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중앙도서관 2층에 있는 열람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주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바로 가방을 보관소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가방보관소 앞에서 긴 줄을 서고 책을 꺼내느라 분주하다. 이때 가방에서 꺼냈어야 하는 물건을 깜빡 잊으면 낭패보기 일쑤다. 이미 「연세춘추」를 통해 지적된 바 있듯이 가방보관소 아저씨들이 가방보관소가 ‘개인보관함’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칸막이가 있는 책상이 대부분인 우리 도서관에서, 2층 열람실은 칸막이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개인 학습 공간으로 이용하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특히 도서관 좌석부족이 심각한 우리대학교에서 시험기간에는 이곳까지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 차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가방을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사용자 편의의 원칙에 어긋날뿐 아니라 현실을 외면하는 불합리한 처사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가방보관소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마도 도서의 분실을 우려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다른 대학교에는 우리와 같은 가방보관함이 없음을 고려할 때, 가방보관소의 필요성은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설령 가방보관소의 폐지로 도난이 잦아져 도서관 운영비용이 증가하더라도, 매달 가방보관소에 들어가는 인력비보다는 적을 것이다.
가방보관소에 배치돼 있는 인력에 할당되는 임금은 차라리 도난 방지시스템을 강화하는데 쓰고, 그 인력을 다른 곳에 재배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합리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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