 분리고지하고 개인이 선택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이에 학생들은 ▲학생회비 ▲학내언론회비 ▲보건비 ▲건강공제회비를 선택적으로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우리신문사는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시행 이후 각 기관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심층 취재해봤다.



턱없이 모자란 학생회비,  학교의 지원 필요해

학생회비는 다양한 학생활동 지원 및 학생복지 개선을 위한 교내 학생회 자치 활동비다.
1만 원으로 산정된 2013학년도 1학기 신촌캠 학생회비 납부율은 평균 39.9%, 2학기 27.5%였다. 선택납부제가 도입되고 2013학년도 신촌캠 총학생회(아래 신촌총학)는 학생들이 납부한 학생회비와 동일한 액수를 학교 측이 지원해주는 1:1 매칭 수혜를 받았다. 그러나 2학기는 1학기에 비해 학생회비 예산이 7천220만 원에서 4천852만 원으로 줄어 학교 측의 1:1 매칭 지원에도 재정난을 겪었다. 지난 9월 30일에 진행된 30차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에서는 학생회비 배분과 관련해 논란이 있기도 했다. <관련기사 1716호 ‘특공비 위해 허리띠 졸라맨 학생회비’> 2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이 1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을 기준으로 예측한 것보다 훨씬 적어, 공영사업비를 포함한 특별공동예산 지원비(아래 특공비)에 적자가 우려된 것이다. 실제로 중운위에서는 각 단과대 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로 배분되는 학생회비를 줄여 특공비 부족액을 채우기도 했다. 당시 신촌캠 50대 학생회장 고은천(토목·10)씨는 “납부율 하락을 예상하긴 했지만, 예상보다도 납부율이 더 많이 줄어 위기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신촌캠 50대 부총학생회장 도진석(국문·09)씨는 “1학기에 자율경비 선택납부를 하지 않은 학생들도 납부한 학생들과 같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납부율이 줄어든 것 같다”며 “납부를 하지 않아도 혜택을 받으면 사실상 납부를 하는 사람이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당시 신촌 총학은 총학생회비의 저조한 납부율로 인해 활동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도씨는 “연례행사 등의 예산은 지난 2012학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각 단과대 학생회나 동아리연합회로 배분되는 학생회비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씨는 “단과대 학생회들은 적자를 이월하거나 사무실에서 지원받는 등 각자 방편을 마련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도씨는 자율경비 선택납부 대책에 대해 “자율경비 선택기간과 등록금 납부 기간이 다른 현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이 자율경비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어 문제”라며 “홍보를 통해 납부율이 늘도록 독려하고 선택해지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캠 학생회비 납부율은 2013학년도 1학기 39.8%, 2학기 20.8%로 이번학기 납부율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원주캠 총학생회(아래 원주 총학)는 줄어든 예산으로 인해 기초운영비가 부족해 원활한 행사 진행을 할 수 없었다. 원주캠 총학생회장 한호(시디/정경경영·05)씨는 “학생들에게 학생회비를 내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많이 홍보했고 자율경비가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월 원주 총학은 ‘교육환경개선캠페인’을 통해 학교 측에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시행 연기 및 1:1 매칭 지원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한씨는 “자율경비 선택납부제로 인해 2학기는 500만원의 예산으로 총학생회를 운영해야 했다”며 예산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지원은 없었다. 신촌캠의 1:1 매칭 지원 방식과 달리 원주캠에서는 대동제 등 학교 행사에 대해 소정의 지원비를 지급할 뿐이다. 원주캠 기획처장 채승진 교수(인예대·산업디자인)는 “자율경비 분리고지는 정부의 조치이며 이를 어길 경우 법적제제를 받게 돼 시행을 연기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원주캠의 재정 상 학생회비 지원은 신촌캠처럼 해줄 수 없고 교내행사에 대해서만 지원을 해줄 뿐”이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한씨는 “다음 총학을 위해 인수인계서에 자율경비에 대한 조언을 남겨 놨다”며 “사실상 신촌캠과 같이 1:1 매칭 지원을 받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율경비 선택납부제의 틀 안에서 학생회비 부족을 피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미국 예일대에서는 ‘Opt-out’이라는 선택해지 방식으로 총학생회비를 걷는다. ‘Opt-out’ 방식 하에 고지서에는 1인당 75달러의 총학생회비가 이미 선택돼 있고, 후에 학생들은 총학생회비 납부를 원하지 않는다면 온라인상에서 취소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에 지난 2012학년도에는 5천400여 명의 재적학생 중 단 380명만 총학생회비 선택을 해지했다. 역시 ‘Opt-out’ 시스템을 도입한 하버드대의 경우 총학생회비 납부를 원하지 않는 학생은 직접 신청서를 학교 행정실로 송부해야 한다. 일부 국내 대학도 선택해지 방식으로 총학생회비를 포함한 잡부금을 선택납부 받고 있다. 고려대는 온라인 등록금 고지 시 이미 선택돼 있는 잡부금 항목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선택납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2013학년도 1학기 72%에 달했다.


