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현 선수와의 일문 일답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전 국민을 열광케 했던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그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지난 3월 13일, 2010 벤쿠버 장애인 동계올림픽(아래 동계패럴림픽)이 막을 올렸다. 국민들은 무관심했지만 우리나라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휠체어컬링은 흔히 ‘얼음위의 체스’라고 불리며 볼링, 당구와 같은 스포츠성과 바둑, 장기와 같은 정신수양의 특성이 잘 조화돼 있다. 특히 체력보다도 작전의 구상과 상대방과의 심리전 등 정신적인 요소가 강한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인 ‘원주연세드림팀’은 지난 2003년에 창단됐으며 김학성, 조양현, 김명진, 강미숙, 박길우 선수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모두 척수1급의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대중의 무관심속에서도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다음은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조양현 선수와의 일문 일답.

-이번 동계패럴림픽에서 함께 은메달을 딴 팀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

우리팀은 각자 다른 종목의 운동을 하다 만났다. 운동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마음이 잘 통했다. 또 휠체어컬링이 정서적으로 예민한 경기다 보니 선수들끼리 돈독해질 수밖에 없고 7년간 함께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장애를 가진 몸으로 스포츠를 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다. 어떻게 휠체어컬링을 시작하게 됐나?

내가 처음 시작한 스포츠는 휠체어 농구다. 농구를 하면서 지금 컬링협회 회장님을 통해 컬링을 알게 됐고 세계대회에서 경쟁가능성을 봤다. 지난 2004년 처음 나간 경기에서 ‘이게 내 운동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는 휠체어컬링에 푹 빠지게 됐다.

-운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적이나 힘들었던 적은 없나?

지금 많은 후원을 받으며 운동하고 있지만 경기장이 턱없이 부족하다. 운동을 하며 느낀 것은 선수의 의지, 링크장 등 경제력, 유능한 코치의 삼위일체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팀은 선수들의 의욕이나 코치의 능력은 충분하지만 경제적인 면이 많이 부족하다. 개인적인 어려움보다 그것이 많이 힘들었다.

-이번 동계패럴림픽에서의 은메달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한국 대표’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돼 행복했다. 또한 장애를 가져 힘들고 어렵게 지내왔지만 그것을 깨고 ‘나’라는 존재를 보여줬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김혜진 기자 2every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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