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커피전문점에 관한 모든 것

"Grazie." 이탈리아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이지만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커피’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라찌에’는 학교 안에서만큼은 스타벅스, 커피빈 등 유명 커피전문점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 친숙도에 비해 학생들은 그라찌에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그라찌에, 그것이 알고싶다

그라찌에에 관해 학생들이 자주 갖는 의문은 ‘우리대학교 밖에서도 그라찌에를 볼 수 있는가’다. 실제로 그라찌에는 홍익대학교, 서강대학교 등 다른 학교들에도 입점해있고 단독매장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교 내의 그라찌에는 외부 매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 임철순 대리는 “그라찌에는 우리에게 물품과 재료만 공급해주고 운영하는 일은 생협 측에서 모두 관장한다”며 “학생들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학교 측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다보니 스타벅스같은 유명 커피전문점보다 당시 신생업체였던 그라찌에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협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외부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및 음료가 3천~5천원대에 판매되는 반면, 그라찌에에서는 대부분 1천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임 대리는 “그라찌에는 학교 측에서 공간을 제공해 임대료가 들지 않고 이익을 위해 운영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커피 값이 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두의 질이 낮아서 값이 싼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에 임 대리는  “종종 원두 납품 관련해서 여러 업체들과 상담도 하고 커피 샘플을 비교해보는데, 원두의 질은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점마다 달라요

학생들도 그 맛과 저렴한 가격에는 만족하지만 불만도 있었다. 하루에 커피를 세 잔 정도 마신다는 박소현(의류환경·09)씨는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시는데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이 괜찮다”면서도 “교내 지점마다 맛이 좀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맛뿐 아니라 양이나 서비스 속도가 지점별로 다르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박씨 뿐만이 아니다. 교내에 그라찌에가 있는 곳은 세 곳으로 글로벌라운지, 청경관, 삼성관이다. 이 세 곳의 그라찌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그라찌에 직원들로, 본사에서 교육을 받고 파견된다. 이 중에서 가장 붐비는 지점은 글로벌라운지점으로 학생들의 불만도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다. 한슬기(문헌정보·08)씨는 “글로벌라운지의 그라찌에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속도가 느려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임 대리는 “글로벌라운지점이 사람이 가장 많은데 비해 공간과 인력이 부족해 생협 측에서도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에는 그라찌에가 없다

교내 커피전문점이 그라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술정보관 7층과 중앙도서관 지하 솟을샘, 상경대학, 공과대학에 위치한 ‘카페 리앙’도 그라찌에만큼 학생들의 이용도가 높다. 카페 리앙 또한 생협 산하에 있는 커피전문점이지만 생협이 직접 운영하는 그라찌에와 달리 위탁업체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라찌에는 커피를 비롯한 음료수 위주로 판매하지만 카페 리앙은 베이글, 와플 등의 사이드메뉴와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임 대리는 “그라찌에가 처음 들어올 때와는 달리 요즘 카페 트렌드가 바뀌어 커피전문점에서 음료 종류만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카페 리앙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신이 몰랐던 커피전문점

그 밖에 생협 산하에 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커피전문점도 있다. 공학원 지하에 있는 ‘맥스웰 카페’는 공학원 측의 공고를 보고 입점한 개인 업체로 음료와 간단한 샌드위치 등을 판매한다. 외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유명 커피전문점도 있다. 국제학사에 입점한 ‘카리부 커피’는 외부 매장과 비슷한 메뉴를 제공한다. 얼핏 보면 외부매장과 다를 것이 없지만 음료 종류의 가격이 40%정도 저렴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한 평생교육원이 있는 동문 근처의 미우관에는 ‘테이스트’가 있다. 이 카페는 우리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주 목적은 평생교육원의 홍보다. 평생교육원의 교육과정 중 커피마스터 과정에서 쓰이는 재료와 물품들로 카페를 운영하는데, 그 결과물이나 교육과정 등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에게 홍보하는 장이 되고 있다.

커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학교 안에서도 커피는 학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루쯤은 항상 가던 ‘그 카페’에서 벗어나 학교 곳곳에 숨어있는 커피전문점을 찾아 한적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이재은 기자  jenjenna@yonsei.ac.kr
사진 김민경 기자 penny910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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