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에 대한 오해들을 풀어보다

 

수업목표 및 개요

“연극의 이해 A+이라니, 너 변태구나!” 라는 이야기가 통하는 곳, 바로 연세대학교다. 우리대학교에서 총장 다음으로 유명한 교직원 중 하나일 마광수 교수(문과대·국문학)는 우리대학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인물이자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마 교수가 ‘변태’라고 외부에서 인식돼 있는 것에 반해 그의 소설을 읽어 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현실이 이 현상의 원인이다.

지난 1992년 마 교수는 외설적인 소설을 썼다는 이유 때문에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동시에 우리대학교에서 직위해제 되고 8개월 동안 복역한 후, 항소와 상고한 끝에 1995년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돼 우리대학교 교수직에서 해직되고 만다. 1998년 복직했으나 2000년 국문과 교수단에 의해 재임명에서 탈락됐다가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다시 복직된 바 있다.

 

 

1주차 : 오해 그리고 진실

 

이런 마 교수의 문학에 대한 일반적 오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그의 문학은 ‘포르노’라는 점이다. 마 교수가 구속된 후 이문열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문학에 대해 ‘법으로 작가를 처벌하고 유통을 막아야 할 불량상품이다’, ‘교수 직함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야한 농담을 한 출연자에게 ‘마광수 같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그의 이름은 우리 사회에서 이미 관용적인 표현이 돼버렸다. 그런 비난에 대해 그는 “적어도 내 문학은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쓴 『즐거운 사라』는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이는 그의 작품이 깊은 성찰을 통해 성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 있기에 문학성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학의 기능에 대한 논의는 크게 계몽적 기능과 쾌락적 기능으로 나뉠 수 있는데, 마 교수가 생각하는 문학의 기능은 쾌락적 기능이다. 애초에 문학은 예술의 하나이며,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등장한 것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 등장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성 문제를 솔직하게 풀어놓고 그를 통해 독자들이 카타르시스, 즉 쌓인 욕망을 대리배설하는 행위로써 즐거움을 얻기를 바란다는 것이 그의 취지다.

또 하나의 오해는 그의 문학이 경험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 점에 대해 질문한다”며 “추리소설 작가가 살인을 해 보고 소설을 쓰며, 판타지 소설 작가가 직접 경험을 통해 쓰느냐”고 반문했다. 마 교수 역시 “내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10cm의 손톱을 가진 여자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경험을 옮기는 자서전을 쓰는 것이 아닌, 창작을 통해 소설을 쓴다고 말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 형태가 어떻든 성생활을 하고, 그런 성적 취향에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의 문학 속 성의 표현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성적 취향일 뿐이라고 답했다.

 

2주차 : 마광수 문학의 의의

 

“내 문학의 메시지는 ‘성’을 솔직하게 들여다보자는 것이다”고 마 교수는 말한다. 그는 ‘성’을 싫어하고, 성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정작 그 본질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마광수 살리기』를 공저한 강준만, 『박노자의 민감일기』에서 마광수 옹호론을 펼친 박노자 등 많은 지식인들 역시 ‘성욕의 개인적인 행태를 자유롭게 이야기한 것이 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광수는 이 사회의 성의식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평했다.

포르노 등 성적 소재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성에 대한 집착이나 관심이 증가해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성 표현이 우리나라보다 자유로운 일본의 인구 대비 성범죄율은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는 이에 대해 ‘고인 물이 썩는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오히려 성을 억압할수록 문제가 더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그 막힌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종강 : 조금만 솔직해지자

 

그의 문학에 대한 수많은 오해들, 그리고 사나운 시각들. 그는 ‘읽을 때는 재미있게 읽고 뒤돌아서서 욕하는’ 그의 독자들에 대해 조금은 솔직해질 것을 부탁했다. 마 교수는 “인간의 삶을 그리는 것이 문학인데, 삶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이라는 화제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연애를 하고, 클럽 문화와 여러 유흥 문화들이 수없이 많은 요즘 같은 시대에 ‘제2의 마광수’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그는 한탄했다. “작가들에게 문학은 신성해야 하며, 민중에게 한 수 가르쳐야 한다는 태도가 있다”며 “그런 태도를 버리고, 성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이 어떨까”라고 그는 말한다. ‘변태’라는 오명과는 달리 일반적인 성생활을 해 왔다는 마 교수, 그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마광수’라는 이름이 더 이상 변태가 아닌 ‘이 사회의 이중성을 깨는 선구자’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를 기원해본다.

 

김유진 기자  lcholic@yonsei.ac.kr
사진 김민경 기자 penny9109@yonsei.ac.kr
자료사진 마광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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