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대 학생회는 학과 사무실 지원금, 기업 스폰, 동문 지원금 외에도 학생에게 걷는 학생회비를 통해 한 해의 예산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총학생회에 편성하는 학생회비 외에 소속 단과대에 1년에 약 7만원 수준의 학생회비를 지불하고 있다. 학생들이 지불하는 학생회비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은 만큼 학생들은 소속 단과대의 학생회비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권리가 있다. 하지만 학생회비의 사용내역과 예·결산 공개 정도·방식 등에서 단과대 별로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

내가 낸 학생회비, 어디로 가나

대부분의 단과대에서 학생회비는 새내기 배움터(아래 새터)나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 단과대 축제 등 행사에 주로 사용된다. 생명대는 체육대회에 가장 많은 학생회비가 사용됐다. 생명대 학생회장 김영호(시스템생물·10)씨는 “체육대회에 약 1천 500만 원의 예산이 사용됐지만 사무실 지원금과 기업 스폰, 사무실 지원금이 대부분이었다”며 “학생들에게 걷는 학생회비는 한 학기에 150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간호대는 전체공개,
상경·경영대는 비공개?

예·결산 내역의 투명성에서 가장 본보기가 될 만한 단과대는 간호대였다. 간호대는 선본 출마 당시부터 예·결산 내역 공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간호대 학생회장 최한글(간호· 07)씨는 “학생회비를 분기 별로 온·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로 공약에 예·결산 내역 공개를 내걸지는 않았지만 임기 말에 2012학년도 예·결산 내역 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단과대는 ▲문과대 ▲이과대 ▲신과대 ▲사과대 ▲법과대 ▲음악대 ▲생과대 ▲교과대 ▲UIC 등이다. 공과대의 경우 새터비 결산 내역은 공개했으며 1학기 예·결산 내역은 안건지 속기록을 통해 공개한 상태이다. 공과대 학생회장 조영민(컴퓨터·09)씨는 “2학기 예·결산 내역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상경·경영대는 이번 학생회를 포함해 관행적으로 예·결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상경·경영대 학생회장 박재언(경영·10)씨는 “상경·경영대의 경우 진행하는 사업의 규모가 커 학생회비만으로는 애초에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관행적으로 외부 수입원으로 예산을 조달했기 때문에 예전부터 예·결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고 공개 요청이 들어온 적도 없었다”고 전했다. 몇몇 단과대는 마련된 예산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차기 학생회로 이월한다. 이과대의 경우 작년 학생회에서 약 130만 원을 이월 받았으며, 차기 학생회로 약 80만 원을 이월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UIC 학생회장 이한검(UIC·09)씨 역시 “학생회비가 많이 남아 이를 차기 학생회에 이월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라며 “올해 TAP와 ASP가 UIC에 새로 생겨 단과대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학생회비가 늘었지만 준비된 학생회 사업의 규모가 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예대 학생회 <We하여>는 ‘복지’ 공약의 일환으로 ‘매달 예산 및 공약이행사항 공지’를 내세웠다. 이 공약은 학생회 예산의 사용처와 공약이행 상황을 매달 게시판을 통해 공지해 투명성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시한 공약과는 달리 예산은 매달 공지되지 않았다. 대신 예산을 분기별로 나누어 원주캠 커뮤니티 ‘연필넷’의 학생회 게시판에 결산내역이 공개됐다.

과기대 학생회 <허브(Herb, hub)> 또한 매달 사용하는 재정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공약이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예산 사용 내역은 지난 4월과 5월 달 내역이 공개됐다. 재정 내역 공개는 영수증을 스캔해 정리된 파일을 연필넷 학생회 게시판 및 창조관 중앙의 게시판에 게시했다. 이에 과기대 학생회장 김성현(컴정공·09)씨는 “더 부지런했다면 매달 할 수 있었으나 미룬 면이 있어서 학우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정경대 학생회 <참!ng>는 예산 내역 공개와 관련된 공약이 없었지만 총 2번 예산 내역을 공개했다. 1차는 3월과 4월 자료를 정리해 올렸으며 2차는 5월과 6월 자료를 정리해 공개했다. 1차와 2차 모두 연필넷 학생회 게시판에 공개했다. 지출된 예산이 정리된 통장을 모두 공개하고 명세표가 없는 것은 은행 사본을 복사해서 공개했다.

보과대 학생회 <이유(EU)>또한 예산과 관련된 공약은 없었지만 지난 4월과 5월에 예산 내역을 보과대 클럽에 게재했다. 이에 보과대 학생회장 박경원(환경·09)씨는 “6월부터 10월까지의 예산 사용 내역은 일주일 내로 보과대 클럽, 연필넷 학생회 게시판, 백운관 1층 게시판을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IC 학생회 <Linking> 또한 예산 관련 공약은 없었지만 동아시아국제학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학기에 통장사본 및 영수증을 지출항목별로  정리해 공개했다. 이번 학기 예산 사용내역은 오는 12월 둘째 주에 공개할 예정이다.

원주의과대 학생회 <함께 만드는 신나는 오늘> 역시 예산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은 없었다. 매달 정기적으로 정리된 내역은 없지만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의과대 클럽을 통해 3월, 4월, 5월까지의 예산 내역과 행사 후 결산 내역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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