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혼전문잡지가 발간됐다.

 
 “이혼이요? 글쎄요,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무슨…….”
이혼 문제는 당사자와 그 가정 외의 누군가에게는 와닿지 않는 주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까이서 이혼을 경험하지 못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오아무개(불문·11)씨처럼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일면 당연하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보건복지부와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의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당시 ‘이혼율 최근 추세’는 47.4%로 나타났다. 즉,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중 절반 이상은 20년 쯤 뒤 이혼을 경험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이혼이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 2월 창간된 ‘이혼 전문 잡지’ 월간 「이혼이야기」(발행인 이종민, 프리덤하우스)는 눈길을 끈다. 이혼이야기 취재기자 한명륜씨는 “‘대한민국에서의 이혼’이라는 문제에 대한 논의의 장을 형성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혼이야기는 이혼을 사회의 골칫덩어리로 여기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 개인과 가정의 문제로 접근하며, ‘새로운 가정의 형성’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가령, ‘스물 넷 새내기 기자가 본 이혼 법정 풍경’(이혼이야기, 2월호)에서는 가정법원에서 만난 부부들의 이혼 사례와 판결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다. 여기서 기자는 낯설게만 느끼던 이혼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결혼과 이혼에 대한 혼란스러운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지난 2009년 OECD 가입국 중 이혼율 1위를 기록할 만큼 높은 이혼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지만, 정부와 기존 언론매체들은 수치를 알리기에만 급급할 뿐이다. 수치에만 매달려 있던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일지도 모를 그 갈등에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은 아닐까. 이혼은 우리 사회의 기반인 ‘가정’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다. 정진성 법률사무소 정진성 사무장은 “젊은 사람들이 이혼을 더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와 사회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혼에 대한 가치 판단은 각자에게 맡겨두더라도, 이혼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지속돼야 할 것이다.

정주원 기자 shockingyellow@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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