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춘추가 겪고 있는 문제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여느 대학언론이 가진 고질적 문제가 곪아 터져 나온 것 같다. 구독료를 내지 않는 학우들, 재정 지원을 외면하는 학교 사이에서 연세춘추는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까.

이는 비단 연세춘추 뿐 아니라 모든 대학신문에게 닥쳐올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이번 학기 서강학보만 해도 발행부수를 상당히 줄였고 본부에서 지원받는 예산 역시 해가 지날수록 감액되는 상황이다. 다른 대학신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고 들었다. 해가 지날수록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대학언론이 점점 설 자리를 잃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대학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학생 기자로서 소명을 다하기도 전에 여러 상황적인 여건에 지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는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생존’ 자체를 위협하기까지 이르렀다.

대학언론은 학교의 여론을 담아낼 수 있는 창구이자 학내 이슈를 담아내는 공론의 장이다. 또한 때로는 학우들의 입장에서 학교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 존재만으로도 대학언론은 상당한 상징성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적 지원을 단순한 소모비용으로 여기고 부족한 액수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학교의 무책임한 답변은 이러한 상징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사태가 연세춘추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대학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춘추 기자들로 하여금 대학언론이 갖는 의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왜 학교에 대항하면서 그토록 연세춘추의 자리를 지켜내려고 하는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이에 답을 내리는 순간이 그들에게 무엇보다 값질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를 반추하고 답을 찾은 뒤에 학교에게 하는 지원 요청과 학우들을 향한 관심 호소는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갈 것이다.

연세춘추의 상황을 지켜보며 나 개인적으로도 대학언론의 현실, 그리고 우리가 설 자리에 대해 다시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연세춘추가 부디 지금 이 상황을 잘 극복해 위기에 처해있는 모든 대학신문에게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이 시련을 이겨낸 뒤의 연세춘추는, 그 누구보다도 진정성 있는 대학언론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서강학보는 당신들을 응원한다.

서강학보 신재희 편집국장
chunchu@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