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학 창업 5개년 계획’과 우리대학교 지원 사업을 알아보다

지난 8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아래 SNS)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크 주커버그가 방한했다. 주커버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졌다. 주커버그를 만난 박 대통령은 “페이스북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잘 알려져있는데, 우리도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하는 벤처를 만드는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마크 주커버그의 탄생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은 ‘대학 창업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국정과제인 ‘청년 창업 활성화’는 우수한 창업인재 발굴과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 ‘대학 창업 5개년 계획’은 ▲창업 친화적 대학 교육제도 마련 ▲창업도전을 위한 환경조성 ▲지방대학의 여건 및 창업인식 개선 등 ‘3대 전략’과 ‘8개의 과제’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추진 방안으로는 최대 2년 연속 휴학이 가능한 ‘창업 휴학제’와 ‘창업 대체학점 인정제’, 대학간 ‘창업 학점교류제’가 도입된다. 교육부 취업지원과 김정한 사무관은 “창업휴학제와 창업 대체학점 인정제 등의 경우 현재 각 대학교에 학칙에 반영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문서를 보낸 상태”라며 “각 대학교마다 내년 또는 내후년부터 학칙에 자연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지방대학의 창업역량 강화를 핵심으로 지방대학 창업교육체계의 지원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이에 김 사무관은 “지방대학의 창업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내용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지방대학 학교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해당 지역실정에 맞는 통합적인 창업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각 대학의 창업동아리 발굴 지원과 창업캠프 및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대학생 창업지원에 한발 앞선 신촌캠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 발표 이전에도 우리대학교는 꾸준히 대학생창업지원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결과로 우리대학교는 수도권 창업선도대학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우리대학교 창업동아리는 신촌캠과 원주캠을 통틀어 76개에 달한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공동 실시한 ‘대학의 창업 인프라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교가 전국 대학 중 창업동아리가 가장 많다.
신촌캠 공학관 2층에 위치한 ‘창업지원단’은 창업동아리는 물론 예비창업자들의 창업공간과 경영관리에 전폭적인 실무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 기관은 지난 1999년 창업보육센터를 시작으로 2011년 우리대학교가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되면서 창업지원단으로 승격했다. 창업지원단 심효정 주임은 “창업지원단은 2002년부터 창업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생벤처센터를 운영해 입주공간은 물론 활동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학생창업지원을 다른 대학보다 일찍부터 시작해서 체계적인 지원프로그램이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 입장에서 기업 초기 단계에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은데 창업지원단에서 소액이지만 일부 투자를 해줘서 학생들이 용이하게 창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또한 심 주임은 “실제로 창업을 하고자 하는 창업팀의 경우 창업지원단에서 아이템 개발비를 최대 9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며 “창업학점제를 통한 창업 강좌와 창업전반에 대한 교육을 위한 창업아카데미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의 ‘대학 창업 5개년 계획’ 발표에 대해 심 주임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시행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지난해에 비해 취업과 창업에 대한 지원금이 30% 이상 늘어났다”며 “2014년 초 늘어난 지원금에서 취업부분과 창업부분으로 나누어진 새 정부의 예산 계획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커진 정부의 지원으로 학생창업팀들에게 더 많은 입주 공간과 다양한 창업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창업지원단은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 예비 창업자들도 입주가 가능한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창업활동들에 대해서 창업마일리지제를 실시해 높은 점수를 받은 팀에게는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LINC 사업단 선정으로 창업지원의 날개를 단 원주캠

원주캠에서는 ‘창업보육센터’와 ‘LINC(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사업단에서 학생들의 창업을 도와주고 있다. 창업보육센터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 초기단계에 있는 기업들에게 보육실과 창업관련정보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컨설팅을 해주는 곳이다. 창업보육센터 권오학 운영실장은 “창업보육센터는 정부에서 직접 진행하지 못하는 창업지원 사업을 실제로 시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창업보육센터에는 32개의 업체가 입주해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는데 이 중 4개 업체가 대학생창업기업이다. 창업보육센터는 창업기업 지원 외에도 매년초 ‘비즈플랜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해 입상한 창업동아리들에게 아이템 개발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2013년도 2학기에는 8개의 동아리가 선정돼 총 4천여만 원의 지원을 받았다.

