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1월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한글날은 ‘한글을 기념하는 날’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쉬는 날’로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한글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많은 행사나 캠페인들이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한글을 기념하고 친근한 문자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네이버(naver), 한글과 친밀한 네이버(neighbor)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매년 한글날을 맞아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아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캠페인은 매년 10월 9일에 네이버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네이버가 ‘한글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라는 사명감을 갖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찾기 위해 시작하게 된 이 캠페인은 매년 색다른 기획을 선보인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새로운 글꼴 배포 ▲한글문서 서식 배포 ▲수기공모를 통한 한글간판 설치 등이 실시될 예정이다. 또한 지금까지 네이버에서는 캠페인 행사 중 하나로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이번에는 명동 예술극장에서 ‘한글의 담’이라는 이벤트가 개최될 예정이다. ‘한글의 담’은 스크린에 은어와 속어를 띄워놓고 이에 해당하는 올바른 한글표기를 하는 사람에게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이번 캠페인을 담당하게 된 네이버 김선민 선임마케터는 “요즘은 은어와 속어를 쓰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데, 이런 이벤트를 통해 올바른 한글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선임마케터는 “올바른 한글을 사용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글에 관련된 공모전에 참여하거나 각자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올바른 한글을 사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타이포그래피로 한글을 빛내다


‘타이포잔치’는 2년을 주기로 기획되는 타이포그래피* 전시행사로, 우리나라에서만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타이포잔치 2013’은 지난 8월 30일에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에서 열렸다. 타이포잔치는 전 세계의 서체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의 예술적 가치와 실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2년마다 개최된다.

타이포잔치는 인류의 우수한 디자인 유산인 한글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이포잔치 2013의 담당자 이민아씨는 개최 취지에 대해 “문학과 타이포그래피의 중첩지대에서 타이포그래피가 발휘하는 문학적 잠재성을 탐구하려는 주제로 개최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타이포잔치 2013에서는 ‘한글날 전야제’도 실시된다. 한글날 전야제에서는 '문자 이전의 밤, 말 이후의 음악'이라는 주제로 문자나 한글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방식의 재현을 피하면서도 문자와 언어의 표현으로서의 소리와 시각성을 매체로 사용하는 퍼포먼스와 워크샵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씨는 “타이포잔치가 타이포그래피의 예술적 가치와 실험가능성을 탐색하면서도 우리나라 한글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이에 한글날을 기념하고자 타이포잔치 행사의 일환으로 한글날 전야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눈으로 감상하는 한글 이야기


한편 서울시 광화문광장에 위치한 ‘세종이야기 전시관’에서도 한글을 볼 수 있다. 세종대왕 동상 지하에 위치한 세종이야기 전시관에서는 세종의 일생과 업적, 한글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한글로 만든 의자와 한글도서관 등 한글과 친해지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모습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이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한글박물관’ 온라인 페이지에서는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한글 문화유산을 수집·정리하고 이를 디지털화해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매년 특별 기획전을 개최해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한글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순 우리말보다는 외국어나 외래어를 자주 사용한다. 어딜 가도 있는 외국어로 된 간판, 상표들을 보며 한글의 소중함이 잊혀져가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들이 한글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이번 한글날에는 집에서 쉬는 것보다 이런 행사에 직접 참여해보는 것이 어떨까.

 

*타이포그래피: 활자의 서체나 글자 배치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활동으로, 디자인 전반을 이용해 문화의 근간인 문자를 예술로 표현한다.

 


글 사진 조윤호 기자
giyom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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