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의 고급화로 워터바, 워터소믈리에 인기 상승

최근 프리미엄 생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 불리던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프리미엄 생수는 함유성분에 따라 나뉘며 미네랄워터, 탄산수, 해양 심층수, 빙하수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격은 1천 원대에서 몇 만원대까지 다양하고, 대부분 일반 생수보다는 가격대가 높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프리미엄 생수를 택하는 이유는 건강과 안정성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생수는 일반 생수보다 미네랄 성분이 많다고 인식된다. (주)파나블루 사업지원팀 이만 팀장은 “프리미엄 생수의 경우 미네랄 함량이 일반 생수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며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미네랄을 프리미엄 생수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싼 브랜드의 생수를 마심으로써 남들과 차별화돼 보이려는 욕구 역시 프리미엄 생수의 수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수입 탄산수 페리에를 즐겨 마신다는 윤영주(응통·11)는 “딱히 다른 생수와의 맛 차이는 느낄 수 없지만 브랜드 때문에 페리에를 마신다”고 말했다. 브랜드가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프리미엄 생수를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리미엄 생수는 병 디자인이 일반 생수에 비해 독특하고 화려하다. 페리에의 경우 인디언 곤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초록색의 둥그런 디자인으로 유명하고, 에비앙은 매년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든 한정판을 내놓고 있다. 패리스 힐튼이 즐겨 마신다 해서 유명해진 블링 H20은 스와로브스키사의 크리스털로 장식해 한 병에 5만원대에 판매된다. 커피나 와인처럼 생수도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돼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프리미엄 생수에 대한 수요 변화에 발맞춰 ‘워터바’라는 신개념 바도 생겨났다. 워터바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100여 종의 생수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현재 신세계 백화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세 곳에 위치해 있다. 워터바에는 워터 어드바이저라고 불리는 물 전문가가 상시 대기하고 있어 여러 가지 생수의 특징을 설명해준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 워터바 남원모 점장은 “프리미엄 생수는 각각 체내에 있는 산성 성분을 없애주는 기능, 노폐물 제거, 체지방 감소, 피부 미용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고객별로 알맞은 기능성 생수를 추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남 점장은 “독특한 디자인에 관심을 같는 20, 30대 여성들도 많이 찾지만, 효능이 다양한 만큼 실제로는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워터바에 이어 워터 소믈리에라는 색다른 전문가의 등장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일반 소믈리에가 와인과 같은 식음료를 감별하는 전문가라면 워터 소믈리에는 물의 맛과 냄새, 품질을 감별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워터 소믈리에가 전문 직종으로 자리잡았고 국내에서는 지난 4월, 한국수자원공사가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1차 교육을 실시했다. 수질분석연구센터 오은정 차장은 “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취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교육내용은 물의 특성, 맛·냄새 평가기법, 물 맛 테이스팅 실습으로 이루어져 있고, 국제 소믈리에 협회인들이 교육을 담당한다. 오 차장은 “아직까지 국내에 워터 소믈리에 자격증이 공식적으로 발급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제도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은 이제 단순히 필요에 의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스타일을 동시에 챙기는 수단이 됐다. 프리미엄 생수에 대한 수요는 워터바, 워터 소믈리에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늘 가던 카페 대신 워터바에 들려 워터 소믈리에의 설명과 함께 내 몸에 맞는 건강한 물 한 잔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최혜원 기자 hellofriday@yonsei.ac.kr
컷 김진목
자료사진 신세계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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