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연애, 감독의 결혼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커플매니저 이명길씨는 ‘연애강사’라는 직업을 처음 만든 사람이다. “노는 거 좋아하고 여자 만나는 거 제일 잘하는” 백댄서 지망생이던 이씨는 자신의 장기를 살릴 진로를 고민하다 ‘듀오’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연애의 이론과 실제에 모두 능하기 위해 경험 쌓으며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 연애심리, 방법에 대한 몇 권의 책도 냈다. 곧 연애에 대한 강연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최초의 연애강사가 됐다. 결혼 2년차를 맞는 이씨는 자신을 “이젠 선수생활 청산하고 감독으로 뛰고 있다”고 소개한다.

Q. 결혼과 연애의 차이는?
A. 연애는 쇼핑이다. 새로운 데 돌아다니고 맛있는 거 먹고. 그러나 늘 이렇게 쇼핑만 할 순 없다. 결혼은 예산에 맞게 무언가를 구매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좋다고 마구 지를 수 없다.
Q. 결혼하고 달라진 게 있나?
A. 결혼을 하고 나니 인생을 공격적으로 살 수만은 없더라. 결혼 전엔 내 모든 걸 다 걸고 도전해볼 수 있었지만 이젠 가장으로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때로 이러한 소극적 대응들이 때로는 안주나 나태처럼 느껴져 불안해지기도 한다.
Q. 결혼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A.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공통된 가치관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일이다 보니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부분도 문제가 된다. 
Q. 결혼이 인생의 무덤이라는 말에 동의하나?
A. 부모님이 권하고, 세상 사람들이 다 하고 사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소크라테스가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한다고 했다. 어떻게 해도 후회한다면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를테면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누가 임신했다고 할 때 축하한다고 말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는데 막상 내 아이가 생기니 너무 예쁘다. 행복하다.


정지민 anyri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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