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국가관리포럼서 '한국 민주주의, 어디서 와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주제로 강연 열려


정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 ‘올바른 대의민주주의’를 역설해 온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최장집 교수가 지난2009년 12월 7일 학술정보원 장기원국제회의실에서 ‘한국 민주주의, 어디서 와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서 최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노동 없는 민주주의’라고 정의하며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정당’이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말하면서 “우리나라는 라틴 아메리카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큰 희생을 내지 않고 민주주의로 잘 이행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민주화 이후의 정치 구조가 ‘엘리트 인물 중심’체제로 진행됐다”면서 “사회의 주요 세력이 정당의 제도권 내로 들어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당이 아닌 행정부와 보수 언론이 의제 설정의 주도권을 가지면서, 정작 정당은 약자들을 대표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정당들이 현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최 교수는 정당체제가 올바르게 운영되지 못해 생긴 문제점으로 행정부 중심적 정부 운영, 이름뿐인 시민운동 등을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을 예로 들며 “정부가 8조 5천억 원의 거대한 예산을 국회 승인을 받기도 전에 막무가내로 집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정부 중심의 사업 진행은 세종시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이명박 정부 뿐 아니라 이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한 촛불집회를 예로 들며 한국 민주주의의 현황을 평가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09년의 촛불집회에 대해 “시민사회가 강해서라기보다는 정당의 힘이 약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행정부의 권위주의적 태도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의사를 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정치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진보가 정당을 중심으로 모여 저항 세력이 아닌 ‘통치 엘리트’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진보가 상대 진영을 무책임하게 비판하지 않는 책임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교수는 한편 보수 진영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가치를 실천하는 도덕적 헤게모니를 지니고 정당의 틀 안에서 그들의 가치를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박민석 기자 ddor-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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