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의 로망이자 대학생의 특권이라는 대외활동. 단순히 이력서에 써넣을 ‘스펙’을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생겨나고 있지만, 최근 대외활동이 자기계발을 위한 발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누리(경제·09)씨는 “대외활동이 취업만을 위한 활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 안에서 내가 잘 몰랐던 분야에 대해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점점 대외활동 속에서 삶의 목표나 즐거움을 찾으려 하고 있고, 기업들 역시 이러한 욕구에 발맞춰 다양한 방식의 대외활동을 주최해 대학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외활동의 가장 큰 변화는 대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활동 주제를 선택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에서 정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활동을 해야 했던 과거의 대외활동과 크게 대조된다. 잡코리아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프론티어’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탐방하고 싶은 내용에 대한 기획서를 제출하면 기업은 활동비용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활동을 피드백해준다. 건국대 현준(항공우주정보시스템·07)씨는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새로운 날개가 될 스포츠급 2인승 항공기’라는 주제의 기획안을 가지고, 잡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미국 시애틀 보잉공장을 탐방했다. 현씨는 “직접 기획안을 작성하고 미국 전문가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학교 공부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이공계 학생들이 참여해 전공을 살릴만한 대외활동을 찾기 어려웠다”며 달라진 대외활동 방식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한 수직적이었던 기업 관계자와 대학생들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아모레 퍼시픽 맨 스튜디오’ 활동을 했던 서경대 김한솔(미용예술·07)씨는 “기업 실무진이 활동 내내 계속해서 관심을 써주고 피드백을 해줘서 활동의 질이 올라가고 진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씨의 말처럼 최근의 대외활동에서는 대학생과 해당 기업의 실무진들과의 교류가 늘어나고 있다. 실무진들은 활동 기간 동안 학생들의 발표나 아이디어에 직접적 조언을 해줄 뿐만 아니라 활동이 끝나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단순히 주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의 활동 결과를 받는 정도에서 끝났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한편 대학생들의 취미와 문화생활에만 초점을 맞춘 대외활동들도 생겨나고 있다. KT&G가 주최하는 ‘상상 프렌즈’는 밴드, 댄스, 영상, 연극 등 다양한 문화 예술 분야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직접 공연를 준비하고, 무대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기를 수 있다.  KT&G 상상UNIV 운영사무국 공정호 과장은 “취업 때문에 학점과 스펙에만 연연하는 요즘 대학생들의 모습이 안타깝다”며 “스펙을 떠나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취미 활동을 하고, 문화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며 활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대외활동이지만 한계점 역시 존재한다. 기업의 목적 자체가 대학생들의 다양한 참여를 통한 기업의 발전이다보니 지나치게 대학생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아모레 퍼시픽 맨 스튜디오 활동을 했던 김씨는 “다른 팀이 우수한 활동을 통해 상을 받게 되도 축하해주기보다는 시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경쟁 지향적인 대외활동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외활동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대외활동이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한 수단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기업은 학생들이 순수한 열정에서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대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다면 대외활동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외활동 안에서 당신은 지금까지 찾아 헤맸던 ‘미래’라는 빛나는 보석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최혜원 기자 hellofriday@yonsei.ac.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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