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초급 장교양성을 위해 ROTC 제도가 도입됐다.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일정시간을 군사 훈련을 받고 초급 장교에 보임되는 제도로서의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언  50년이 지났다.  그동안 ROTC 출신의 남성 4성장군과 약 16만여명의 예비역 초급 장교들이 배출됐다. 미국에서 최초로 시작된 이 제도는 한국에서 장교 배출을 하는 코스로 성공적인   정착을 했다.

그러나 한 구석이 부족한 채 자리잡았다. 그것은 여학생들이 이 제도를 통하여 전문 직업으로서 여군 장교가 되는 길이 열리지 못했던 데 그 원인이 있었다. 한국의 여성단체와 여성 국회의원들의 문제제기로 여학생들도 ROTC에 지원하여 직업 장교가 되는 길이 열린 것은 최근이다. 드디어 연세대학교도 이제 두명의 여학생이 최초로 ROTC  학훈 장교 훈련과정에 참여하여 장교가 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매년 이런 제도를 통해서 연세대학교 여학생들이 장교로 임관이 될 것이다. 2주간의 동계훈련은 쉽지만은 않지만 여성 ROTC제도는 여성 커리어(career) 코스로서 고려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제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ROTC 에 여학생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지원해서 헌법 제15조가 적시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누리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가 보완돼야 할 것이다.

첫째 연세대학교 여학생들의 ROTC정원을 늘려가야 한다. 직업 장교를 지망하는 여학생들이 가지는 열망에 비하여 두명의 정원은 너무 적다. 연세대학교는 여학생들이 직업 장교로 보다 많이 진출하게 하기 위해 정원을  늘려 가는 노력을 정책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둘째, 여성의 장교 승진 체계를  한국군 장교라는 직업 집단 내에서 개혁해야 한다. 지금의 승진 체계가 수정되어 여성들도 능력이 되면 소장, 중장, 대장 등 군의 상층부에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혁신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여성장교는 간호 병과에  준장으로 보임되는 경우와 여군단에서 다른 병과에 한 명 정도가 준장으로 승진하는데 그쳤다. 앞으로 여성장교를 전문 직업으로서  생각하는 여학생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면 더욱 그렇다. 미래전이 정보전, 첨단 장비전의 형태로 변화하고, 이에 국군 전력운용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더라도 우수한 여성이 군 최상층부에서 일할 찬스를 남성 장교와 동등하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여성 장교의 장성승진에서  성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

셋째 , 이 제도를 통해 우수한 여군장교를 육성하기 위한 홍보를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 많은 여학생들이 아직 여성 ROTC 제도를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모집 과정에서 잘 모르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넷째 , 여성 장교도 모든 병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관, 경리. 헌병, 법무, 병기, 병참, 화학, 기갑, 의무, 보병, 군악, 포병 등의 모든 병과에 여군 장교들이 다양하게 진출하도록 하는데 인색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여학생들도 강군을 육성하는 초급 장교로서  육성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미국도 초기에는 남성들만 ROTC제도를 통해서 장교로 임용하다가, 수 년후 여성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승진 체계를 개혁하여 여성 ROTC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중이다. 미국에는 여성 ROTC 출신의 2성 장군, 3성 장군이  리더쉽을 적절히 발휘하는  중이다.
우리 학교도 여학생들이 전문  직업으로서 장교를  선택하는데 학교는 물심양면의 지원을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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