LINC사업은 지역산업과 연계한 다양한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발굴하는 정부의 대학지원 사업이다. 원주캠은 강원권역 최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돼 지난 2012년 2학기부터 총 51억 9천만 원의 국고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LINC사업단은 창업교육센터를 통해 창업교육프로그램과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의 창업교육을 위해 성공기술창업실무, 창업경영론 등 총 29개의 창업 강좌가 개설됐다. 이러한 창업 강좌 개설 외에도 창업캠프와 창업세미나도 열린다. 창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LINC사업단 창업교육센터 정소영 연구원은 “11월 6일 창업캠프가 예정돼 있다”며 “창업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아이템 발굴부터 사업계획서 쓰기까지 창업의 과정을 시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INC사업단은 창업교육 외에도 창업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공모전, 박람회 등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활동 경비를 지원해 주는 대외창업활동지원과 총 18개 창업동아리에게 동아리활동 운영금을 지원해주는 창업동아리활동 지원이 시행중이다. 또한 학생들의 기술창업을 위해 시제품제작지원과 지식재산권지원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신청이 마감된 시제품제작지원에는 총 24개 팀이 신청했다. 지원한 팀 중 심사를 통과한 팀에게는 시제품제작비용이 지원될 예정이다. 지식재산권부문의 경우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권 출원을 희망하는 학생을 위해 변리사 면담, 특허 출원비, 특허 등록비 등을 지원해준다. LINC사업단의 창업교육센터 박현조 연구원은 “시제품과 특허는 창업 뿐만 아니라 다른 공모전을 나갈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학생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연세가 낳은 성공한 창업가

우리대학교의 창업지원을 발판으로 실제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 그 중 한 사람이 온라인 소셜 댓글 업체 ‘시지온(CIZION)’의 김미균(신방·05)대표다. 시지온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소셜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소셜 댓글이란 SNS의 아이디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SNS 주소와 함께 댓글을 달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특히 시지온이 개발한 라이브리(LiveRe)는 사진과 동영상 첨부 기능이 포함된 것으로 현재 주요 언론사의 90%이상이 시지온의 라이브리 소셜 댓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시지온은 소셜 댓글 이외에도 여러 가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다양한 위젯* 등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시지온을 창업하기 전, 김 대표는 창업지원단이 지원해준 입주 공간에서 약 3년 동안 창업활동을 지원받았다. 김 대표는 “2007년 김범진 동문(화공․06)과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공급하자는 뜻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며 창업 동기를 밝혔다. 김 대표는 “창업은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판매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세상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세상의 가치를 더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돼가는 과정이 창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대표는 “취업을 피해 창업을 한다거나 창업이라는 행위 자체가 좋아서 시작해선 안 되지만 정말 좋아하는 분야, 평생을 해도 보람이 있을 무언가를 찾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매달릴 수 있다면 시도하라”고 조언했다.

원주캠 창업보육센터에 지원을 받은 주식회사 뉴올로지의 진무곤(정경경영·08)씨는 오디오가이드서비스인 플레이버(Plavor)를 개발해 창업 활동 중이다. 플레이버는 기존에 박물관, 미술관에서 사용되고 있는 오디오가이드기계를 스마트폰용 플랫폼으로 대체해 편리하고 경제적인 오디오가이드서비스를 제공한다. 뉴올로지는 학교에서 주최한 비즈플랜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을 했고 특허지원을 받기도 했다. 진씨는 “학교나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이 많아 대학생들이 창업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실제로 창업을 하려면 책임감과 동기부여를 위해서라도 어느정도의 자비를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레이버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사비나미술관 등에서 클로즈베타서비스** 중이고 오는 11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베타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또한 뉴올로지는 해외진출에도 도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시행한 글로벌창업지원사업에 선정돼 구글, 페이스북, 로지텍 등의 회사들이 거쳐간 벤처투자 기업 플러그앤플레이(Plug&Play)와 협력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로의 출국을 앞둔 진씨는 “목표를 향해 내 힘으로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학생 창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대학생들의 창업 지원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창업을 취업에 대한 도피처로써 섣불리 생각해서는 안된다. 창업을 하기 위해 확실한 계획과 준비과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위젯 : 날씨, 뉴스, 생활정보, 일정관리, 시계 등 필요한 정보를 바로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

**클로즈베타서비스 :인터넷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나 게임등이 오류를 점검하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기 위해 정식 서비스 전에 공개하는 미리보기 형식의 서비스를 베타서비스라고 한다. 클로즈베타서비스는 한정된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폐쇄적으로 공개하는 베타 서비스를 말한다.              


 

 

 김민섭, 최지연 기자
geechoi@yonsei.ac.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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