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교무처장 구두로 '1학기에는 보류'발표, "학생들 의견 수렴할 것"

4천단위 절대평가 폐지’가 2010년 2학기까지 보류된다. 그러나 아직 총장 승인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학교 측은 공문을 통해 총학생회(아래 총학)에 ‘4천 단위 교과목 절대평가 폐지와 교직과정, 실험실습 등의 교과목에 대한 A학점 비율 50% 제한 규정을 2010년 1학기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총학이 학교 측의 결정에 문제제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 2월10일 ‘절대평가 교과목 폐지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교무처에 항의방문 한 시점부터였다. 그러나 이후 16일 학교 측으로부터 ‘결정을 번복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 들었다.

이에 총학과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는 입학식에서 과·반 학생회장들과 함께 ‘학생 참여 없는 학사제도 변경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개강 후에는 채플, 개강총회에서 교육신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부총학생회장 권지웅(기계·07)씨는 “약 5천부 발행된 교육신문은 학생 참여 없는 절대평가 폐지, 배치고사화 된 영어인증제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약 2주간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후, 총학은 지난 2일 학교 측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일주일 후인 8일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송부했다. 이와 동시에 9일 교무처에 2차 항의방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의 방문 바로 전날인 8일, 학교 측이 ‘이 사안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함에 따라 항의방문은 취소됐다. 교무처장 문성빈 교수(문과대·정보공학)가 구두로 “4천단위 교과목에 대한 절대평가 폐지를 보류하자는 총학생회의 요청에 따라 향후 총학의 의견을 수렴해 2학기까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는 공문이 총학에 전달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 사안은 김한중 총장의 품위가 완료되지 않아, 교과과정에 반영되지는 않은 상태다. 학사지원팀 김영숙 팀장은 “보류하기로 구두로 발표됐고 아직 반영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학생처 측 관계자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도 중요하지만, 제도 변경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의견을 번복하는 것에 대해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수강신청이 끝난 뒤에 절대평가로 되돌리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부총학생회장 권씨는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에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교육신문 배포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어떤 의도가 있어서 수강신청이 끝난 후에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총학은 2010년부터 새로 도입된 영어인증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중운위 내부 논의를 거쳐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다. 지난 11, 12일 이틀동안 학사지원팀장 등 실무 책임자들과의 모임을 거쳐 영어인증제의 폐해에 대한 학교 측의 의견을 전달받은 후, 15일(월)에 이에 대한 입장을 정하고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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