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박승희 교수

“20대인 자네들도 지금부터 취미를 하나씩 만들어 놓아야 해.”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박승희 교수의 답변이었다. 뜬금없이 노인복지가 취미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우문에 박 교수는 현답으로 100세 시대를 대비할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인간은 원래 노인과 젊은이가 따로 살지 않고 함께 살았다”며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분업을 통해 일터와 삶터를 분리시켰다. 이로 인해 진행된 개인화와 분절화는 심각한 노인 소외문제로 이어졌다. 공동체가 분절된 상황 속에서 노인들은 소외됐고, 아이들은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됐다.

개인화로 인해 가족이 분열되면서 자식에게 효도 받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길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또한 개인이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게 되고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출산율의 저하가 뒤따랐다. 이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를 가져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오는 2018년이면 65세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예상도 있다. “벌써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을 뽑지 않기 시작했으며, 이런 현상은 중·고등학교로 이어질 것이고, 머잖아 대학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단지 비관론 중 하나에 불과한 것 같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박 교수는 이러한 비관적인 현실을 근본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고령화는 지배적인 현상이며 출산율은 제도적으로 높일 수 없다. 그러나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해결책을 세울 수는 있다. ‘공동체의 회복’이 그 해답이다. 박 교수는 아파트 단지 중심에 복지관을 세우고, 그 복지관에 양로원과 보육원을 포함시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노인들은 손자손녀의 손을 잡고 아침마다 복지관에 가고, 노인들이 갈고 닦은 취미생활을 전수하는 취미교실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아픈 노인들을 돌보고 장례식을 주관하는 일도 하면서, 생로병사의 과정을 공동체 안에서 해결하도록 하면서 가족과 삶의 본질을 되새기는 것이다.   

“노인문제의 접근은 ‘잘 노는 문제’와 통하는 것이야”라고 박 교수는 말했다. 자살률이 높아지고,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이유가 사람들의 삶이 ‘재미가 없어서’라는 것이다. 노인들도 삶에서 자기 역할을 부여할 수 있어야 살아갈 의지를 가지게 된다. 이는 비단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이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로병사를 배우고 문화적으로 성숙된 교육을 받는 것이다. 공동체의 회복을 통해 효의 의미를 회생시키고 가족을 살리는 것, 이것이 우리가 100세가 될 시대를 위해 준비해야 할 가장 시급한 노후대비책이라는 것이 그가 내민 현답이었다.

김유진 기자 lcholic@yonsei.ac.kr
사진 박동규 기자 ddonggu77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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