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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언제나 정답이다
  • 남채경 기자
  • 승인 2013.03.23 20:09
  • 호수 1
  • 댓글 0

학기 초, 줄줄이 늘어선 동아리 홍보 플랑들 속에 유독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다.
“신촌 인근 치킨 집을 순회하며 치킨의 맛을 연구하되 단순한 친목이 아닌 유럽식으로 프리하게 운영되는 동아리!”

바로 치킨동아리 ‘피닉스’의 홍보문구다. 치킨동아리 피닉스를 처음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그저 ‘치킨 먹는 모임’이다. 하지만 피닉스의 목표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치킨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바로 이들의 목표다. 그렇다면 왜 하필 치킨일까? 이유는 ‘어디서 시작하든 결국에는 치킨 집으로 수렴한다’는 말 속에 있다. 이 말은 나이와 학과, 출신지가 다른 사람들이라도 결국은 누구나 좋아하는 치킨 집으로 모두 모이게 된다는 뜻한다. 치킨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문화이며, 이를 함께 먹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서로 간에 벽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이 피닉스 운영진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기조를 반영이라도 하듯 실제로 치킨동아리의 지원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신생 동아리로는 이례적으로 2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했다. 그 중에는 타 대학 학생, 외국인, 심지어는 교직원 등도 포함돼 피닉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입증됐다. 피닉스 회원 김성진(응통·12)씨는 “치킨 집 창업을 꿈꿔왔지만 그동안 진지하게 의견을 공유할 사람들이 없었다”며 “처음 피닉스를 접했을 때 ‘날 알아줄 곳은 저 곳뿐이다’는 생각에 바로 지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많은 지원자가 몰리다보니 면접과 오리에테이션을 진행하는 과정도 눈길을 끌었다, 카카오톡으로 이뤄진 면접에서 운영진과 지원자의 센스 넘치는 대화가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학내에서 200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적절한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워 동아리 사상 최초로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실제로 오리엔테이션 방송에 대한 실시간 시청자는 150명 선을 웃돌며 인기를 끌었다.

기존 동아리들과 차별화돼 새로운 길을 가고자하는 동아리답게 피닉스는 조직 운영 방식에서도 고정관념을 깬다. 특정 회장단 중심의 피라미드형 조직으로 운영되는 다른 동아리들과는 달리 5~6명의 운영진을 중심으로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동아리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운영진 전성준(경영·09)씨는 “운영진이 따로 있긴 하지만 회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닉스의 주요 행사와 모임은 주로 카카오아지트*와 온라인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기획되고 있다. 카카오 아지트와 카페 상에서 회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소규모 치킨모임인 치킨원정을 함께할 ‘치킨 전사’를 모집할 수 있다.

피닉스의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 피닉스는 앞으로 신촌 인근 치킨 집에서 회원들이 소규모 즉석 모임을 갖는 치킨원정을 포함해 치킨대학탐방, 치킨에 대한 매거진 창간, 먹방* 등을 계획하고 있다. 치킨대학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운영하는 치킨 사업 교육기관으로 누구나 치킨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어 보통은 예비 창업자에게 인기가 많다. 치킨대학을 탐방한 피닉스의 운영진 전성준(경영·09)씨는 “치킨대학에서는 기름의 종류와 온도, 양념의 배합비율에 따라 달라지는 치킨의 맛에 대해 배울 수 있다”라며 “피닉스의 많은 회원들과 이를 공유하고자 치킨대학과 협조해 탐방 또는 강사 섭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치킨을 먹는 것를 넘어 체계적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치킨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운영진의 의도다.

운영진 권순우(경제·09)씨는 “피닉스를 기획한 운영진들이 충분한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면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감춘 오늘도 따분한 일상을 살고 있다면 지금 당장 치킨동아리 피닉스로 가보자. 치킨의 종류만큼이나 버라이어티한 ‘재미’들이 당신의 상상을 뒤엎을 준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 아지트 : 비공개 아지트를 만들어 초대한 카카오톡 친구들에게만 대화 내용이 공개되는 SNS
*먹방 :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음식을 먹으면서 토크를 진행하는 것

남채경 기자
skacorud2418@yonsei.ac.kr

남채경 기자  skacorud241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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