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사건으로 얼룩진 한 해

우리대학교는 지난해 여러 폭행사건으로 들썩였다. 시작은 10학번 수시 합격자 클럽 정기모임(아래 정모)에서 발생했다. 우리대학교 공과대 학생이 합격자 정모에서 여자 신입생 20여명을 성추행한 사건이었다. 이는 우리대학교 커뮤니티 ‘세연넷’에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게 됐고 총학생회(아래 총학) 및 총여학생회는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를 꾸렸다. 이후 해당 학생은 자신의 잘못을 모두 시인했으며 해당 클럽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퇴학 처리됐다.

지난해 5월 우리대학교 공과대학 건물에서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만취 상태의 남성이 아침 7시 반 경에 여자화장실로 들어왔고, 당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던 미화 노동자를 폭행했다. 현재까지도 가해자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 사건은 기소 중지돼 검찰청으로 송치된 상태다. 당시 사건의 비대위 구성원이었던 48대 총학생회장 정준영(사회·06)씨는 “피해자에 대한 보상 문제는 학교 측과 논의해서 처리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11월에는 무악1학사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학사 로비에서 체육대 학생이 다른 학생을 폭행했고 경찰까지 출동했다. 이후 두 학생은 합의를 보고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48대 총학생회 선거 기간에는 한 선본 후보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해당 후보가 쉬는 시간을 이용해 강의실 유세를 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야기한다는 대자보로 공론화됐다. 해당 후보는 이에 대해 전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에는 일명 ‘연세대 쓰레기남’ 사건이 발생했다. 중앙도서관 승강기에서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한 학생이 쓰레기를 운반하던 미화 노동자와 부딪혔다. 화가 난 학생이 쓰레기봉투를 발로 툭툭 쳐 봉투가 찢어졌고 미화 노동자가 내용물을 다시 정리해야 했다. 아직까지 가해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총학 대외협력국장 이연상(사회·07)씨는 “미화 노동자분께서 가해자 처벌 및 사건의 확대를 원치 않으신다”며 “이 일을 계기로 학생들이 미화 근로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학생증

디자인과 기능 문제로 인해 논란을 일으킨 새 학생증 시안.

 


지난 2010년은 학생증 디자인과 기능 문제로 뜨거웠던 한해였다.

학생증 논란은 7월 초 실시한 학생증 디자인관련 설문조사에서 불거졌다. 당시 제시된 6개의 학생증 디자인 안에 대해 학생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독수리나 연세 마크가 배제되면서 ‘연세’에 대한 상징성이 부족한 학생증 디자인 안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지난 47대 총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학생증을 만들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학생증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결국 이행되지 않았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증 디자인을 전면 교체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존재한다”며 “설문조사에서 최대 득표한 안을 학생증 디자인으로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종합 서비스센터 김건래 과장은  「연세춘추」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2011학년도부터 학생증 디자인이 바뀔 것”이라며 “새로운 학생증 디자인은 아직 결정이 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총학생회와 디자인센터 그리고 종합서비스센터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학생증 디자인 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초 학교 측에서 실시했던 설문조사 최대 득표안이 새로운 학생증 디자인으로 채택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증 기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2010학년도에 발급된 학생증의 RFID에 초기 불량이 발생하면서 일부 학생들이 전자 출결과 중앙도서관 출입에 불편함을 겪었다. 또한 초기 불량에 대한 재발급 비용을 학생들에게 전가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학교 측에서는 이와 관련한 문제를 인지하고 2011학년도부터 학생증을 발급 받을 때 △발급 절차 간소화 △재발급 비용 동결 △학생증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경우 무상 교환 등을 실시한다.


전면적인 강의정보 설문 개편과 공개

지난 2010년 8월에 공개된 강의평가. 항목을 바꾸어 공개될 예정이다.

