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아(Pe:dia)’는 'Ped'[발을 의미하는 접두어, 예: Pedicure, Pedal]와 'Media'의 합성어로, 발로 뛰며 매체를 이해한다는 의미의 매체탐방 꼭지입니다.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켜지고 사라지는 횡단보도, 몸상태를 확인해 그에 맞 운동을 가상의 공간에서 할 수 있게 하는 헬스 기구. 지금까지 우리는 이것들이 그저 공상과학영화나 만화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9년, 인천 송도신도시에서는 이런 미래도시의 모습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바로 현재 송도신도시에서는 건설되고 있는 미래도시 ‘U-city’의 축소판인 ‘Tomorrow City(아래 투모로우시티)’가 그것이다. 새로운 매체들을 통해 인간의 유비쿼터스 삶을 구현한 미래도시, 미리 2012년 송도신도시에 탄생할 미래도시의 시민이 돼 보자.   

▲ 야경이 일품인 투모로우시티의 외관.

교육에서 건강까지…삶 속 깊숙히

투모로우시티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가로 17M의 커다란 스크린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바로 3D 입체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모로우시티의 이곳, 저곳을 소개해주는 U-영상관이다. 이곳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세컨드라이프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으로 미래 주거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일단 U-영상관에 들어가면 입체 영화를 관람할 때 쓰는 조그마한 안경이 관람객들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영상이 시작되면 송도 U-City가 손에 잡힐 듯이 펼쳐지면서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 미래도시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


U-영상관을 나서면 사람들의 움직임을 통해 바닥에서 켜지고 꺼지는 인공지능 횡단보도와 가로등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곳은 미래도시관으로 이것들 외에도 지능형 광고판과 지능형 버스정류장 등 다양한 미래도시의 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인공지능 횡단보도의 모습.


지능형 광고판을 이용하면 직접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원하는 제품을 고를 수 있고 배송 요청도 가능하다. 제품의 실제 크기와 비슷한 영상이 제공되며 이를 자유롭게 회전해 볼 수도 있다. 지능형 버스정류장은 지금과 같이 노선과 도착 시간이 나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탑승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어떤 곳에서 환승해야 최소시간이 걸릴지 자동으로 예상해 준다.
이 모든 시스템이 최대한 자연에 덜 피해가 가고 자원을 절약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으로 설치된다. 미래도시의 모든 거리 조형물이나 시설들은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하고 최대한의 전력을 절약한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U-city를 지향하는 송도신도시에 이상을 잘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워밍업’에 불과하다. 세부적인 미래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5층 미래생활관에는 교육, 비즈니스, 건강관리, 갤러리와 같은 다양한 생활 분야가 자리하고 있다. 일단 U-Education 코너에서는 미래에 구현될 맞춤형 교육 현장이 마련돼 있다. 학생은 개인 태블릿 PC와 RFID*장비를 통해 수업에 참여하고 교사는 원격화면과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 등을 통해 질 높은 수업을 구현할 수 있다. U-Education 코너를 체험해 본 최수정(22)씨는 “컴퓨터 게임 ‘심즈’와 같은 느낌을 받을 만큼 굉장히 신기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 원격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U-Healthcare


그 옆에는 U-Healthcare라는 코너가 자리하고 있다. 이 코너는 앞에 서면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는 컴퓨터와 이를 바탕으로 운동을 실시하는 운동 장비로 나눠져 있다. 컴퓨터는 파악된 건강상태에 따라 이용자에게 필요한 운동량과 운동 강도를 정해주고 이를 통해 운동 장비는 자동으로 실행된다. U-Healthcare를 이용해 본 정미종(51)씨는 “이런 시스템이 2012년까지 완성될 수 있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U-city가 완성되면 세계의 명화들도 집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원화와 같은 품질과 크기의 명화들이 제공되고 터치스크린 방식을 통해 다양한 각도와 방향에서 명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투모로우시티에는 프랑스국립박물관 연합이 제공한 다양한 명화가 전시돼 있다. 이제 컴퓨터의 평면적 이미지로는 느낄 수 없었던 명화의 ‘살아있는’ 감동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 세계 명화를 집안에서 느낄 수 해주는 e-gallery

또한 U-city에서는 집안의 모든 시스템을 모니터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U-Home 시스템도 구현하고 있다. 모니터 안의 화면을 통해 집안의 모든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집안에 설치된 곳곳의 모니터에서 전기가 켜진 곳의 화면과 현관문의 상태, 온도와 습도가 표시된다. 이 모니터를 통해 집안의 상태를 확인함과 동시에 관리도 가능하다.

친환경 첨단도시를 꿈꾸며

투모로우시티 마지막 코스는 인천자유경제구역(IFEZ, Incheon Free Economic Zone)관이다. 천장에 설치된 2012년 송도의 웅장한 모습과 이곳을 다녀간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메모리얼 트리가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그 옆에는 녹색의 잔디와 어우러진 송도신도시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이곳은 자연 친화형 도시를 지향하는 송도신도시의 이상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안내를 맡은 관계자는 “미래도시의 가장 마지막을 자연으로 장식한 것은 자연과 기술, 이 두 가지의 융합이 미래도시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메모리얼 트리의 모습.

그러나 아직은 손에 잡히지 않는

▲ 미래도시, 아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이렇게 화려한 U-City이지만 아직 제대로 현실화되기에는 자본과 법적·제도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이곳을 찾은 몇몇 시민들도 이 시설이 2012년까지 완성될 수 있다는 안내자의 말에 의문을 드러냈다. 이날 투모로우시티를 찾은 김성문(52)씨는 “이런 시설이 완성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많은 자금이 들어갈 텐데, 정말로 2012년에 미래도시를 실제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도시는 현재 시행착오에 부딪혀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무엇보다 U-City 건설 후 운영비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미래도시를 좀 더 빨리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U-City 건설 후 운영비 문제를 민관 합동의 수익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수많은 공청회를 거쳐 어느정도 협의됐지만, 협의만 이뤄졌을 뿐 실질적으로 시행된 것은 없다.
U-City의 법적ㆍ제도적 보완도 더 미뤄져서는 안 된다. 정부는 아직 예산 등을 포함한 ‘u-City 종합계획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부처 간 의견 조율이 더 필요해 오는 9월 정도 돼야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당장 오는 2012년까지 우리 앞에 선보이겠다고 공표한 미래도시의 문제를 이렇게 질질 끌어서 될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기업, 정부, 학계 등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내야 비로소 U-City는 상상속의 도시에서 벗어나 우리 곁으로 올 것이다.

이종호 기자 phillies@yonsei.ac.kr
사진 구민정 기자 so_coo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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