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은 끝났지만 페미니즘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은 계속돼

지난 8일 우리대학교 대강당에서 102주년 여성의 날 문화제 ‘현명하게 길을 잃는 방법’(아래 문화제)이 열렸다. 문화제는 지난 여성의 날 주간을 맞아 민주광장을 비롯해 학내 곳곳에서 진행된 여러 활동을 총회하고 촌극과 공연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개최된 문화제는 여성의 날 소개 동영상을 시작으로 △길 앞에선 그녀들 △대학을 말하다 △페미니즘이라는 또 다른 길을 찾다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프로그램들은 각각 △‘퍼플잡’으로 대표되는 여성 일자리 정책 △대학 내 페미니즘의 현실 △새로운 길 찾기를 주제로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문화제를 주최한 102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획단장 정지은(영문·08)씨는 “이번 행사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대학의 친구들이 참여해 함께 준비한 문화제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문화제는 고려대와 서울대를 포함한 타대학생들의 참석이 빛났지만,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로 관객참여 프로그램은 ‘네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뭐야?’ 코너에 불과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이채희(국문·10)씨는 “촌극과 노래사위의 공연을 포함한 여러 기획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일방적인 관람에 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이에 기획단장 정씨는 “지적됐던 문제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라며 “이와 같은 문제가 문화제 이전에 계획됐었던 교양대회의 홍보 부족과 참여율 저조로부터 기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앞으로 기획 중인 후속사업 ‘페민스쿨’을 통해 더 심도 있는 이야기가 오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페민스쿨은 여성의 날 연세대 실천단과 문과대 학생회가 주최하는 ‘페미니즘’ 세미나다. 학생들은 12일과 18일 2회에 걸쳐 진행되는 페민스쿨을 통해 페미니즘과 관련한 궁금증과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관객들의 퇴장에 맞춰 특별한 의미가 담긴 티켓이 배부돼 눈길을 끓었다. 기획단은 “문화제는 끝났지만 여성주의적인 관점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것은 이제부터라는 의미로 티켓을 배부했다”며 “한 번을 끝으로 지나치는 행사가 아니라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석엽 기자  adio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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