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몽골과의 국교를 수립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몽골과 한국은 2010년과 오는 2011년을 각각 ‘한국의 해’와 ‘몽골의 해’로 선정하고 양국 간에 문화와 학술 분야 등 다방면에서의 교류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대학교는 한국과 몽골의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12일 몽골 울란바타르 문화진흥원(아래 문화진흥원)과 더불어 ‘제1회 한국·몽골 교류 학술세미나(아래 세미나)’를 개최했다.

문화진흥원 이사장 주인기 교수(경영대·회계학)는 본 행사에 앞선 인사말에서 “본 세미나는 지난 20년 동안 재한 몽골인들의 삶과 역사를 체계적으로 조명해 한·몽 문화교류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몽골 유학생과 한국 학생들이 함께 학술대회를 준비함으로써 향후 한·몽 연구사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는 △한국·몽골의 수교 20주년 △재한 몽골인 유학생·근로자 자녀의 교육 실태 △13세기 한·몽 관계 △현대 한국사회 속의 나담(Naadam)축제와 발전방안 등의 주제발표와 주제별 토론으로 진행됐다.

특히 ‘재한 몽골인의 교육 실태’ 발표에서 재한몽골학교에 대해 참석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지난 1999년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에 의해 설립된 재한몽골학교는 2005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외국인학교로 공식적으로 인가 받아 재한 몽골인 자녀에게 몽골학제에 따른 초·중등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명의 몽골인 전담 교사와 20여 명의 한국인 교사들로 구성된 교사진은 한국어와 몽골어를 비롯해 영어와 수학, 몽골의 역사·윤리 등 양 국의 교육과정상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교과목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학교 측은 어린 나이에 한국으로 이주한 아동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아동들이 몽골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육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발제자 토야(교육행정·박사과정)씨는 “몽골인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해 가기 위해 자신이 몽골인임을 숨기려하거나 모국어와 몽골 문화를 가까이하지 않는 현상은 비단 학생과 가정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며 “근로자 자녀들의 한국문화 적응을 지원하고 동시에 자국문화인 몽골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민족정체감을 지니도록 지원하는 다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서 발제된 내용은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다문화담당 부서와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등 관련 단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한 세미나 관계자는 “세미나를 통해 한국에서 거주하는 몽골 이주민의 삶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엽 기자
adios@yonsei.ac.kr

사진 정석현 기자
remiju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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