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운드 국제화 외치지만 실질적 지원은 부족, 한국 학생들과의 교류도 제한돼

지난 2009년 우리대학교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은 2008년보다 194명이 늘어난 478명이다. 전체 입학생이 4천37명임을 감안 할 때 입학생 중 외국인 학생 비율은 무려 11.8%에 육박한다. 또 우리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오는 교환학생들 까지 합하면 매년 우리대학교에는 1천 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새로 들어온다. 하지만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과 충분히 교류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대학교가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바운드(In-bound)국제화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이는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과 교류하지 못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외국인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 학생회장 조림(독문·08)씨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학교 직원도 한분뿐이고 외국인 학생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적어 외국인 학생들이 겪는 문제들을 대부분 학생들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인 학생회 학생회장 마츠노 코우(신방·07)씨도 “다른 대학의 경우 외국인 학생들은 수업을 들을 때 절대평가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대학교는 교수님마다 외국인 학생을 배려하는 정도가 다르다”며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의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한국인 학생들과 활발히 교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학교 측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제처 국제지원팀 손성문 직원은 “외국인 학생들의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반해 국제처 인원은 크게 늘어나지 않아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며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학교 측의 예산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손 직원은 “학부 외국인 학생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중국인임에도 오리엔테이션은 한국어와 영어밖에 지원 하지 않는 등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적응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 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의 직접적인 지원도 부족하지만,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통로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의 교류를 추구 하는 학생단체로는 국제처 산하의 ‘연세글로벌(Yonsei Global, 아래 YG)’과 리더십센터 산하의 ‘동북아시아네트워크 조직위원회(Northeast Asian Network, 아래 NEAN)’정도가 있지만 아직 충분한 교류의 창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YG는 외국인 학부생들이 아닌, 교환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과의 교류를 주로 추구한다. YG회장 권용진(정보산업·07)씨는 “매년 우리대학교에 오는 교환학생들만 500여 명이다”라며 “교환학생들의 수도 충분히 많아 교환학생이 아닌 외국인 학부생들과는 잘 교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EAN은 매년 초에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대학생들이 참석하는 동북아국제 포럼(아래 포럼)을 개최한다. 이 포럼에 우리대학교에서는 한국인 학생 20여 명과 외국인 학생 10여 명이 참석한다. 포럼이 열리지 않는 동안에는 포럼을 기획하기 위해 우리대학교 학생들 20여 명이 활동하고 있지만, 학교 측의 지원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NEAN 조직위원회 김성민(기계·04)씨는 “매년 동북아시아 지역 학생들의 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포럼을 진행하지만, 학교 측은 충분히 지원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평가 순위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 학생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만큼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의 교류가 적다는 것이다. 학교가 진정으로 국제화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과 교류 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의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수 기자 idesir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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