공공재인 학내 언론사, 돈 없이 운영은 어떻게?

 

▲ 언론사별 납부율

돈을 내지 않아도 접할 수 있는 학내 언론 역시 자율경비 선택납부제로 인해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내언론회비는 학내 언론사의 구독료 및 청취료다. 신촌캠의 학내 언론회비는 ▲연세지비 ▲연세춘추비 ▲방송비로 구성돼 있으며 원주캠의 경우 ▲연세춘추비 ▲연세학보비 ▲방송비로 구성돼 있다.

연세춘추비는 연세춘추와 연세애널스가 배분해 사용한다. 6천700원으로 산정된 연세춘추비 납부율은 2013학년도 1학기에 24.6%, 2학기에 13%였다. 2013학년도에 연세춘추는 2012년 대비 70% 정도의 예산으로 운영됐다. 연세춘추 편집국장 박진영(국문·11)씨는 “올해는 그동안의 이월금으로 아껴가며 제작을 했지만 이제 그마저도 없어 다음 학기에는 어떻게 운영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교 측에서 지원을 받지만 이는 인쇄비 정도 밖에 안 된다”며 “실제로 1학기 초반에 폰트매니저와 계약이 끝나 재계약을 해야 했는데 당장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서울대와 고려대의 경우처럼 학교에서 언론사 운영비를 전부 지원한다면 재정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기관지로 전락해 비판기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료 독자수를 늘리거나 마케팅 부서를 마련해 광고 수주를 직접 받는 등 장기적으로는 연세춘추의 독립적 재정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세춘추는 기성언론이나 기업체 방식의 마케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광고활용안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재정 독립을 위해서도 초기비용은 필요하다. 박씨는 “갑작스러운 자율경비 납부방식 변경으로 재정적 독립을 위한 준비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에서 초기비용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애널스(아래 애널스)는 우리대학교의 월간 영문 잡지사다. 낮은 자율경비 납부율로 인해 애널스 또한 재정위기를 겪었다. 애널스 편집국장 오정희(UIC정외·11)씨는 “취재비가 부족해 아이템을 산정할 때 눈치가 보였다”며 “훌륭한 학외 사안들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최소 경비로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만 선정해 기사의 아이템 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애널스가 월간 영문지의 특성상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단은 학생들에게 직접 다가가 애널스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애널스 측은 해외대학이나 대사관에도 발행물을 발송하는 등 학교 이미지 증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도 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세교육방송국(아래 YBS)은 1년 치 예산을 학생들이 납부하는 방송비와 학교 측이 지원하는 교비로 충당한다. 선택납부가 시행된 2013학년도 방송비 납부율은 1학기에 25.4%, 2학기에 13.3%로 매우 낮았다. 1천500원으로 동결돼 왔던 방송비가 지난 학기 YBS 측의 항의로 2천 원으로 인상됐으며 학교 측이 매학기 30%의 납부율에 해당되는 방송비를 추가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YBS 측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YBS 실무부국장 박유진(의류환경·12)씨는 “2012학년도 예산은 대략 9천만 원이었던 것에 비해 2013학년도 예산은 5천만 원 정도로 감소해 운영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박유진씨는 예산난으로 발생한 대표적인 문제로 ▲취재활동비·섭외비·기자재비 부족 ▲축제 및 연고전 생중계 착수금 부족 ▲국제캠 방송국실의 열악한 환경 등을 들었다.

2012학년도까지 YBS 국비로 전액 충당됐던 취재활동비는 예산이 대폭 감소한 이번 학년도부터는 일부 국원들의 사비로 충당되고 있다. 이외에도 ▲방송 게스트 섭외비 ▲카메라 대여 및 구입 등에 지출되는 기자재비 또한 예산이 부족해 사비를 들이고 있다. 학교 측이 특별히 제공하는 기자재비 지원금은 5~6백만 원으로 HD카메라 한 대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박유진씨는 “이는 부족한 카메라 수에 비해 턱없이 적다”고 전했다. 또한 매년 대규모 착수금이 투입되는 YBS 방송제 ‘숲속의 향연’과 정기연고전 생중계는 내년부터 실행여부가 불투명하다. 박유진씨는 “‘숲속의 향연’을 유료화해 그 수익으로 2013학년도 연고전 생중계를 겨우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생중계에서 큰 수익을 얻지 못해 내년 예산으로 최신 장비와 연예인 출연료 등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숲속의 향연’ 유료화 이외에 YBS가 고안한 예산 마련책에는 ▲마케팅팀 신설 ▲단과대 행사 영상시스템 지원 ▲오디오 방송실 대여 등이 있다. 그러나 박유진씨는 “앞으로도 교비 지원은 계속 줄어들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는 방송과 수익사업을 병행하는 데 한계가 있어 납부율과 지원이 증가하지 않는 한 전망은 어둡다”고 말했다.

