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연세대학교에 자유전공제도가 운영된 지 1년이 되어 간다. 자유전공은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의 개원과 함께 학부 법학과가 폐지되면서 그 정원을 받아 신설된 것이다. 타대학에서도 앞다투어 자유전공이라는 학부를 신설했지만, 대학마다 그 성격에 많은 차이가 있다. 최근 일부 언론은 자유전공이 고시위주로 운영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인기가 떨어진다고 보도하였으나, 우리학교의 자유전공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 자유전공 1학년 학생들과 수차례 면담해보니 대다수 학생이 자유전공의 교육과정과 대학생활에 만족하고 있다.현재의 자유전공은 입학시 모집단위로 기능하고 있으며 독립된 학부를 구성하고 있지 않다. 자유전공 학생은 학부대학 소속으로 입학한 후 전공신청요건을 충족한 후 2학년부터 교육학부를 제외한 인문사회계열 모든 전공 중 희망하는 전공을 선택해 진입할 수 있다.

연세대학교 자유전공은 다양한 학문과 전공을 융합할 수 있는 개방적, 창의적인 사고력과 건전한 공동체적 윤리와 도덕, 그리고 가치관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교육목적으로 한다. 모집단위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지만 통합적이고 전공융합적인 강좌, 세미나, 특강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려고 노력하여 왔다. “규범과 비판적 판단”은 서양정치, 경제, 철학의 고전에 대한 직접적 이해를 통해 미래지도자의 역량을 양성하려는 목표하에 학생들은 고전을 직접 읽고 그룹별 토론을 하였으며, “법과 의사소통”(Legal Communication)은 영어강의로서 법률적 개념과 분석틀을 이해하고, 법적 논리와 표현을 습득하고 자신의 생각을 쓰는 방법을 가르친다. 이외에도 전공탐색을 위한 Gateway to College, Freshman Seminar, 학술적 글쓰기, 명저읽기 등의 강좌가 제공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부합하는 전공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본교에서는 관련 교과목 개설 이외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유전공 운영위원회 소속 전공교수와 학사지도교수가 면담을 통해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으며, 진로간담회도 수차례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자유창의 장학금’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는 학생들이 5명씩 팀을 이루어 참여, 발표하고 경쟁하는 새로운 형태의 장학제도이다. 인류와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동서고전을 활용하여 발표하는 공모전(12월 4일)을 거쳐서 총8팀 40명에게 상장, 부상, 장학금 등을 시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하여 창의력과 발표력, 리더십과 팀워크를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처음 신설된 자유전공이니만큼 아쉬운 점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상당수의 자유전공 학생이 경영, 경제 등 일부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다양한 전공의 융합과 통합이라는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가급적 다양한 전공과 분야에 진출할 때 융합적 지식의 습득과 사회전반에 걸친 네트워크라는 자유전공의 장점을 최대화할 수 있다. 2010학년도부터는 학과별 모집이 시행되고 교양교육체제가 전면 개편되어 자유전공의 필수과목도 축소될 예정이다. 학생은 더 많은 자유를 갖게 되지만, 학교는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식의 통섭과 융합, 세계화의 흐름은 계속될 것이며, 그러한 사회적 수요가 커질수록 자유전공의 필요성도 증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유전공 학생들은 개척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각자 선택한 전공분야의 선후배와 손잡고 인문사회학 등 넓은 분야에서 국가의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한상훈 우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자유전공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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