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가 독자에게로, ‘소통’ 꿈꾸는 출판사 북카페

책다방, 북카페 등 서적과 카페의 결합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 하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출판사 북카페’를 알고 있는지? 출판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카페인 이곳에서는 다양한 책들,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출판사에 카페를 더하다

출판사 북카페는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서점 겸 카페다. 북카페, 책다락방, 책방 등 가게마다 붙이는 용어는 제각각이지만, 책과 음료가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파주책나라 박형섭 대표는 “서점을 통한 도서 판매가 저조하여 출판사들이 직접 독자를 찾아가는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출판사 북카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출판사가 운영하는 카페들은 책을 읽을 공간을 마련해주고 차를 파는 공통점이 있지만, 카페의 운영은 출판사마다 독자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취급하는 도서, 분류방법, 서적의 판매여부 등이 카페마다 차이를 보인다.

출판사가 독자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출판사 북카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현재 홍대 근처와 합정동, 파주와 강남 등지에 40여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이 지역들에 출판사 북카페가 모여 있는 이유는 인근에 출판사가 밀집돼 있고 젊은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 중인 출판사 북카페 중에서도 합정동에 위치한 사회과학출판사의 ‘후마니타스’가 가장 유명한데, 이곳은 무엇보다 구조가 독특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후마니타스는 카페 내부에 편집실이 위치해 있는 독특한 구조를 취하고, 편집실과 독자 사이에 있는 것은 투명유리 한 장 뿐이다. 후마니타스의 카페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민용 주간은 “편집실을 마련하면서 카페를 계획했기 때문에 두 곳을 별개의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럴 여력도 없었다”며 “한 공간에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하여 북카페를 차리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독자 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또한 북카페는 단순히 책과 책을 읽을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출판사가 독자와 호흡할 수 있게 한다. 후마니타스 북카페의 경우, 독자와의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열고 있다. 안중철 편집장은 “교정을 보는 일 말고도, 저자와 독자, 북디자이너와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한 출판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를 보여주듯 후마니타스에서는 책을 만들기 전에 독자들과 초고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강독 모임을 연다. 원하는 독자는 미리 초고를 받을 수 있고, 편집자나 영업자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출판도시로 알려진 파주에 위치한 출판사들도 독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데에 힘쓰고 있다. 파주의 출판단지에는 ‘책향기가 나는 집’, ‘행복한 마음’ 등을 비롯해 30여개의 카페에서 독자 강연, 도서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박 대표는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출판사들은 대부분 자기 건물이고, 장소도 비어 있어 책방형태로 운영하기가 다른 지역보다 유리하다”며 파주출판단지의 특징을 설명했다.

어려움 있어도, 그것은 ‘로망’

그러나 이러한 출판사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박 대표는 “임대료를 포함한 카페 유지비와 넉넉치 않은 카페 수익 때문에 소규모 출판사는 이런 북카페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카페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오래 앉아 책을 읽는 특성상 회전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정 주간도 “인근 지역에 있던 북카페 ‘잔디와 소나무’도 경영난으로 소유권이 바뀌었고, 수지가 맞지 않아 문을 닫는 곳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많은 출판사들은 북카페와 같이 독자와 소통하는 문화공간을 꿈꾼다. 정 주간은 “북카페는 모든 출판사의 로망”이라며 “출판사들은 독자와의 소통을 책에 담아낼 수 있는 북카페를 그린다”고 전했다.

책의 매력은 단순히 활자를 읽는 것뿐만이 아니다. 종이의 촉감, 잉크 냄새와 같은 여러 감각으로 접하는 것이다. 더불어 그 책을 번역한 사람들, 만든 사람들, 읽는 사람들 간의 보이지 않는 인간적인 교류가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북카페는 독자와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박미래 기자 elf_in_miwoo@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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