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삶의 지혜를 전해주기도 한다. 과거 대학교수는 교육과 학문적인 연구 활동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더 이상 사회적 현실과 유리돼 지식의 상아탑이라는 고고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다. 그들은 학문적인 전문성을 발휘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와 대중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공학교육혁신센터 한경희 교수는 3년째 연세 글로벌 엔지니어 프로그램(Yonsei Global Engineer Program, 아래 GEP)을 운영하고 있다. 공과대 학생들과 인솔교수 15명 내외로 구성된 GEP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파견돼 교육봉사, 지역의 환경 개선 활동, 대학생 문화 교류 등을 실천한다. 지난 7월에는 GEP 5기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빈민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들은 인도네시아 국립대 공과대학 학생들과 함께 교육봉사를 하고 학교 주변 길과 무너진 다리 등을 재건하며 한국 고유의 정을 나눴다. 특히 조재원 교수(공과대·환경공학)는 직접 정수기 필터를 제작해 현지 학생들의 물 문제를 해결했다. GEP 5기로 활동한 주미소(전기전자·10)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봉사활동 통해 내 삶의 방향과 태도가 많이 바뀌고 또 다른 나눔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교수 15명 내외로 구성된 연세남성교수중창단(아래 중창단)도 노래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중창단은 지난 2006년 5월 김혜옥(음악대·교회음악)교수 등 음악을 사랑하는 교수들이 모여 창단했다. 초기에는 조찬예배 등에 출연하며 음악 문화를 육성하고 확산하기 위해 활동했으나, 요즘에는 음악의 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악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며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창단은 정기적인 봉사모임과 함께 매년 6월과 12월에 세브란스 로비 3층에서 약 200~300명 내외의 환우들을 위한 ‘세브란스 음악회’를 개최한다. 또한 장애우를 위한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 남북평화재단 주최 ‘평화콘서트’ 등 지금까지 약 40여 차례의 공연을 진행했다. 초기 설립자이자 현재에도 활발히 활동 중인 박민용 교수(공과대·지능제어시스템)는 “크리스마스 즈음 장애우를 위한 캐롤송을 불렀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얻었던 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덧붙여 박 교수는 “학생들은 너무 바쁘게 자신의 일에만 갇혀 있지 말고 주변 사람들을 돌보며 살아야 한다”며 “교수들의 봉사활동이 본보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奉仕) 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쓰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것도 옛말이 됐다. 교수들의 봉사활동은 단순한 노동력 제공에서 나아가, 고도의 기술을 활용하고 감정적 치유를 제공한다.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은 자신에 대한 애정과 돌봄이 선행됐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넘어 그 사랑을 타인에게 베푸는 그들이 있기에 사회는 아름답다.
 

김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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