 


2010학년도 2학기 수강신청을 앞둔 지난 8월, 학사포탈에는 1학기 강의평가 결과가 시범적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총 평가 항목 중 일부만 막대그래프 형식으로 제공돼 강의를 선택하기 위한 정보로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2학기에는 강의평가 기간과 설문 문항이 변경됐다. 명칭도 강의평가에서 ‘강의정보 공유를 위한 설문(아래 강의정보 설문)’으로 바뀌었다.

강의정보 설문은 성적조회기간에 이뤄졌던 것에서 해당기간 이전에 설문을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성적 확인을 하기 위해 불성실하게 설문에 임하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홍보가 부족해 설문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아 설문 기간을 연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설문 문항은 △만족도 △피드백 △도전 △학생의 몰입과 노력 △변화와 성장 △비차별 원칙 등 학생 중심적 문항으로 개편됐다. 또한 각 항목에 주관식 의견을 적을 수 있는 항목도 마련했다.

변경된 강의정보 설문 문항은 지난학기에 이어 학사포탈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학사지원팀 김영숙 팀장은 “설문이 완료되는 대로 2주간의 정리를 통해 1월 중순 이후에 객관식 문항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관식 문항 공개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김 팀장은 “주관식 문항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며 “현재는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2010 연고전서 필승! 전승! 압승!

연고전 농구경기서 승리한 후 환희의 찬 우리팀의 모습과 무릎을 꿇은 고려대팀의 모습.

 


‘2010 정기 연고전(아래 연고전)’에서 우리대학교는 종합전적 3승1무1패로 고려대를 격파했다.

첫날 열린 야구 경기에서 우리팀은 4회말 고려대팀에게 3점을 내주면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7회초 우리팀은 3점을 얻으면서 맹추격을 했다. 이어진 7회말에서는 고려대팀에 1점을 내줬지만 9회초 우리팀 전준수 선수(중견수·7)가 다시 1점을 만회하면서 최종스코어 4대4로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어 농구 경기에서는 권용웅(PG·6)의 활약으로 고려대팀을 74대67로 눌러 2년 연속 승리를 거뒀다. 특히 경기 후반에 우리팀은 수비와 리바운드를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승세를 굳혔다. 경기 마지막에 전광판 시계의 이상으로 잠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우리팀은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이스하키 경기는 그간 고려대 측이 제기했던 심판 판정 문제로 고려대팀이 선정한 경기장과 심판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우리팀은 8대1이라는 정기 연고전 사상 최대 점수 차로 고려대팀을 압도해 13년 무패행진을 이어나갔다.

다음날 열린 럭비 경기에서는 이의규 선수(Full Back·15)의 활약으로 우리팀은 38대20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이 선수는 포지션을 바꿨음에도 자신의 실력을 150% 발휘하면서 트라이를 성공시켜 나갔다. 우리팀은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계속된 트라이와 킥성공으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어 열린 축구 경기에서 우리팀은 고려대팀의 날카로운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2대 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에서도 우리팀은 시종일관 고려대팀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 고려대팀의 박지승 선수(FW·13)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3대0의 씁쓸한 패배를 맛봐야 했다.


먹통된 네스팟, 속타는 연세인


지난 2010년 불안정한 학내 무선인터넷 환경으로 많은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네스팟 수신이 불량한 이유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이용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들은 우리대학교 커뮤니티 ‘세연넷’과 학술정보원 정보통신운영팀 에 항의하는 등 안정된 학내 무선인터넷 환경을 구축해 줄 것을 요구했다. 48대 총학생회에서도 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파악하고, AP 교체를 통한 안정된 무선인터넷 환경구축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10월 초, 「연세춘추」와의 인터뷰에서 학술정보원 정보통신운영팀은 “KT 측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AP 교체나 증설 등을 통해 네스팟 문제를 해결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학내 무선인터넷 이용은 어려운 형편이다. 중앙도서관(아래 중도)에서 인터넷 강의(아래 인강)를 듣는 최도운(응통·09)씨는 “네스팟 연결이 자주 끊어져 네스팟으로 인강을 듣는 것이 힘들다”며 “랜 선이 없는 이상 원활한 인터넷 사용은 불가능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술정보원 정보통신운영팀의 한 직원은 “AP 교체와 증설을 위해 KT측과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으며 2011년 1월 중순 경에 AP 교체와 관련된 중요 사안들이 결정 날 것”이라며 “앞으로는 보다 안정된 학내 무선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도 리모델링이 끝나는 대로 중도에서의 인터넷 환경은 한결 개선될 전망이다. 리모델링 담당자는 “현재 중도 노트북 열람실에서 유선랜이 사용 가능한 좌석은 60여석 정도였다”며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632석의 노트북 열람실 전 좌석에서 유·무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해외 펀드 손실 논란


