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비와 행사비 등의 소모성 경비로 105억 원 지출했다는 분석 발표돼 논란…투명한 회계 내역 공개와 실질적 경비지출 요구돼

우리대학교가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회의비와 행사비 등 소모성 경비로 총 105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했다는 분석이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월 31일 ‘대학교육연구소’(아래 연구소)는 ‘사립대학 회계정보 시스템(한국사학진흥재단 운영)’에 공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대학교가 지난 2011년 ▲*업무추진비▲*회의비 ▲*행사비 ▲*홍보비로 총 104억 8천여만 원을 지출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소모성 경비’란 교육 및 연구 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업무추진비 ▲회의비 ▲행사비 ▲홍보비 등의 예산으로 정부부처나 일반 기업체의 경우 예산 편성 시 최대한 억제하는 비용이다. 우리대학교의 경우 ▲행사비 77억 8천만 원 ▲홍보비 13억 6천만 원 ▲회의비 7억 7천만 원 ▲업무추진비 6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국 155개 사립 대학교 중 가장 많은 액수로 2위를 차지한 한양대의 소모성 경비 지출액(55억 원)과 두 배 가량의 차이가 난다. 이중 총 합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비용은 행사비로 해당 분야 2위 대학의 지출액인 41억 원보다 약 1.8배 높다. 우송대와 경희대가 47억 원으로 3,4위를 차지했으며 고려대는 44억 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자료 분석에 이어 연구소는 전국 사립대학들의 소모성 경비가 매년 증액됨을 언급하며 “이는 대학들이 ‘반값등록금’ 논란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연구소의 분석에 대해 “전체 재정 규모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관련 비용이 소모성을 띠지 않기 때문에 양적·질적 측면 모두 어긋난 분석”이라고 대응했다. 기획실 예산팀 윤장용 팀장은 “대학마다 재정 규모가 모두 다른데 연구소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절대금액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우리대학교의 경우 총 재정 규모가 9천억 원에 이르는데 반해 소규모의 대학들은 몇 백억 원 정도만을 운영한다”며 “재정규모 대비 비율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총 재정규모 대비 소모성 경비 지출은 우리대학교가 1.1%인데 반해 연구소 발표에서 138위를 차지한 대신대의 경우 2%에 달한다.

 

또한 윤 팀장은 “연구소에서 정의한 소모성 경비는 모호한 개념”이라며 “행사비의 경우 취업박람회나 멘토링과 같은 교육 관련 사업에 투자한 비용이 상당 부분이기 때문에 소모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팀장은 “회의비 또한 교내 정책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단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인 비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어떤 비용이 소모성 경비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내려진 바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작성한 2004 회계연도 ‘사립대학 예산 편성 및 재정 운영 유의 사항’에 업무 추진비와 행사비를 소모성 경비로 지칭했기에 이에 근거했다”며 “회의비와 홍보비는 관행적으로 소모성 경비라고 지칭한다”고 답했다. 또한 임씨는 “물론 행사비 내역 중 1차적으로 학생들의 교육적인 목적으로 쓰인 부분도 있겠지만 분석을 통해 지적하고자 한 것은 그 외의 2차적인 행사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대학교는 실질적 회계 내역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 측의 의견을 뒷받침 할 근거가 부족하다. 행사비에서 교육 프로그램 관련 비중이 수치적으로 어느 정도 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업무추진비의 경우 사용 기준이 모호하고 사후 정산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이미 예전부터 단체장의 비자금으로 전락하기 쉽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실제로 지난 2012년에는 안양대 김승태 총장이 업무추진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총 7억 원을 지출한 회의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용 내역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지출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우나 지난 2012년 교직원 컨퍼런스의 경우 두 차례 모두 최고급 호텔에서 열린 바 있다.
 

사립 대학교들의 지나친 소모성 경비 지출 논란 그 중심에 우리대학교가 놓여있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를 되짚고 재정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와 더불어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경비 지출이 요구된다.
 

*업무추진비: 업무추진에 특별히 소요되는 비용으로 접대비나 직원 경조사비, 자료 수집비 등 구체적인 다른 비용 항목에 포함시킬 수 없는 비용
 

*회의비: 식사 제공 등을 포함한 각종 회의 개최에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비용

*행사비: 입학식·졸업식·개교기념식 등의 행사에 지출하는 비용

*홍보비: 신문 공고, 홍보용 책자, 기념품등의 홍보용품 제작 경비

 

안규영, 이유경 기자
agyong12@yonsei.ac.kr

자료사진 연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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