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로 사랑을 실천하세요~!”

신촌의 거리를 지나다보면 한 번쯤은 헌혈 아주머니에게 붙들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고 상품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이끌려, 한 번쯤 ‘해볼까?’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다면 우리대학교 주변의 헌혈의 집 세 곳을 주목해보자. 모두 비슷해 보이는 헌혈의 집이지만 각각 그 개성을 지니고 있다.

신촌연대앞 헌혈의 집은 명물거리에서 이대방향으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다. 헌혈의 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계단이 아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세요”라는 권고문구다. 헌혈의 집이 건물 8층에 있기 때문에, 헌혈 후 계단으로 내려갈 경우 어지러울 수 있어 엘리베이터 이용을 권장하는 것이다. 또한 신촌연대앞 헌혈의 집은 신원확인 절차가 다른 곳에 비해 까다로운 편이다. 이곳에서는 신분증이 없으면 헌혈을 할 수 없다. 헌혈자의 건강을 체크하는 문진과정도 철저하다. 이종윤(20)씨는 “신촌연대앞 헌혈의 집을 찾았다가 꼼꼼한 문진과정 때문에 헌혈을 못하고 돌아간 적도 있다”고 했다. 문진 담당 간호사는 “안전하고 검증된 피를 받기 위해서”라며 “수혈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헌혈을 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대역 4번 출구에 위치한 이대 헌혈의 집은 지난 6월에 문을 열였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장 시설이 좋고 넓으며, 주차공간도 있다. 여대 앞에 있어 여자 헌혈자가 남자보다 많은 특징을 감안해 이곳의 실내장식은 분홍색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대 헌혈의 집을 찾은 김도영(20)씨는 “세련된 디자인, 직원들의 친절한 문진, 좋은 시설 때문에 이곳에 온다”고 말했다. 대기시간에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기실에는 체지방 측정기도 마련돼 있다. 이는 여학생들의 관심사를 고려해 구비한 것으로, 실제로 헌혈을 할 사람들이 대기 시간에 체지방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이곳은 신촌연대앞 헌혈의 집에 비해 신분확인 절차가 간단하다. 이대 헌혈의 집 최돈 주임은 “이곳은 신분증이 없어도 1년 이내의 헌혈 기록이 있다면 헌혈이 가능해 좀 더 쉽게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입구역 5번 출구에 있는 홍대 헌혈의 집은 헌혈자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대한적십자사의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헌혈자 수가 이대 헌혈의 집보다 2배 가량 많을 정도다. 홍대 헌혈의 집 안내 담당자는 “젊은이들이 홍익대 인근을 많이 찾기 때문에 헌혈자 수가 많은 것 같다”며 “젊은이들 사이에 자발적인 헌혈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헌혈을 하면 봉사활동 4시간을 인정받기 때문에 홍익대 학생들이 이를 위해 헌혈의 집을 찾고 있다. 홍대 헌혈의 집의 한 간호사는 “봉사활동 마감일과 가까운 11월 말에는 헌혈자들이 문진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라고 말했다.

헌혈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간식과 상품은 세 곳이 거의 동일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간식은 과자와 음료수가 있었고 상품으로는 영화표, 휴대용 세면도구세트, 롯데리아 햄버거 교환권 등이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상품이 있지만 가장 많이 받아가는 상품은 영화표였다. 이곳을 찾은 김나윤(18)양 또한 “이웃을 돕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인데 영화표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우리나라의 헌혈 시설은 이미 선진화 됐다고 밝혔다. 위험할 것 같다는 예전의 인식과 달리 세 곳의 헌혈의 집은 모두 쾌적하고 안전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혈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 비해 수혈을 원하는 사람은 많아 혈액량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30분이 채 안 걸리는 한 번의 헌혈로 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자선냄비에 돈을 넣어 불우 이웃을 돕는 것도 좋지만, 이번 겨울에는 헌혈로 세 사람을 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박미래 기자 elf_in_miwoo@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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