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동결된 연세춘추비,
한지붕 아래 두살림

연세춘추비 6천700원에는 사실 우리신문과 우리대학교 영자신문인 『연세애널스』의 운영비가 모두 포함돼 있어 두 신문사를 운영하기에는 빠듯한 비용이다.
 

 학교 지원의 실체?

지난 7일 대학언론사와의 면담에서 기획실의 기획실장 김영세 교수(상경대·게임이론)는 “연세춘추에 학교 측에서 매년 예산의 40% 이상을 현재도 지원하고 있는 상태이며 연세춘추비 부족분에 대한 무조건 보전은 지나친 요구”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항목별 예산을 분석한 결과, 학교 측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대부분 보직 교수 및 교직원 인건비에 해당된다. 또한 해당되는 항목의 예산은 지난 2012년의 예산과 같거나 증가했다. 이는 학생들의 취재비가 작년대비 70%정도 삭감된 것과 대조적이다. 즉, 학교 지원이 신문사의 운영이 아닌 교수 및 교직원 인건비에 치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취재없이 발행을 하라?

특히 대폭 삭감된 취재비는 신문을 만드는 기자들의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취재비는 ▲캠퍼스별 왕복 교통비 ▲설문지 인쇄 ▲자료도서 구비 ▲행사 취재(연고전, 아카라카 등) ▲지방 취재(학외) ▲수습기자 교육 지원 등에 쓰이는 필수적인 지출 품목으로 예산과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드는 지출이다. 그중 교육과 관련된 지원은 최근 몇 년간 어려워진 재정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으며 앞으로는 취재비의 70%이상을 기자들이 사비로 충당해야 한다.

 

알아서 살아남을 방도를 찾으라?


연세춘추비가 지난 17년간 동결된 연유로 우리신문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재정적 위기에 처해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신문사는 이에 대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광고를 유치해왔다. 신문방송사무국 관계자는 “광고 수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며 “발행부수와 광고 수입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대책 없이 무조건 발행부수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신문사의 광고 게재 및 수입은 이미 전국 대학언론사 중 최대 규모다. 그러나 학교는 계속해서 ‘자구책’을 요구하고 ‘경영을 효율화하라’는 등 재정난의 책임과 해결을 우리신문에 떠넘기고 있다. 김 교수는 “자구책을 모색하라는 입장을 지난 2012년 10월부터 밝혀왔는데 이제 와서 예산이 줄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관계가 다른 얘기이며, 이에 대한 준비를 이미 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변화하고 싶으나 변화할 수 없다?
 

지난 7일 윤장용 예산팀장은 “학교입장에서는 장기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이 충분하다고 여겨지면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언론사 입장에서도 조직적인 개편을 하거나 발행 간격을 조정하는 등의 다양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운영비조차 충당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 개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실제로 우리신문사는 매거진 창간, 모바일앱 개발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최근 불투명한 예산으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대표적으로 모바일앱 개발을 들 수 있다. 우리신문 정세윤 편집국장(문화인류·11)은 “장기적인 입장에서 모바일 환경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모바일 앱을 런칭해서 광고를 확보할 경우 점진적으로 부수를 줄이는 등 효율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행부수를 줄이는 대신 섹션지 등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독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컨텐츠를 준비중”이라며 “문제는 이를 시도하기에는 당장 현행 유지하기도 빠듯한 예산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신문 제작비’ 항목의 경우 절반 이상이 삭감돼 ‘시대에 맞는 방향으로 변화하라’는 학교 측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등, 신문사 운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예산안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세윤, 임미지 기자
 haksuri_mj@yonsei.ac.kr

자료사진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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