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행위는 근본적으로 정치행위이다. 심지어 침묵조차도 현 정치구조에 대한 암묵적 찬성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이 또한 정치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현상에 대한 침묵이 자신의 의사와는 다르게 특정 정치행위로 해석되는 것보다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고 반영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올바른 실천이다.

최근 들어 대학생들의 취업난과 함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교내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무관심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우리대학교 신촌캠의 경우 지난 2013학년도 선거에 4개 선거본부가 꾸려져 출마하는 등 꾸준히 선거본부의 수가 유지되고 있으나 서울대의 경우 출마 선거본부의 부족으로 총학생회 선거가 미뤄지는 일이 있었고, 우리대학교 원주캠의 경우에도 2012년 총학이 재출마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출마 선거본부가 없는 등 대체적으로 대학교 총학생회의 선거에 출마하는 선거본부의 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총학생회에 출마하는 선거본부의 부족은 총학생회에 대한 무관심과 이에 따른 학내 이슈에 대한 무관심 또는 무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양한 선거본부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학내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제시되지 않아 내용적으로 부실한 선거가 치러질 우려가 있으며, 또한 선거본부 '그들만의 선거리그'가 될 수 있어 학생들의 참여 의지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행히 올해 우리대학교의 경우에 선거 공고가 가까워짐에 따라 다양한 정치 색깔을 띠고 있는 여러 학생단체들이 등장하고 어느 때보다 많은 대자보와 현수막들이 게시되고 있다. 이는 총학생회 후보의 다양성과 다양한 시각의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되나, 보다 민주적인 선거와 총학생회 운영을 위해서는 연세학우들의 뜨거운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운영되는 정치체제의 비민주성과 낭비요인들을 지적하기는 쉽지만 그러한 체제를 직접 맡아 민주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은 머리로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한 눈과 귀, 절제되었으나 핵심을 외치는 입, 부지런한 참여를 이루어내는 발, 그리고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맞잡은 손을 통해 이루어진다.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통해 연세 교정에서부터 우리 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연습하고 꽃피우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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