원주캠의 경우 연세학보비 납부율은 2013학년도 1학기에 18.6%, 2학기에 8.3%로 1학기에 비해 약 1/3 정도 납부율이 줄었으며 학교 측의 지원은 없는 상태다. 이에 연세학보는 기존 격주 발행 체제에서 지난 10월에 월간 발행 체제로 전환됐다. 연세학보 편집국장 박민수(정경경제·11)씨는 “자율경비 납부율이 낮아 예산이 부족해져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문 제작에 쓰이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감소로 인한 연세학보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2학년도까지 연세학보는 신문 디자인을 업체에 맡겨 발행했지만 2013학년도 1학기부터는 자체적으로 신문을 디자인해서 발행하게 됐다. 또한 취재비 및 활동비도 지급이 어려워졌으며 홈페이지 관리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연세학보는 자율경비 납부를 홍보하기 위해 2학기부터 학관 1층에 데스크를 설치해 학생들에게 신문을 나눠주며 이벤트를 진행했다. 박민수씨는 “학관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인 점심때 신문을 나눠주며 이벤트를 진행했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박민수씨는 “원주캠 언론3사간 교류를 늘리고 공동홈페이지나 앱을 만드는 등 장기적으로 홍보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캠 방송비 납부율은 2013학년도 1학기 20%, 2학기 8.5%로 이번학기에 지난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납부율이 감소했고, 역시 학교 측의 지원은 없는 상태다. 이에 방송제나 기타 행사의 규모가 축소됐으며 실외에서 진행되던 방송제는 실내에서 진행하게 됐다. 연세매지교육방송국(아래 YMBS) 국장 박정아(글로벌행정·11)씨는 “방송제의 경우 실내에서 진행하게 되면서 학생들의 참여율이 줄었다”며 “신문사와 달리 YMBS는 제작비나 취재비와 같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비용은 없는 편이나 예산이 줄어 물품 및 인건비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YMBS는 자율경비 납부율 감소에 대한 대책으로 학교 측과 협의해 교내 IPTV에 영상방송과 광고를 주기적으로 송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 YMBS는 아침, 낮, 저녁 간격으로 음성방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교내에 설치된 IPTV를 통해 영상방송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박정아씨는 “학내 사안에 대한 보도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영상방송이 꼭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음성방송 외에도 영상방송을 통해 학내사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박정아씨는 “방송비 납부율을 증가시키기 위해 원주캠 언론3사 연합회를 결성하고 교류를 활성화해 학생들에게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 국원들을 데려가 교육도 실시해 영상방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연세매지편집위원회는 2013학년도 1학기에 7%의 납부율을 보였고 2학기에 고지가 중지됐다. 연세매지편집위원회는 자율경비 선택납부제에 의한 예산 감소로 사실상 폐간호를 내고 잠정적 휴간 상태다.

이와 같이 학내언론회비 선택납부제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학내언론은 감시자와 비판자로서의 그 기능이 축소될 위기에 직면해있다. 따라서 학내언론은 학생사회 내 공공재로서의 기여도를 인정받아 언론회비를 의무적으로 납부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영방송인 KBS가 국내 모든 TV시청자에게 수신료를 받고 있는 것처럼 학생사회를 대변하는 학내언론 또한 모든 학생들에게 언론회비를 지원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지침에 따르면 입학금과 수업료를 제외한 기타 잡부금은 등록금 고지 시 의무화될 수 없어 현실적으로 의무납부제가 재도입되기 어렵다.
 

 

건강관리센터와 건강공제회, 예산 운영도 건강한가?


신촌캠 건강센터는 잡부금에 포함된 1인당 7천600원의 보건비로 한 학기 대부분의 예산을 충당한다. 선택납부제가 시행된 이번 2013학년도의 보건비 납부율은 ▲1학기 43.8% ▲2학기 31.9%로 낮은 납부율을 보였으며 현재 학교 측의 예산 지원도 없는 실정이다. 건강센터 이승연 차장은 “지난 2012학년도엔 학기 당 약 3천만 원의 흑자가 났던 반면 지난 학기에만 1억 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 학기 총 예산이 반 이상 감소함에 따라 건강센터 측은 불가피하게 보건비와 건강공제회비를 납부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에 혜택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보건비와 건강공제회비를 모두 납부한 학생의 경우 1회 진찰 시 개인부담금은 평균 1천 원이며 공제회비만 납부한 학생은 4천 원, 보건비만 납부한 경우 1만 원, 보건비와 건강공제회비를 모두 납부하지 않은 경우 1만3천 원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학생이 잡부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했던 2012학년도에는 한 학기 건강센터 이용자 수가 1만3천 명을 넘었지만 2013학년도 1학기에는 1만 여 명에 불과했다.

