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이러한 바람을 현실로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놀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 ‘노리단’과 ‘오방놀이터’다.

노리단은 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악기로 공연을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2004년 ‘하자센터’의 10대 탈학교청소년과 20~30대 문화작업자 11명이 ‘청소년이 다양하게 놀 수 있게 하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자’는 취지에서 창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친환경 공공디자인, 문화예술·창의력 교육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가며 2007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현재 노리단의 구성원은 80여 명으로 연령층은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앞으로 노리단은 부산 노리단과 다문화합창단을 계획하고 있다.

노리단은 ‘버려지는 것을 새롭게 살린다’와, ‘하고 싶은 일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리단 노승미 홍보팀장은 “새로운 일을 만들고 어려운 일을 헤쳐나갈 때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일과 놀이는 하나”라고 말했다. 노리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으로 우리나라에서 안산 거리극 축제, 과천 거리극 축제에 참여해 거리극 문화를 활성화시켰다. 시민참여형 대규모 창작거리극 ‘고래의 꿈’, 에코 뮤지컬 ‘핑팽퐁’ 등 끊임없이 새로운 공연예술을 창작해 선보였다. 또한 친환경 어린이놀이터 리모델링 사업과 같은 공공디자인 사업을 추진했고, 청소년 창작음악 워크숍 ‘소리배낭여행’ 등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오방놀이터는 결혼, 임신,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창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현재 오방놀이터에 근무하는 직원 4명 모두 평범한 가정주부다. 이들이 직접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천연염색 원단을 소재로 아이들의 놀잇감을 제작하고, 미술놀이, 동화놀이와 같은 놀이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오방놀이터 박정이 대표는 “경력 단절여성들에게 일이 곧 놀이이고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을 만들고자 했다”고 오방놀이터를 설립한 목적을 밝혔다. 오방놀이터 박인경 직원은 “아이를 업고 다녀서 힘들지만 아이와 같이 일할 수 있어서 한 달에 몇십만 원이 차이나는 다른 일자리를 포기했다”며 “아줌마들끼리 하는 일이라 엄마의 마음이 항상 녹아있다”고 말했다.

오방놀이터는 가족놀이문화공간 ‘오방놀이터’와 놀이프로그램 ‘오방놀이’, 친환경 놀잇감인 ‘오방놀이감’ 등 세 가지 사업을 한다. ‘오방놀이’ 중 천연 염색 동화책 만들기와 동화 읽기 모임에 참여했던 박은주씨는 “경력단절여성은 다시 일하기 위해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방놀이터는 일반 직업소개 프로그램과 다르게 자기를 성찰하고 자기 경력을 스스로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주령구 거북이’는 오방놀이터가 개발한 대표적인 친환경 놀잇감이다. 주령구 거북이는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14면체 주령구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가공 처리되지 않은 면 원단에 아이들의 감각 발달을 위해 울금, 황토 등 다양한 천연 재료로 직접 염색하고 버찌씨, 메밀껍질 등 여러 가지 속채움 재료를 넣어 전통매듭으로 손바느질했다.

노리단과 오방놀이터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 놀이는 새로운 직업과 사업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놀이로 먹고 살고 싶은 꿈을 꾸는가? 이제 과감하게 그 꿈을 실현시켜보자.


박소원 기자 parksowo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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