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학생의 약 60%, 권장 수면시간 못 지켜

3학년인 연돌이는 수업시간마다 내려오는 눈꺼풀에 힘들다. 다가오는 중간고사와 취업 관련 시험 때문에 숙면을 취한 지가 언젠지 가물가물하다. 1학년인 세순이 역시 수업시간에 눈이 감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학에 들어온 후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게임에 수면시간을 내어주다 보니 적게 자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는 말처럼 자신을 위해 잠을 아끼는 경우도 많고, 잠을 자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더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잠을 아끼는 것만이 상책일까?

우리신문사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수면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3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은 무작위로 진행됐으며 응답자 중 1학년이 215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세인의 수면을 파헤치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하루 평균 몇 시간을 잘까.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몇 시간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2.7%는 6~8시간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35.6%의 응답자는 4~6시간이라고 답했다. 성인의 하루 권장 수면시간이 7~8시간임을 고려할 때 약 40%에 해당하는 학생들만이 권장 수면시간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수면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할까?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2.5%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수면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이유로는 가장 많은 학생들이 ‘시험과 과제 등의 공부 때문에’라고 답했다. 1학년의 33.9%, 2학년의 47.5%, 3학년의 70.5%, 4학년의 59.1%가 이를 선택했는데, 학년별 추이를 살펴보면 1, 2학년보다 3, 4학년이 공부 때문에 수면시간이 불충분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 답변은 ‘자신의 여가시간을 즐기기 위해’로 전체 학년을 통틀어 23.1%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수면시간이 충분하지 않는 이유로 ‘음주 등 유흥문화 때문에’, ‘아르바이트 때문에’를 꼽았는데 전체 학년 중 이를 선택한 학년은 1학년이 24.3%로 가장 많았으며 이를 선택한 3,4학년 응답자는 없었다.

시험 기간의 수면시간은 하루 평균 수면시간과 차이를 보였다. 시험 기간 수면시간을 물어보는 질문에 응답자 중 55.1%는 평균 4~6시간이라고 답했으며 25.2%는 4시간 미만이라고 답했다. 6시간 이상을 잔다는 응답자는 8.1%, 하루 평균 수면시간과 동일하다는 응답자는 11.5%에 불과했다. 앞선 질문에서 약 43%의 응답자가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6~8시간이라고 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험기간 수면시간은 하루 평균 수면시간과  적게는 1시간, 많게는 4시간 이상 차이가 났다. 이외에도 응답자 중 56.1%는 잠을 깨우기 위해 졸음해소음료를 마시고 있었으며 그 56.1%의 응답자 중 46.1%가 하루에 적어도 2캔 이상의 졸음해소 음료를 마신다고 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카페인 1일 권장 섭취량은 성인 400mg이하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그중 200mg정도를 권장하고 있다. 250ml짜리 졸음해소음료를 하루 2캔 이상 마신다면 권장 섭취량보다 훨씬 웃도는 수치를 섭취하는 것으로 몸에 매우 해롭다.

 

건강 해치는 수면부족

위 설문을 통해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공부, 여가시간 등의 이유로 인해 수면시간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홍성빈(철학·07)씨는 “평소에는 잠을 최대한 잘 챙겨 자려고 노력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는 기간 등 어쩔 수 없이 잠을 줄여야 하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신명수(국문·12)씨는 “여가활동인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자는 시간을 놓친 적이 많다”며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면 계속 보게 돼 늦게 잠드는 생활패턴이 몸에 익어 매일 피곤하다”고 수면시간이 부족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부족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20대 초중반의 수면부족문제는 우리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한수면의학회 신홍범 이사는 “20대 초반에도 신체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는데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성장지연이 일어날 수 있다” 며 “20대 초반은 체력이 강해서 수면부족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영향을 못 느낄 수 있지만 수면부족으로 인한 뇌기능 저하, 수면리듬 교란으로 인한 생체리듬 파괴 등의 부작용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대 초반의 경우 적어도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며 “수면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다”고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잠,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보약’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자야 모든 것이 잘 풀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대학교의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혹은 현재를 즐기기 위해 수면시간을 양보하고 있었다. ‘잠’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수면시간을 확보한다면 매일 보약을 먹은 듯 생활에 활기가 넘칠 것이다. 이제부터 잠자는 시간을 다른 목적에 내어주기보다는 매일 자신을 위해 ‘숙면’을 취하려고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석지은 기자
doljieu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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