이에 건강센터는 예산난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조직개편을 감행했다. 행정인력을 감축하고 ▲약사 ▲임상병리사 ▲치위생사가 행정업무를 병행하게 됐다. 임경수 진료지원팀장은 “예산이 부족해 건강센터로서 최소한의 기능만을 하고 있다”며 “진료를 위해 필수적인 인원만 남겨뒀다”고 전했다. 이 차장은 “일부 타 대학의 건강센터는 이미 피부과와 정신과 등의 전문 분야까지 진료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예산이 충분해야 확장과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강센터 측은 예방접종 사업을 확대해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이에 대해 인근 영리성 민간병원들의 민원이 제기돼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임 팀장은 “건강센터는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수익성 사업을 하면 안된다는 이의가 제기됐다”며 “아직 교육부의 공식적인 지침은 없었지만 인근병원들의 견제로 인해 충분히 사업을 확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강센터의 예방 접종비는 민간병원에 비해 매우 저렴해 학생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건강센터의 독감 예방접종은 1만2천 원에 이뤄졌으며 이는 일반 민간병원 독감 예방접종비의 반값에 해당된다. 이 차장은 “건강센터는 인근 병원에 비해 근접성과 편리성에서 뛰어나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발전돼야 할 기관이지만 예산이 부족해 현 상황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이 차장은 “보건비를 납부하는 학생들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하는 등 혜택이 많다”며 보건비 납부를 독려했다.

원주캠 보건비 납부율은 2013학년도 1학기 54.5%, 2학기 40.3%로 다른 기관과 같이 납부율이 감소했다. 이에 원주캠 건강관리센터에는 ▲상주하고 있는 전문의원이 없다는 점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감소한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건강관리센터장 조상현 교수(보과대·재활의학)는 “원주캠 건강관리센터는 예산이 부족해 전문의원을 고용할 수 없다”며 “상주하는 전문의원을 고용할 시 운영예산을 뛰어넘는 연봉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수업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건강관리센터에서 학생들의 진료를 맡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1718호 ‘학생들을 위한 건강관리센터?'> 또한 현재 원주캠 역시 보건비, 건강공제회비 납부자와 미납자 간에 혜택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건강관리센터는 학교 측의 지원을 일부 받고 있지만 그 역시 낮은 금액이기 때문에 재정 악화에 따른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원주캠 기획처장 채 교수는 “학생들의 복지서비스를 위해 건강관리센터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지난 2012년 최소한으로 운영되던 금액”이라며 “되도록이면 지원을 더 늘리고 싶으나 학교 측도 재정이 악화돼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고 밝혔다.


회원 수 급감한 건강공제회, 존폐위기 직면해

한편 건강공제회(아래 공제회)에서는 건강공제회비를 납부한 신촌캠과 원주캠 학부생 및 대학원생 회원을 대상으로 ▲의료비 환급 ▲건강센터 진료비 및 약제비용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2013학년도 1학기부터 건강공제회비 선택납부가 시행되면서 양 캠퍼스의 총 납부자 수는 3만5천여 명에서 1만4천여 명으로 줄었으며 2013학년도 2학기에는 약 9천900명으로 감소했다.
또한 2012학년도에 약 10억 원에 달했던 공제회 1년 예산은 2013학년도에 3억6천만 원 정도로 대폭 감축됐다. 공제회 이사장 이권석(법학·07)씨는 “1학기 회비수입이 2억 원이었지만 의료비 환급 등의 고정 지출이 4억여 원에 달했다”며 “직원 보수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해 기관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졌다”고 토로했다.
학교 측의 예산 지원도 전무한 상황에서 공제회는 자체적으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지원 혜택을 줄이고 조직개편을 감행했다. 1인당 공제한도를 1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줄이고 고임금 직원을 근로 장학생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공제회 측은 이러한 대책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공제회는 선택납부 시스템 하에서 3년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며 “선택납부로 예산이 준 만큼 학교 측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자율경비 선택납부제 시행 이후 모든 기관의 예산은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총학생회 ▲학내사안의 비판과 감시를 수행하는 언론사 ▲학내구성원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센터 및 건강공제회는 모두 학교와 학생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자율경비를 납부할 수 있도록 꾸준한 홍보가 이뤄져야 하며 학생들은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각 기관은 독립적 재정을 마련하거나 제도적인 교비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재정난 극복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학교 측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완화하고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시행된 자율경비 선택납부제가 건전한 학생사회의 발전과 양립할 수 있도록 학내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조윤호 기자
giyomii@yonsei.ac.kr
이원재 기자
E.xodus@yonsei.ac.kr
조가은 기자
gaeunch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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