지난 2010년 10월 7일 「중앙일보」는 우리대학교가 ‘교비 예산을 해외 펀드에 투자해 환헤지 손실이 났으며, 이를 메우기 위해 교비 10억여 원을 썼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명백한 오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기사를 통해 ‘2008 회계연도에 안정된 예금·채권 형태로 운영해야 하는 자금을 해외 펀드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대학교 재무·회계팀은 「연세춘추」와의 인터뷰에서 “기사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2006 회계연도의 특별 회계 기금”이라며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7조에 언급된 ‘수입된 세입금’이라는 조항은 적립금과 교비를 구분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해석해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일보」보도는 운용과정과 수익률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당시 보도에서 전 총학생회장 정다혜(사학·06)씨 역시 “위험성 있는 곳에 투자하면서 비밀보장을 이유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총무처 정정래 재무부처장은 “도덕적 해이와 같은 위험성 때문에 손해가능성이 있어 실무진과 전문위원, 외부 자문위원을 제외하고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09년 12월 17일에 전 총학생회 집행위원장 김영민(물리·05)씨와 참여연대가 제기했던 정보 공개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등록금 인상근거와 적립금을 운용한 금융상품 종류와 수익률 등을 공개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정준영(사회·06)씨는 “교육비와 등록금 산정 근거는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흐름”이라면서도 “자칫 형식적인 근거가 덫이 돼 등록금 인상 근거가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학교 측의 성실한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대학평가에서 약진한 우리대학교


지난 2010년에는 △QS 세계대학평가 △상하이자오퉁대가 발표한 세계 500대 대학평가 △「중앙일보」대학평가 등이 차례로 발표됐다.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교는 전년도 대비 9계단 상승한 142위를 차지했다. 상하이자오퉁대가 발표한 세계 500대 대학평가에서도 우리대학교는 지난해 234위에서 24계단 상승한 210위를 기록했다. 또한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세계 99위를 기록해 국내 IT발전의 주역으로 나섰다.

한편 지난해부터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원주캠과 신촌캠이 분리돼 실시됐다. 신촌캠은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위를 차지했던 고려대는 5위를 기록해 1년 만에 우리대학교와 순위를 뒤바꿨다.

분리 평가된 첫해 원주캠은 「중앙일보」대학평가에는 41위, 「경향신문」에서는 59위에 그쳤다. 그러나 평가항목 및 조사 방식에서 △평가항목 신뢰도 △공정성 △추상적인 점수화 등 많은 의문점이 제기됐다. 기획처장 이해종 교수(보과대·병원경영학)는 “지표에 문제가 있었으나 앞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주캠은 오는 2013년부터 대학평가·인증제에서도 지속적으로 독립돼 평가받는다.

우리대학교는 대학평가에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뤄냈지만 일부 교수들은 현 대학평가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대학평가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평의회 의장 박진배 교수(전기전자·제어공학)가 회장으로 있는 ‘서울 8개 대학 교수협의체 연합회’는 성명서에서 “언론기관의 대학평가가 대학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이가영 이민주 이해인 임현채 주혜민 홍수정 기자
자료사진 연세춘추,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
사진 이다은 기자
winn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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