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동행한 흥업지구대의 일일

“치~치~ 따뚜공연장 5살 미아발생 흰모자 흰바지 마흔둘 마흔둘*” 지난 5일 어린이날에도 흥업지구대의 무전기는 켜져 있었다. 이날 따뚜공연장에서 어린이날을 맞이해 여러 가지 행사가 이뤄졌고 더불어 경찰관들도 바빠졌다. 흥업지구대 순찰1팀 김형기(41)씨는 “오늘은 휴무지만 인력이 부족해 나오게 되었다”며 “나는 괜찮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흥업지구대는 원주캠이 위치한 흥업면과 명륜2동, 귀례면을 관할하며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치안업무와 교통문제들을 해결한다. 흥업면에는 면단위 지역임에도 우리대학교를 비롯해 세 개의 대학이 위치해있다. 그래서 흥업지구대는 기존 경찰 업무 외에도 학교축제기간에 주변교통정리를 맡기도 한다.

흥업지구대를 통해 우리대학교 주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아봤다.  지난 4월 29일 새벽 4시 20분경 원주시내 타 대학의 학생들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량의 난관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는 차에 탑승했던 여학생의 두개골이 깨질 정도로 큰 사고였다. 이에 흥업지구대 순찰2팀장 김태규(54)씨는 “자기 생명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음주운전은 하지도 말고 술 먹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타지도 말라”고 말했다.

지난 5일 기자는 경찰과 동행해 흥업면을 돌아봤다. 낮 1시 30분, 사람들이 나른해질 시각 경찰관들은 순찰차를 타고 관할지역을 돈다. 관할지역의 대부분이 외진 지역으로, 굽이굽이 나있는 비포장길을 지나가려니 속이 울렁거렸다. 집이 드문드문 위치해 있는 길들을 지나 서곡리 백운산자락의 용수골까지 갔다. 순찰하는 동안 경찰관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집에 들려 안부를 묻기도 했다. 경찰관들은 주민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흥업지구대 김 팀장은 “누가 사는지 누가 이사 왔는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관찰 한다”며 “독거노인이나 아동범죄 대상이 있는 곳은 더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관할지역 중 명륜2동은 주택지역으로 사람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특히 이곳은 영세민들이 많이 사는 곳이자 국가에서 새터민들의 거주지로 지정한 곳이다. 다른 지역보다 사건사고가 잦기 때문에 지역 거주자들 중 알콜중독자들은 지구대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치안업무 외에 경찰관은 매달 행사에 맞춰 국민들이 요구하는 업무수행도 한다. 이날은 오는 10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사찰의 절도예방교육이 진행됐다. 경찰관은 산 속 구석구석에 위치해 있는 사찰에 방문했다. 경찰관과 스님은 마주앉아 따뜻한 안부에서부터 사찰에 대한 정보 확인이나 방범이 잘 이뤄지는지 여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건이 발생한 후에 처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예방활동도 하는 경찰관은 우리가 알던 딱딱한 이미지와는 달리 이웃주민과 같은 모습이었다.

“가끔 어린 학생들이 고양이가 죽어가요 라며 신고를 하기도 한다”고 흥업지구대 김씨는 말했다. 편의점 절도범을 잡는 일에서부터 마을노인들이 오토바이 면허증을 따도록 도와주는 일까지 지역내 경찰관들의 역할을 무궁무진하다. 이렇듯 흥업면 지구대는 지역민들에게 있어 소금과 같은 존재가 돼가고 있었다.

*순찰차의 번호를 지칭하는 말

김영주 기자 zone0990@yonsei.ac.kr
사진 정현정 기자 burni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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