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인이라면 이번 대동제 때 한 번쯤은 달팽이 옷을 입은 총학생회(아래 총학) 학생들을 봤을 것이다. 이같은 ‘달팽이 퍼포먼스’로 학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총학의 임기의 약 절반이 지나갔다.  「연세춘추」는 학생들의 총학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함과 동시에 공약 중간 평가를 시행했다.

지난 1학기 동안 총학은 주거권, 교육권 등의 문제 제기를 하는 동시에,  △멤버십 카드 발행 △오픈마켓 △중도 앞 간식 행사 등의 가시적인 복지 사업들도 진행했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기엔 무리였다.  재학생 1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42명의 학생들이 ‘잘 하고 있다고는 보지만 구체적으로는 모르겠다’라고 , 43명의 학생들은 ‘아는 바가 거의 없다’고 답했다.

선거 당시 <you>선본이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단순히 복지 공약을 나열하지 않고 주거권 요구,  학생 참여 보장 등의 공약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학생들의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 점검 결과 많은 사안들이 계획 단계에서 수정되거나 현황을 파악하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총학은 공약에서 ‘참여’ 분야로 분류했던 △학생참여예산제 △법제화된 대학평의원회 개회 요구안을 당초 등록금책정위원회(아래 등책위)에서 학교 측에 전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요구안은 학교 실무자들과의 대화에서 논의 조차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등책위는 학교 측이 총학에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을 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취업’ 분야로 묶여진 △청년고용할당제 △대졸초임삭감 철회 행정소송 또한 법적인 검토가 면밀하게 이뤄지지 않아 현재 논의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교육환경 개선’ 관련 공약들도 완벽하게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 인다. ‘단과대 도서관 좌석발급기’ 공약은 학술정보원이 여분의 좌석발급기 기계를 제공해 주고, 좌석을 배정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업체에게 용역을 부탁하면 완료할 수 있는 단계였다. 하지만 예산 문제 상 이 역시 중단됐다.

‘학생회관 리모델링’은 여름 방학부터는 공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총학들도 꾸준히 요구했었지만 이행되지 않았던 터라, 공사가 언제 시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총학은 우선적으로 푸른샘 보수와 승강기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총학의 요청으로 중단됐던 ‘교보문고의 슬기샘 진입 문제’는 지난 5월 둘째주에 총학 내에 꾸려진 TF팀이 학생복지위원회와 함께 향후 생활협동조합과의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존 슬기샘을 유지·개선할 지, 슬기샘 대신 교보문고가 입점할 지를 결정하게 된다.

‘20대 주거’라는 문제를 양성화시키거나 등록금 문제를 환기시킨 것은 총학이 얻은 큰 수확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 없이 계속해서 논의만 무성해진다면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총학 집행위원장 김영민(물리05)씨는 “공약들 하나하나 이행하는 것이 우선일 지,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사업들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지 총학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라며 “여름방학 때 지난 1학기를 평가하고, 2학기 발전 방향을 수립해 나가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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